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가수 XIA준수는 언제쯤 토크 콘서트를 개최할 것인가. 그의 콘서트를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XIA준수가 얼마나 말을 청산유수처럼 잘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거침없고 솔직한 언변으로 친근한 느낌을 주면서도 끊임없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털어놔 공연의 풍성함을 더한다. 아! 정신 줄 놓고 공연을 즐긴 나머지, ‘우리 오빠’의 멘트가 기억 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공연 후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그대, XIA준수가 했던 멘트 여기 모여 있으니 걱정 말기를.
“(자주 공연을 했던 잠실 실내체육관을 언급하며) 집에 돌아왔을 때 나를 맞아주는 가족들, 때론 여동생 누나 엄마 같은… (여기 팬들은) 여동생 보다 누나가 많죠? 쓱 보니까 저보다는 약간… (손 위로 들며) 아니에요? 내가 오빠라고요? 흠, 우선 속는 걸로 넘어갈게요.”
30대 아이돌은 원망스럽게도(?) 참 솔직하다. XIA준수는 10대 소녀에게도, 20대 청춘에게도, 30대 아니, 모든 여성들에게 영원한 오빠라고요!
“(대중문화예술상 무대에서 셔츠 단추가 뜯어진 일을 언급하며) 공연에서는 종종 있는 일인데, 사실 나는 당황을 그렇게 안 했는데 스태프들이 당황했다고 하더라고요. 공연 때는 항상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옷을 만들어도, 연습 때 뜯어지지 않았던 옷들이 뜯어지는 일이 있어요. 공연에서는 다른 에너지가 있나 봐요. 그래서 옷도 바지도 많이 뜯어지는 편인데, (팬들 환호성) 왜 이렇게 뜯어지는 걸 좋아해? 오늘은 뜯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왜 진짜 좋아하는지 몰라서 묻는 겁니까? 이날 공연에서 XIA준수는 대중문화예술상 무대 당시 입었던 셔츠를 착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시는 노출이 없도록 겹겹이 찍찍이를 붙였다고 한다. 이런 나쁜 사람!
“(‘토끼와 거북이’ 무대를 마친 후) 토끼와 거북이는 걷는 속도가 달라요. 그런 말도 있잖아요. 연애할 때는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의 크기와 깊이가 다르고 걸음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렵다고. 그런데 그게 바로 연애인 것이고 (팬들 일제히 “올~”) 쳇, 여러분들이 모르시겠지만... (팬들 아우성) 왜? 무슨 반응이죠? 듣고 싶지 않다 그거에요? 이제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다 알아요? 집어 치우라는 거에요?(웃음)”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걸까, 진짜 모르는 걸까. 팬들은 우리 XIA준수 오빠가 혹여나 자신의 연애사를 꺼낼까 마음 졸이고 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콘서트에서 댄스 곡을 빼는 게 아니냐는 말에 대해) ‘나는 아직 건재하다, 나는 아직 살아있다. 나는 아직 팔팔하다’ 그런 최면을 걸며 큐시트에 댄스 곡을 많이 넣었어요. 그런데! 아무렇지 않아요! (팬들 환호) …는 사실 거짓말이고요. 앞으로 10년은 더 춤을 춘다고 말은 못하겠지만 한 5년? (팬들 “50살까지 해라”) 50살까지 하라고? (놀람) 무리야 솔직히. 한 번 (너네가) 해볼래?”
아니요. 저희 말고 XIA준수 오빠가 했으면 좋겠어요! 콘서트를 보고 나니 XIA준수의 댄스는 언제나 옳다. 무대를 마친 후 거친 숨소리를 내뱉는 XIA준수는 더 옳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댄스 무대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지니타임, 팬이 준 파일 속 머리핀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고개 도리도리, 못들은 척하다가 결국 머리핀 착용) (팬들 “귀여워!”) 뭐가 그렇게 귀여워. 딱 봐도 나보다 어린데. 물론 제가 서른 살 치곤 귀여운데… 죄송합니다. 잊어주세요.”
이날 XIA준수는 요즘 중국에서 유행하는 꽃과 이파리 모양의 핀을 착용했다. 머리 위에 꽃을 피운 XIA준수의 모습은 이날 공연을 안 갔더라면 평생 후회했을 만큼 귀여웠다. 그리고 ‘피식’ 웃으며 뭐가 그렇게 귀엽냐고 말하는 XIA준수는 너무나도 마음을 설레게 했다.
“얼마 전에 멤버 둘이 휴가가 맞게 나와서 오랜만에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벌써 그때부터 예감을 했어요. 제가 돈을 낼 것을… 둘은 술자리를 갖는 걸 즐겨 하는 편인데, 저는 술을 안 좋아하고 술자리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그래서 둘이 서로 이렇게 왔다 갔다 (돈을) 내는 거죠. 그런데 그건 둘 만의 일이잖아요? 나는 다른 이야기잖아. 내 입장에서는 왜 항상 셋이 만나면 나지? 이제는 내가 그 자리에 가서 안주라도 동을 내야겠어요.”
“지금 둘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고, 국가의 자재로 쓰임을 다하고 있으니 영락없이 제가 지불을 해야겠죠. 사실 지갑을 버리고 올까 했는데 그게 안되더라고요. (그날) 가장 비싼 곳에 가서 생전 먹어보지 못한, 정말 말도 안 되는 복어와 함께 처음 보는 술들이 나오며… 무서워서 영수증을 못봤습니다.”
오랜만에 전해 듣는 김재중과 박유천의 소식이 웃픈(웃긴+슬픈) 에피소드다. 이 말을 하던 XIA준수는 어딘가 모르게 씁쓸해 보였고, ‘이제는 어떻게든 돌아가면서 계산하리다’하는 결연한 의지 마저 엿보였다.
▶ 다음 편에서 계속
[Z-리뷰] XIA준수 콘서트 ② '생생' 현장감 넘치는 XIA 멘트 모음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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