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귀에 이어폰을 꽂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다. 스마트폰이 보급화 되면서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 접근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졌고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
덕분에 대중은 음악 사이트의 음원 차트를 필연적으로 마주한다. 이에 음악 사이트들은 ‘음원 추천제’를 도입했다. ‘음원 추천제’란 음악 사이트가 선정한 추천곡을 차트 맨 위에 노출시키는 것을 말한다. 무려 1위 보다 높은 자리다. 그 자리를 15분, 혹은 30분에 한 번씩 추천곡끼리 돌아가며 차지한다.
맨 위에 있는 곡에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하다. 무의식적으로, 혹은 호기심으로 추천곡을 들어본다. 더욱이 차트 전체 재생을 누를 경우 추천곡까지 플레이리스트에 자동 포함된다. 결국 좋든 싫든 음악 사이트가 추천한 곡을 듣게 되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 쯤 해보게 된다. 일명 ‘끼워팔기식 추천곡'이 통하는 이유다.
이는 대중의 선택 권리 상실과 함께 공정성의 문제를 야기한다. 소위 ‘밀어주는’ 곡은 손쉽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른다. 즉, 음악의 퀄리티보다 추천곡 선정 여부가 차트 순위를 좌지우지 한다. 그리고 이는 곡의 성패를 결정짓는다. 결국 ‘음원 추천제’는 음악 사이트가 쥐고있는 '전가지보'(傳家之寶)인 셈이다.

최근 '음원 사재기'가 논란이 되면서 음악 산업계의 양대 구악으로 지적됐던 ‘음원 추천제’도 함께 언급됐다. 덕분에 업계에선 '음원 추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자정의 목소리가 힘을 받았다. 돈의 논리로 공정성이 침해받는 것은 음악 창작자와 대중들 모두에게 손해라는 이유다.
가장 먼저 움직인건 CJ E&M의 '엠넷닷컴'이었다. 엠넷닷컴은 지난 21일 “추천제는 음악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 창작자 입장에서는 불합리한 도구”라며 ‘음원 추천제’ 폐지를 선언했다.
KT뮤직 '지니' 역시 지난 3일 추천제의 폐지를 결정했다. "왜곡된 디지털 음악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음원 생산자와 서비스사업자가 서로 상생할 수 있으며, 리스너 또한 폭 넓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취지였다. '벅스' 또한 추천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올해 안에 방향을 결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모두의 시선은 '멜론'의 행보에 모이고 있다. 결국 점유율 1위의 멜론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중과 창작자들의 권리 그리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간 공정한 경쟁을 위해 필요한 ‘음원 추천제 폐지', 과연 음원 시장의 새 바람을 일으킬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엠넷-벅스-지니-멜론로고, 멜론 음원 차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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