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썰] 아이유의 깔끔한 열애 인정, 그를 응원하게 만드는 믿음
[뮤-직썰] 아이유의 깔끔한 열애 인정, 그를 응원하게 만드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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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연예인의 열애설만큼 가십거리에 최적화된 이슈가 또 어디 있을까? 충격적인 소식에 온갖 추측과 놀라움, 심지어 실망까지 다양한 반응들이 공존한다. 최근 공개된 가수 아이유와 장기하의 열애 소식 역시 그러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열애설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 내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특히 아이유는 팬카페 ‘유애나’에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미리 얘기하지 못한 것도 미안하고요. (중략) 아마 모른 척 해도 이 공간에는 얼마간 어색한 기운이 돌겠죠? 이 유쾌하고 복작복작 귀여운 공간을 그렇게 만들어서 미안합니다. (중략) 저 때문에 오늘 하루 힘들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요”라는 글을 올리며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열애 사실을 밝혔다.

그는 가장 먼저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로 제일 놀랐을 팬들에게 안부를 건넸다. 이어 장기하와 언제 어떻게 열애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상황을 설명하고, 또 다시 팬 카페의 분위기를 걱정했다. 마지막으로는 “막상 닥치니 어떻게 전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일단 저는 당장의 일을 씩씩하게 하고 있겠습니다”라며 현재 자신이 해야 할 나름의 대처 방법을 밝혔다.

죽을 죄를 졌다는 저자세와 ‘그래, 맞다’하는 당당함, 그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다. 말투 하나 하나가 아니꼽게 보일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지만, 솔직하고 담백한 아이유의 어투는 마치 친구에게 숨겨왔던 비밀 연애를 공개하는 듯하다. 더불어 상처 받은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현재 자신의 활동에 대한 입장까지, 오히려 아이유의 차분함과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아이유는 팬들에게 자기 감정을 ‘예쁘게’ 털어놓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같은 말을 해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진심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스물 한 살의 아이유는 팬들에게 창피하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그게 보답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전부 이해하고 참아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냥 맡은 일 책임감 있게 다 열심히 하고 있겠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어서 미안하다”라고 팬 카페에 글을 올린 적도 있다.

‘최고의 여가수’에 대한 욕심도 없다는 그가 처음 가진 목표가 ‘내 팬들을 챙길 수 있는 가수’라고 한다. 언젠가 팬들이 팬질에 손을 털 때도 ‘적어도 완전히 일방적인 관계는 아니었다’ 정도의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나름의 방식으로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한다. 이렇게 아이유는 지금껏 팬들에게 그 어떤 강요도 하지 않으며 그저 꼿꼿한 나무 같이 존재해왔다.

사실 어느 연예인의 ‘팬’이라고 자처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공개 연애에 아무리 쿨해지려 해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내가 좋아했던 모습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것만 같다. 아이유도 이런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SNS 상의 아이유-장기하 관련 글만 봐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라며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 팬들이 부지기수다.

아이유는 이런 팬들에게 ‘기다려주겠다’라며 ‘연예인다운’ 선심을 쓰지도, 침묵하지도 않는다. 가수와 팬의 관계에 대해 직시하면서도 동반자로 인식하고, 그저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가며 ‘믿음’을 줄 뿐이다. 나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테니, 언제든 마음이 동하면 오라는 믿음. 현재 아이유는 새 앨범 준비에 한창이다. 왠지 모를 당장의 서운함도 채 가시지 않았지만, 그의 음악이 나오면 바로 달려가 귀에 이어폰을 꽂을 것만 같다.

 

사진=로엔트리, 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