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안세하, 회장 아들이 말하는 '그녀는 예뻤다'의 모든 것
[Z인터뷰] 안세하, 회장 아들이 말하는 '그녀는 예뻤다'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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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드라마 속 신스틸러들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신스틸러란 훌륭한 연기력이나 독특한 개성으로 주연 못지않게 주목을 받은 조연을 뜻한다. 즉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란 뜻으로,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한 방을 무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인물들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배우 안세하는 주연 배우 황정음, 박서준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능글맞은 말투와 독특한 외모로 보는 순간 시선강탈. 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만난 안세하의 모습은 극중 김풍호와는 전혀 달랐다.

“부사장님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농담을 건네자 “아우~아니에요”라고 말하며 손사레를 쳤다. 이후 “제가 낯을 가려서요. 차차 편안하게 해 나갈게요”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는 김풍호와 전혀 달랐기 때문. 그러나 안세하는 점차 시간이 지나자 옆집 오빠같은 매력을 풍기며 김풍호로 빙의됐다.

#‘그녀는 예뻤다’ 속 최고의 반전캐릭터 김풍호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매회 이슈를 생성해 내며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강력한 임팩트를 선사한 인물을 한명 꼽자면 뽀글머리에 동그란 안경이 돋보이는 김풍호다.

김풍호는 덥수룩한 수염에 더벅머리, 오타쿠스런 외모의 소유자로 지저분, 너저분 그 자체다. 또한 등에 효자손 하나를 꽂고 다니며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 긁어댄다. 얼핏 보면 노숙자 같은 외모로 왠지 같이 밥 먹기 싫은 스타일이다. 그랬던 그가 회장아들이자 부사장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제가 회장 아들이라는 것도 촬영하기 1주일 전에 알았어요. 처음에 회장 아들이라는 소식을 듣고 ‘설마’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특히 신동미 선배와 로맨스를 이어가 볼까하는 찰나에 회장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됐죠. 부사장이 된 동시에 좋아하는 마음도 깔끔하게 정리한 셈이죠.”

'식스센스' 이후 최고의 반전을 선사한 이유일까. 안세하는 방송 후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노출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방송 후 고향 창원 친구들에게서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회장 아들에 대해서 알려준게 전혀 없었거든요. 친구들 하나같이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네가 회장 아들이라고?’라는 반응을 보였어요. 그래도 이렇게 관심을 받아본 적이 처음이라 얼떨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기분은 좋아요.”(웃음)

편안함의 극치 김풍호, 귀티 철철 김풍호. 두 캐릭터다 매력적이다. 과연 안세하는 어느 김풍호를 더 좋아하고 있을까.

“개인적으로 김풍호는 나그네라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흘러가듯 몸도 그에 맡기는 거죠. 평소 성격도 슈트를 입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왠지 모르게 슈트만 입으면 어깨가 결리는거 같아서...(웃음) 편안한 김풍호가 좀 더 좋은 것 같네요.”

#효자손은 단순 등 긁는 도구?

김풍호의 분신과도 같은 효자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김풍호에게 효자손이 있다는 설정은 시나리오에서부터 있었어요. 오히려 동그란 안경을 제가 시나리오를 보고 새롭게 추가했죠. 제 개인 안경이거든요. 10년 전에 예뻐서 샀던 안경인데, 이것이 유용하게 쓰일 줄은 몰랐네요. 사실 김풍호에게 있던 효자손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은 인식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제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등긁남’이 되어있더라고요. 이후 손처럼 사용하면서 마지막까지 한 몸이 됐죠.”

김풍호가 회장 아들이라는 정체가 밝혀지기 전, 먼저 효자손이 전파를 탔다. 이에 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효자손=김풍호였기 때문. “부사장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만발의 준비를 했죠. 슈트와 효자손까지 업그레이드 시켰어요. 우연히 온라인 검색을 하다 ‘김풍호가 부사장이면 이러 모습이겠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사진이 있었어요. 그 사진과 똑같이 머리스타일을 하고 슈트를 입었어요. 더불어 트레이드마크 효자손을 고급스럽게 포장했고, 꽃도 꼽았죠.”

#봐도 봐도 보고싶은 ‘더 모스트’ 편집팀 식구들

김풍호가 속한 ‘더 모스트’ 편집팀은 통통튀는 캐릭터들이 즐비한 집합소다. 어느 누구하나 모나지 않고 매력이 철철 넘친다. 이에 방송 후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손꼽히기도 했다.

“촬영 현장은 정말 기가 막혔어요. 좋은 의미에서요.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만큼 에너지가 넘쳤죠. 이제는 끝나고 돌아갈 곳이 없다는 점에서 조금 허전해요. 이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사촌형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갈까 생각 중이에요. 만약 저도 ‘더 모스트’ 같은 회사가 있다면 입사하고 싶어요. 그냥 좋거든요.”

#남자가 봐도 멋진남자 최시원

안세하는 모든 배우들과 케미를 과시했지만,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바로 최시원. 안세하는 극중 “인기 스타를 불러야 하는데 누가 좋겠나”는 질문에 “슈퍼주니어다”라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또한 회식 후 향한 노래방에서 군 입대를 앞둔 최시원을 향해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는 등 애정과 애증을 넘나들며 마음을 표했다.

