[Z인터뷰] 제스트 젯 ① 지하 연습실에 '틀어박혀있다가' 무대에 서기까지
[Z인터뷰] 제스트 젯 ① 지하 연습실에 '틀어박혀있다가' 무대에 서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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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연예계에서 ‘성’과 관련된 것은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이성’과 연관이 되어 있는 것이라면 대중들의 시선과 촉은 더욱 날카로워지며, 이에 대한 여론도 쉽게 생성이 된다. 그룹 제스트 또한 그랬다. 지난 3월경, 제스트 일부 멤버가 20대 여성과 함께 성폭행 혐의에 휘말리며 활동 잠정 중단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에 제스트는 SHUN(슌) 신 예호까지 세 명의 멤버로 구성된 유닛 제스트 젯(ZEST-Z)을 결성, 지난 10일 신곡 ‘기회를 줘’를 발매하고 정면돌파에 나섰다. 밤낮 할 것 없이 지하 연습실에 ‘박혀서’ 연습만 하던 제스트 젯, 무대를 통해 진실과 진정성을 보여주자는 각오다. 최근 제니스뉴스와 만난 이들은 조심스럽고 진중했으며, 그러면서도 여전히 유쾌했다.

▲ <사진=(왼쪽부터) 신 예호 슌>

다음은 제스트 젯과 일문일답이다.
 

Q. 최근 신곡 ‘기회를 줘’ 발매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예호:
그 자리는 어떻게 보면 ‘제스트’라는 이름으로 갈 지, 안 갈 지 그런 선상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만들어진 거다. 그래서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슌: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고 첫 공식석상이었기에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잘 안됐었는데, 그 날 무대에 오른 뒤 여러 생각이 들었다.

Q. 그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었나?
예호:
지하 안에 들어가 노래에만 집중을 하고…
슌: 우스개 소리로 하는 줄 아는데 진짜 지하 연습실에서 노래만 했다. 매일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반복했다. 할 수 있는 게 연습 밖에 없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고 있었지만, 언젠가 한 번은 제스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무대에 설 것이고 연습은 늘 해야 하는 것이니까.
예호: 그 기간 동안 우리도 많이 아프고 슬펐지만 다시 정신차리고 연습에 몰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대중들에게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힐링 시켜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쇼케이스 때 두려웠지만 그래도 무대에 서니 행복하더라.

Q. 무대에 서기까지 두려움도 있었을텐데,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
슌:
준비를 하면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사실이든 아니든 대중들이 갖고 있는 ‘성폭행’이라는 치명적인 이미지가 팀과 엮여 있고, 그걸로 우리를 기억하고 계실 테니 우리를 그렇게 볼 것이라는 건 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사건이고, 그렇기 때문에 무대에 섰다. 두렵다고 안 할 건 아니지 않느냐.

극복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어, 쟤네 그 애들 아니야?’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그거에서 빠져 나와 ‘노래 좋더라’ ‘무대 보니 기분 좋아지더라’ 이런 이미지로 넘어갈 수 있게 노력해야 될 것이다. 그럴 거라고 믿고 있다.
 

▲ <사진=(왼쪽부터) 예호 신 슌>

Q. 좋지 않은 내용이 담긴 댓글을 보면서 상처도 받았을 것 같은데.
예호:
아직 쇼케이스에 관한 것만 보신 거니 방송을 계속 하면서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신: 예상대로 따뜻하지 않은 시선인 건 알겠더라. 사실이 아닌데, 그렇지만 어쨌든 ‘관심을 가져주시는구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슌: 그런 시선과 악플들이 어쨌든 우리 팀에서 나온 말로 하는 것이니 그것이 싫든 좋든 짊어져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Q. 사건과 연관된 멤버에 대한 감정이 궁금하다.
예호:
화는 순간적으로 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뎌지지 않느냐. 그런 것도 있고, 우리가 같이 지낸 기간이 오래됐는데 같이 살았을 때 그 친구의 모습을 다 안다. 어떤 성격인지. 안 좋은 일로 엮여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형으로서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슌: 사실이든 아니든 어쨌든 엮여서 말이 나오는 것은 화가 난다. 제스트가 사람들한테 알려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안 좋은 이미지로 실시간 검색어에 뜨고. 처음엔 힘이 빠졌다. ‘이런 걸 원했던 게 아닌데’ 하는 마음에 화가 났다가도, ‘우리도 힘든데 당사자는 어떨까’ 싶고.

그 친구들은 힘들지만 또 그렇다고 말을 못하는 그런 상황에 있는 걸 우리는 알지 않느냐. 가수를 하고 싶었던 친구들이 두려워서 무대에 못 설만큼 힘들어하는 걸 보면 같은 멤버로서도 그렇고 형 마음으로도 그렇고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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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