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한복 디자이너 이혜미 ② "과거가 있기에 현재와 미래도 있죠"
[Z인터뷰] 한복 디자이너 이혜미 ② "과거가 있기에 현재와 미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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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여혜란 기자]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은 한복에도 해당되는 말인 것 같다. 신(新)한복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고, 최근 다녀온 한복 특별전에서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개성 있는 디자인이 현대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꼭 '추석을 맞아'라고 하고 싶진 않다. 20년 경력의 이혜미 한복 디자이너와 나눴던 한복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로웠을 테니까.

 

신한복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앞으로 한복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두 가지가 있어요. 전통을 잘 살린 한복의 유지와 발전, 그리고 일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생활복인 신한복. 과거가 없으면 현재도 없고 미래도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 우리 한복이 특정한 날에 입는 특수복이 되어 일반인들에게 멀어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요. 한복이 일상에서 입혀지는 그날까지 한복인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복을 평소에도 입고 싶지만 너무 비싸다'는 대중들의 이야기가 있어요. 장신구나 원단의 단가가 물론 높겠지만, 이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선 소재 연구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현재 한복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실크의 보완과 개발이 필요합니다. 또한 대중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소비 구조의 문제점으로 보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한복을 찾고 양산화 된다면 현재 가내수공업과 같은 생산 체계를 산업체계로 바꿀 수 있고, 그렇게 하면 가격 경쟁력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곧 추석이에요. 가볍게 친지들을 만나러 갈 때 입을 한복의 추천 컬러나 디자인이 있다면요?

우선 한복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대중들의 의식을 보면 "튀어서 못 입겠다", "튀어서 입고 싶다" 두 가지더라고요. 그래서 컬러를 에콜로지(Ecology)풍의 자연친화적 컬러로 제안해보고 싶습니다. 자연과 동화돼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으로 친지 방문 시에도 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는 느낌일 거예요.

격식을 차리는 자리라던가, 서양식 정장 대신 일상에서도 입을 만한 한복 스타일을 조언해 주신다면?

한복도 결국은 패션의 한 흐름입니다. 물론 우리의 문화가 담겨 있는 패션이죠. 이미 세계는 1일 문화권이 됐습니다. 한복을 민속복으로 접근하는 순간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장소에서 분위기를 파괴할 수도 있기에 한국적 아름다움이 담겨있는, 그리고 일상복이 될 수 있는 신한복을 제안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일정이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저는 20년 동안 한복을 매일 만지고 늘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 시간 동안 누구보다 한복을 사랑하고 한복을 잘 느낄 수 있는 감각을 키워왔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20년 이상의 시간은 앞으로의 제 삶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 저만의 만족으로 디자인하는 한복이 아니라 대중이 모두 좋아하는 한복, 더 이상 부담스러운 옷이 아닌 친숙한 한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큰 관심을 가지고 '사임당 by 이혜미'를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사진=사임당 by 이혜미

여혜란 기자
여혜란 기자

helen@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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