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썰] 물 흐린 미꾸라지? 이제는 에프엑스-설리를 놔줍시다
[뮤-직썰] 물 흐린 미꾸라지? 이제는 에프엑스-설리를 놔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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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설리가 빠졌지만 여전히 잘나가는 에프엑스(f(x))’ 에프엑스는 지난 27일 정규 4집 앨범을 발매했다. 지난 8월 멤버 설리가 팀을 공식 탈퇴한 뒤, 에프엑스가 4인 체재로 펼치는 첫 활동이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설리’와 ‘에프엑스’를 끊임없이, 그리고 여전히 한 몸처럼 붙어 다니게 만든다.

속내가 참 궁금하다. 그래서 그저 에프엑스가 잘 나간다는 건지, 잘난 설리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어? 그래도 괜찮네?’인지.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은 에프엑스를 칭찬하기 위해 생성된 것 같은데, ‘에프엑스는 곧 설리’라는 이상한 논리를 부추기는 것 같아 참 알쏭달쏭하다.

거슬러 올라가 설리의 공식 탈퇴가 알려지기 전인 지난 2013년, 발단은 설리와 최자(다이나믹듀오)의 열애 소식이었다. 이후 설리가 각종 신변상의 이유로 에프엑스 활동에 불성실하게 임해 논란을 불러모았다. 결국 당시 발매했던 신곡 ‘레드 라이트(Red Light)’의 활동은 3주 만에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설리를 향한 팬과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최근에는 설리의 SNS가 문제였다. 그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이유의 컴백을 축하했는데, 때마침 그 시기가 에프엑스의 앨범 발매와 맞물렸던 것. 이를 본 사람들은 ‘왜 에프엑스는 응원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고, 며칠 뒤 설리는 “저는 에프엑스도 응원합니다… 하하하…”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그 뒤에 붙인 이모티콘은 입은 웃고 있지만 울고 있는, 그리고 한숨을 쉬는 듯한 표정으로 더 큰 논란을 빚었다. 사람들의 성화에 떠밀려 응원한 셈이다.

해도 뭐라해, 안 해도 뭐라해. 이는 설리가 연예계 활동을 하는 한, 늘 따라다닐 대중의 참견이다. 그가 탈퇴할 당시 사람들이 지적했던 건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웅덩이를 흐렸다’는 점이기 때문. 에프엑스에게 피해를 줬다는 게 포인트다. 그렇다면 반대로 이들이 서로에 대해 언제까지 언급을 해야 하며, 어디까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명확하게 규정지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오히려 여전히 에프엑스와 설리가 엮이는 모습을 우리가 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이미 ‘탈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중 그리고 팬덤의 신뢰와 기대는 깨졌다. 그리고 이 갈라진 금을 다시 이어 붙이기 위해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현재 에프엑스는 본격적인 4인 체제 에프엑스의 시작을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방법으로 알리며 이를 잘 이행하고 있다.

에프엑스 새 앨범명에는 ‘4’라는 숫자가 들어가고, 앨범 발매 기념 전시회에서는 네 개의 벽을 이용한 전시를 선보였다. 티저 이미지 속 엠버는 네 송이의 꽃을 들고 있으며 하나는 떨어져 있는 모습이다. 뮤직비디오에서는 5마리의 새 중 한 마리가 떠나가는가는 장면이 눈에 띈다. 또 깨진 컵에서 흐른 물로 인해 멤버들은 환상 속(숲 속 미로)을 헤매게 되는데, 다시 현실로 돌아와선 깨지려는 컵을 막아낸다.

에프엑스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 것, 정말 대립하고 싶은 마음일까. ‘이제 4명끼리의 새 출발이에요’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라 예상해본다. 지나간 일을 신경쓰기에는, 앞으로 더 나아갈 일이 더 많은 그룹이다. 현재 설리도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화보 촬영을 하며 다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새로워진 각자의 것을 제대로 바라봐줘야 할 때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