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최근 영상 콘텐츠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웹드라마’다. 대형 포털인 네이버 TV캐스트와 다음TV팟 기반으로 이뤄지는 웹드라마는 우리나라 드라마 콘텐츠의 새로운 채널이자 유튜브(YouTube)에 대항해 영상 콘텐츠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새로운 미디어 장르로 자리매김 했다.
생소한 채널이다 보니 초반엔 규모가 작은 작품들이 신인 배우나 아이돌 가수의 연기자 데뷔를 돕는 등용문 역할을 했지만 점차 몸집을 불려가는 추세다. 심지어 오는 11월 2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방송되는 ‘시크릿 메세지’는 한류 스타인 빅뱅의 T.O.P과 일본의 톱배우 우에노 주리, 그리고 유인나가 연기를 펼친다. 해외에서도 손 쉽게 접속할 수 있다는 매력은 대형 제작사와 기획사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지난 5일 네이버 TV 캐스트를 통해 첫 공개된 ‘연금술사’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웹드라마다. 또한, 웹을 넘어서 8일 MBC every1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연금술사’는 취업 준비로 연애할 시간도 모자란 대학가를 배경으로 ‘연애금지기술사’(연금술사) 동아리원들이 펼치는 활약을 그린 청춘 로맨스 드라마다. 카라(KARA)의 허영지와 ‘막돼먹은 영애씨’로 우리에게 익숙한 한기웅, 예능을 통해 배우 조재현의 딸로 이름을 알린 조혜정, 아이돌그룹 소년 공화국의 수웅과 선우의 출연으로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웹드라마 ‘연금술사’에서 ‘서준오’를 연기한 배우 한기웅을 7일 오전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만났다. 한기웅이 연기한 ‘서준오’는 ‘연금술사’ 동아리의 회장으로 여주인공인 ‘오영지’(허영지 분)의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서준오는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철칙으로 무장한 철벽남. 독특한 설정 아래 펼쳐질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여행을 통한 충전, 그리고 선택한 ‘연금술사’
한기웅은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에서 쌍둥이 형이자 배우인 한기원과 함께 쌍둥이 범죄자로 출연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캐릭터로 주연 자리를 꿰찼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3’이 끝난 후 한기웅은 형 한기원과 여행을 떠났다. 본래 작품을 쉬는 기간엔 연기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 등 자기 계발의 시간을 갖는 편이었으나 이번엔 훌쩍 떠나고 싶었단다.
“국내는 안 가본 곳이 없는 것 같아요. 제주도도 다녀왔고, 전라도는 살면서 처음 가봤던 것 같아요. 여흥으로 시작된 여행이었는데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나름 마음가짐도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때의 경험과 여유의 충전이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제 막 2회분이 공개된 ‘연금술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MBC에브리원에서 3회분을 모아 방송하는 것을 시청할 생각이었지만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단다. “제가 연기한 것을 모니터링 하면 많이 민망해하는 편이에요(웃음).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작품을 본 감상은 먼저 ‘아쉽다’라는 기분이 들어요. 배우들의 호흡이 작품 후반에 가면서 정말 많이 좋아졌거든요. 작품 초반엔 데면데면한 것도 있었고, 그런 것들이 약간 부자연스럽게 표현됐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좀 더 일찍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봤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고, ‘작품이 회차가 더 길었으면 더 좋은 모습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도 있어요. 지금도 배우들과 연락하고, 만나기도 하는데 다들 비슷한 생각이에요. 지금 상태에서 다시 촬영을 시작하면 더 잘 할 수 있겠다고요”
생소한 웹드라마,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
사실 웹드라마라는 형식은 한기웅에게도 첫 도전이었다. 일반 드라마 현장과 가장 다른 부분으로 “대본이 미리 나온다”는 것을 뽑았다. 기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드라마 현장의 쪽대본은 배우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보통 사전 제작 방식으로 진행되는 웹드라마는 완성된 대본을 받아들기에 배우들이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보다 수월하다. 하지만 “다른 부분들은 일반 드라마 현장과 다를 게 없었다”고 했다. “단지 웹드라마 특성상 전개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어요. 감정적으로나 장면으로나 생략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었고요. 좋은 공부,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해요”
사실 동료들과의 호흡도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이제 막 데뷔하는 아이돌 출신의 어린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라는 염려였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다. 오히려 너무 즐거웠단다. “일반 드라마를 할 땐 나이 많으신 선배님들하고 함께 했었는데, 이번엔 또래? 물론 제가 제일 형이긴 했지만, 같은 20대들하고 주로 합을 맞췄어요. 덕분에 촬영 현장이 화기애애 하기도 했고, 자주 어울리기도 했고요. 그래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 모델, 가수라는 분야가 다른 곳에서 활동했었지만 다 잘 어울렸고요. 2주가 조금 넘는 촬영 기간 동안 하루 정도 촬영이 없던 날이 있었는데 같이 밥도 먹고 영화도 보면서 어울렸어요. 특히 선우가 연기 욕심이 참 많았어요. 연기 수업도 열심히 받고 있다 하고, 이런 저런 질문도 많이 던졌고요. 종운이랑 선우랑은 같이 술도 한 잔 하면서 어울렸던 것 같아요. 영지도 매력이 많은 친구예요. 나이차가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질 지 몰라도 귀여운 부분이 있어요. 웃음도 많고 촬영장 분위기도 밝게 만들고요”
영지를 반하게 한 남자 ‘서준오’, 처음엔 오글거렸죠
‘연금술사’의 매력은 독특한 설정이다. ‘N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 준비로 힘들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그 세태를 파고들어 ‘연애금지기술사’라는 동아리가 활약한다. 여기에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배우들이 즐겁게 촬영을 마쳤다 하니 그 재미는 보장할 만 하다.
그럼 ‘연금술사’ 동아리의 회장 ‘서준오’는 한기웅에게 어떻게 다가 왔을까? “웃음 코드가 없는 인물 같았어요. 감독님도 같은 말씀을 했고요. 제가 봤을 땐 성실하고 정직한 친구예요. 취업난 속에 자기의 앞길만 바라보고 정진한다는 게 보통 성실함 가지고는 될 일이 아니잖아요(웃음). '막돼먹은 영애씨’ 때의 기웅이와 비슷햇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받아들이기 수월했고요. 대사를 하면 분위기가 ‘싸~’해지는 대사가 많아요. 딱딱하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제 캐릭터 외에 영일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이 있어요. 재미있는 대사도 많고요. 러브라인도 혜정이랑 케미 좋게 그려져요”
더불어 극 중에서 ‘오영지’를 한 눈에 반하게 만드는 ‘서준오’가 “처음엔 오글거렸다”는 말도 덧붙였다. “처음 대본엔 도서관에서 책을 두 권을 놓고 읽고, 그 위로 햇빛이 쏟아지고, 사색에 잠겨 있을 때쯤 영지가 나를 보고 반하는 거였어요” 멋쩍게 웃는 그에게 “손 한 번 구경하자”고 청했다. 극 중에서 오영지는 “손가락이 길고 풍덩 빠질 것 같은 눈에 로망이 있다”며 준오에게 반하기 때문이었다. “제가 볼 땐 하나도 안 큰데요”라고 더 부끄러워하며, 손을 보여주는 한기웅이었다.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
저작권자 © 제니스글로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