“최시원이라는 배우는 정말 영어도 잘하고, 똑똑하고, 그림도 잘 그리는 만능 재주꾼이에요. 남자가 봐도 멋진 친구죠. 그런 친구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제가 인기 가수를 슈퍼주니어로 꼽은 것과 ‘이등병의 편지’ 모두 다 애드리브에요. 즉흥적으로 나왔는데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특히 ‘이등병의 편지’ 같은 경우는 시원 씨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나름 생각해 불러줬는데 저격을 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감독님도 제 의도를 아셨는지 자연스럽게 시원 씨 얼굴로 줌인 되어 가서 놀랐죠. 이후 ‘컷’ 소리와 함께 시원 씨에게 '어땠냐'고 하니 그저 웃더라고요.”

방송을 떠나 일상 생활에서도 안세하와 최시원은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였다. 최시원은 자신의 SNS에 직접 그린 안세하의 캐리커처를 올리기까지 했다.

“SNS에 올린 캐리커처를 봤는데 저와 정말 닮았더라고요. 어쩜 특징만 잘 골라 그리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에요.”

#겹치기 출연?

공교롭게 안세하는 ‘그녀는 예뻤다’와 동시간대 방송된 SBS ‘용팔이’에 출연했다. 큰 비중은 아니었기에 논란은 없었으나, 본인 스스로에게는 마음의 짐이였다.

“정말 초반에는 ‘그녀는 예뻤다’ 감독님께 죄송했어요. 제가 편성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죄송하더라고요. 하지만 두 작품 다 좋았기에 잘 될 거란 생각이 있었어요. ‘용팔이’가 끝난 후에는 ‘그녀는 예뻤다’에 집중했는데 잘 돼서 정말 좋아요.”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그녀는 예뻤다’ 전작부터 거슬러 올라가 ‘용팔이’ ‘라스트’ ‘신의선물-14일’ 등 하는 작품마다 대박이 났다. 이쯤 되면 작품보는 선구안에 엄지를 치켜세워주고 싶다.

“정말 운 좋은 남자죠. 그동안 선택했던 작품들이 공교롭게 다 잘 됐는데, 제 역량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연 배우들을 비롯해 감독님 이하 많은 스태프들이 한데 힘을 모아 열심히 한 결과가 이렇게 나온거 같아요.”

#무대…조승우

안세하는 방송에 얼굴을 알리기 전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오르며 연기 실력을 쌓았다. 그 덕분일까, 하는 캐릭터마다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가끔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물론 드라마와 영화 현장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과 소통하며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는 것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요. 기회만 주워진다면 열심히 해야죠. 가끔 선배들께서 드라마와 뮤지컬 발성이 달라 힘을 빼야 한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다행이도 전 연기할 때 힘을 빼고 하는 스타일이라 큰 어려움은 더 없지만 좋은 말씀이니 깊이 새기려고요.”

그는 이러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배우 조승우를 함께 작품했던 배우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꼽았다.

“조승우 선배와는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 호흡을 맞췄어요. 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고요. 당시 조승우 선배 대본을 본 적이 있어요. 받은지 하루 지났는데 너덜너덜하게 돼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아 반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존경스럽더라고요. 특히 최근 영화 ‘내부자들’에서 사용할 사투리를 저에게 물어보려고 연락하셨더라고요. 사투리 잘 쓰는 배우들이 주변에 있을 탠데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셨다니 감사했죠. 나아가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저를 언급해 주셨고, 이슈가 된 것을 보고 감사해 바로 문자로 연락드렸어요. 정말 여러 방면으로 넘버원인 배우랍니다.”

#브로맨스

유독 안세하는 여배우보다는 남자배우 복이 많다. 일명 브로맨스로, 어느 배우든지 어색함 없이 찰떡궁합 호흡을 자랑한다.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박유환, 전작 SBS드라마 ‘용팔이’에서는 주원, JTBC ‘라스트’ 윤계상까지 모두 매력적이다. 여배우와 케미를 이루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은 없을까.

“아쉬움은 전혀 없어요.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편하기도 하고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멜로를 해본 경우가 별로 없어서 브로맨스가 더 좋은 것일 수도 있어요.(미소) 남남커플의 경우 별다른 이야기 없이도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느낌을 받거든요. 모든 배우들이 다 그랬어요.”

#계획 및 끝인사

올 한해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목표는 이뤘을까.

“2015년은 목표를 뛰어넘었어요. 회사 대표님도 예상했던 수치보다 넘어서 좋아하시고요. 하는 작품들도 다 잘되고,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내년도 올해만 같았으면 좋겠네요.”

고른 활약이 두드러졌던 한 해. 연말 드라마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부분을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네? 시상식에서 상이라뇨. 전혀요.(웃음) 저 말고도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는데요. 전 남은 기간 별 탈 없이 마무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을 뿐이에요. 물론 연기도 열심히 노력해서 계속 잘하도록 해야겠죠?”

끝으로 안세하는 ‘그녀는 예뻤다’, 나아가 안세하가 연기한 김풍호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훈훈하게 마무리 했다.

“‘그녀는 예뻤다’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기대했던 회장 아들이 저라서 ‘많이 놀랐죠?’ 혹여나 실망하셨던 시청자들이 있었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조만간 한층 더 성숙된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 기다려 주시고요, 배우 안세하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