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가 '생선'이 됐다.
영화 '돌연변이'의 언론시사회가 14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렸다. 영화가 끝나고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권오광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광수, 이천희, 박보영이 참석했다.
영화 '돌연변이'는 신약 개발 부작용으로 생선 인간이 된 '박구'(이광수 분)가 일약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가 제약회사의 음모로 사회의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 단편 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단편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세이프'의 각본을 쓴 권오광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이광수, 박보영, 이천희가 호흡을 맞췄다.
특히 제4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뜨거운 호평을 받았으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돼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영화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바로 이광수다. 이광수는 영화 내내 '생선'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과 함께 한류 스타의 주역으로 발돋움한 이광수의 모습을 원했던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는 설정이다.
하지만 이광수는 "얼굴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연기자로서의 욕심을 드러냈다.
실제 그는 5~6시간을 촬영장에 먼저 나와 분장에 임했으며, 8kg이 넘는 생선 가면을 쓰고 연기를 펼쳤다. 분장 도중엔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어 식사를 할 때 박보영이 대신 먹여주다 결국 포크숟가락을 선물했다는 일화는 이광수가 이번 역할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볼 수 있는 단면이다.
의식주의 일환인 먹는 것 마저 불편했으니, 연기를 펼치는 것은 오죽했을까.
이광수는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통해 말하고자 한 부분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얼굴이 안 나오기 때문에 고개의 각도부터 손동작, 몸짓 등을 효과적으로 어떻게 잘 표현할 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돌연변이'는 '생선 인간'이라는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가면 이면에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채워넣은 영화다. 목이 길어 슬픈 '사슴'보다도 더 목이 길었던 '기린' 이광수는 평소 보여줬던 웃음이 아닌 슬픔과 연민을 연기한다.
박보영은 극중 자신이 '박구'에게 느꼈던 감정에 대해 "하나의 감정이 아닌 연민도 있고, 짠함도 있고, 사랑도 있다"고 표현했다.
사실 배우이지만 연기보다는 예능을 통한 웃음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한 이광수다. 여러 의미에서 '돌연변이'는 방송인 이광수가 아닌 배우 이광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돌연변이'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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