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위대한 캣츠비’ 손동운, “노래로 이야기하고 싶어요”
[Z인터뷰] ‘위대한 캣츠비’ 손동운, “노래로 이야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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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칭찬과 존경이 오고 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올해로 데뷔 12년차 뮤지컬 배우 정동화와 인기 최정상의 아이돌그룹 비스트(BEAST)의 멤버로 3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하는 손동운. 이들은 나란히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RE:BOOT’(이하 ‘위대한 캣츠비’)에서 ‘캣츠비’ 역을 맡았다. 개막을 약 한 달 앞두고 이루어진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만난 이들에게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2004년 다음에 연재된 강도하 작가의 웹툰 ‘위대한 캣츠비’를 원작으로 한 작품. 달동네에 있는 친구 ‘하운두’의 집에 얹혀 사는 백수 ‘캣츠비’, 그리고 ‘캣츠비’에게 어느 날 갑자기 청첩장을 건네는 6년 사귄 여자친구 ‘페르수’,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며 ‘캣츠비’의 앞에 나타난 ‘선’ 등 20대 주인공들의 지독하게 아픈 '순정'을 그리고 있다. 오는 11월 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 '캣츠비'와 비슷한 생활, 다른 삶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의 주인공 캣츠비는 26살, 손동운은 올해로 25살이 됐다. 비슷한 나이대지만 캣츠비와 손동운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캣츠비가 백수인 것과 달리, 아이돌그룹 비스트의 막내인 그는 중학생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고등학생으로 데뷔, 지금에 이르기까지 정말 쉼 없이 달려왔기 때문이다.

“사실 되게 웃긴 얘기지만 제가 백수로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냥 백수처럼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머리도 일부러 그냥 놔두는 거고, 수염도 사실 그래요. 백수였던 적이 없으니까 이런 걸로 백수의 느낌을 좀 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해보니 어땠냐고 물으니 “수염이나 머리 기르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었던 것 같다”며 웃는다. “‘어떻게 이런 선택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직 캣츠비의 감정을 이해를 못하는 부분도 좀 있어요. 그걸 더 생각해보고 형들, 연출님이랑 얘기도 더 많이 해봐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새삼 이번 작품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와 열정이 느껴졌다.

♦ 뮤지컬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파

사실 손동운이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순전히 “이 프로덕션, 이 연출님이랑 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작품이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의 매력에 이끌려 작품을 선택한 것. 하지만 작품의 대본을 읽으면서도, 음악을 들으면서도 눈물을 흘리곤 했다며 “연습실에서 울어본 건 처음이다”라고 수줍게 말하는 그는 이 작품을 통해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엔터테이너 중에서 가장 대단한 게 뮤지컬 배우라고 생각해요. 전작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어떻게 이렇게 노래하고 이렇게 연기하나’ 하면서 정말 자극을 많이 받아요. 범접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들 다방면으로 뛰어나신 분들이잖아요. 그 분들이 노래하고 연기하는 걸 보고, 같이 얘기하고 토론하고 조언 듣는 그 자체만으로도 성장이 될 것 같아요”

♦ 노래로 이야기를 전한다는 것

손동운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건 지난 2012년 처음으로 도전한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이후 3년 만이다. 앞으로도 뮤지컬에 계속 출연하고 싶다는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을까?

“처음엔 그냥 마음껏 노래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첫 작품 하고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거짓으로 연기를 하고 끝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조금이라도 이 사람을 이해하고, 이 사람이 되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혼자 연습실 가서 노래 연습을 따로 정말 많이 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전 그냥 노래 못해도 되니까 노래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노래로 이야기하면서 노래까지 잘하면 최고겠지만 저는 노래를 그렇게 잘하지도 못하고... 그냥 조금이라도 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이번 ‘위대한 캣츠비’는 송스루 뮤지컬이다 보니, 지금까지 노래를 해온 가수의 입장에서 처음에는 대사가 많은 것 보다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하지만 해보니 그게 아니라며 혀를 내두른다. “노래로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지만 지금도 배우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연습에도 열심히 참여한다.

“요새는 단체 스케줄이 거의 없다 보니까 연습이 거의 주에요. 연습에만 집중하려고 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워낙 늦게 자서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어요. 그런데 연습실이 정말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쳐요. 그래서 혼자 있을 땐 좀 힘없이 있다가 연습실 나오면 에너지를 받아가요. 연습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가수이다 보니 습관적으로 시선이 관객석으로 가버린다며 “최대한 신경 안 쓰려고 노력을 해봐야겠다”고 웃는 그. 이번 작품을 “정말 가수가 아닌 뮤지컬 배우로서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며 와서 질타도 많이 해달라고 당부한다. 3년 만에 돌아온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가수로서, 배우로서, 그리고 또 한 사람의 남자로서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