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이제는 가수보다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다. 이는 황정음을 두고 하는 말.
황정음은 2005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시작으로 SBS ‘자이언트’, MBC ‘내 마음이 들리니’, KBS2 ‘비밀’, MBC ‘킬미, 힐미’에 이어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MBC ‘그녀는 예뻤다’까지, 하는 작품마다 연일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황정음은 ‘믿보황’ (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고, 안방극장을 촉촉하게 적시는 ‘로코퀸’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녀는 예뻤다’ 종영 후 만난 황정음은 여전히 러블리 그 자체였다. 드라마 종영 후 피곤할 법도 하지만 황정음의 얼굴은 시종일관 스마일. 유쾌했던 인터뷰 현장으로 초대한다.
‘그녀는 예뻤다’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기분이 어떤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분이 좋아요. 비록 촬영하는 2개월 동안 하루에 1시간씩 밖에 잠을 못자 피곤은 하지만 마음만은 뿌듯해요. 당시에는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끝나니 아쉽네요.
매력만점 김혜진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어떻게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 캐릭터를 맡게 됐는지 근본적인 이유가 궁금한데.
사실 MBC 드라마 ‘킬미 힐미’이후 휴식을 취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대표님께서 계속 이 작품을 하자고 하셔서...(웃음) 대표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대본을 읽고 난 뒤 재미있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지울 수 없었어요. 결국 선택까지 해버렸죠. 사실 MBC 시트콤 ‘하이킥’ 이후 가벼운 장르는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럼에도 ‘그녀는 예뻤다’의 시나리오가 절 선택하게 만들었네요.
혹 망가진 모습이 코믹장르의 작품을 선택하는 것을 주저한 것인가.
아뇨. 원래 망가진다는 것에 부담은 없어요. 유독 이번 작품이 그냥 부담이었죠. 김혜진이라는 캐릭터를 너무 잘 표현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아요. 가끔 촬영장에 가면 감독님께서 절 보고 ‘어! 마이콜 왔네’라고 놀리셨어요. 속으로 얼마나 속상하던지...“빨리 예뻐져라” 외쳤다니깐요.
톡톡튀는 김혜진의 말투가 눈에 띄었다. 의도한 것인지.
작가님이 써주신거 그대로에요. 전 그 대본에 좀 더 자연스럽게 녹아나게 연습을 한 것뿐이에요. 요즘도 연기를 연기 선생님에게 배우고 있어요. KBS2 드라마 ‘비밀’ 이후 계속해서 만나고 있는 선생님인데요, 선생님과 김혜진의 말투를 연습했고 지금의 결과물을 만들어냈죠.
김혜진과 황정음, 닮은 부분이 있나.
닮은 점은 없어요. 혜진이는 러블리 그 자체잖아요. 또 은근히 못생겼는데 할 말 다하고 귀엽고, 저에게 없는 면을 많이 가졌어요. 그나마 밝고 쾌활한 모습이 저와 비슷한 것 같네요.

김혜진에게 두 명의 남자가 존재한다. 박서준과 최시원. 그중 박서준은 전작 ‘킬미 힐미’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이번 촬영은 좀 더 남달랐을 것 같은데.
서준이와는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춰서인지 너무 잘 맞아요. ‘척하면 척’, 눈빛만 봐도 통한다니깐요. 촬영하는 동안 서준이에게 감사했어요. 연기할 맛을 나게 해줬다고나 할까요? 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서준이가 부족한 부분은 제가 채우고. 그런식으로 합을 맞춰갔던 것 같아요. 막방날 서준이가 저에게 ‘내가 연기 못한 부분까지 채워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는데 저도 동감한다고 전했죠.
박서준이 특별하게 채워준 부분을 언급해 준다면.
딱히 어떤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서준이가 눈치도 빠르고 센스도 좋더라고요. 딱 상황에 맞게 적재적소에 웃음도 주고 활력소도 채워줬던 것 같아요.
최시원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좋았어요. 제가 시원 씨를 보면서 ‘와, 예전의 내 모습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본 정독하고 열심히 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예전 제가 ‘하이킥’ 준비했을 때와 비슷했거든요. 또 드라마를 이끌어나가는데 있어 배우들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그런 면에서 시원 씨와의 호흡이 우스꽝스럽고 재미있던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는데 주요했던 것 같네요.
두 사람과 찍었던 장면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은.
딱히 하나를 꼽기가 무척 어렵네요. 그래도 꼽자면 초반에 혜진이가 자일리톨 껌 흘린 것을 치아로 착각하는 장면이요. 또 신혁이가 귓속말로 혜진이에게 ‘단무지 볼 때마다 생각해 달라’고 말하는 장면이 정말 기억에 남아요. 정말 시원 씨와 촬영은 대사보다 웃음 때문에 NG가 많이 났어요. 한 번에 30번이 난적이 있는데 감독님이 화가 나기 직전까지 갔었죠. 다행이도 넘어가셨지만 말이죠.
서준이와는 키스신을 찍을 때 에피소드가 있어요. 전 혜진이가 숙맥이라 생각하고 가만히 있었거든요. 당시 서준이가 ‘나 벽과 뽀뽀하는 줄 알았어’라고 말하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웃음) 또 서준이 입술이 생각보다 두껍더라고요.
초반 ‘그녀는 예뻤다’ 시청률이 저조했다. 그런데 후반에 무섭게 치고 올라가면서 안방극장에 ‘그녀는 예뻤다’ 열풍을 몰고 오기까지 했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초반에 4.8%로 시작했어요. 허나 걱정은 없었어요. 조성희 작가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감독님의 열정을 알고 있었기에 잘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죠. 배우들도 각각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 주고 하나로 똘똘 뭉쳤기에 마지막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혹 시청률이 올랐다는 확신이 드는 지점이 있었나.
전 항상 제가 하는 작품은 무조건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딱히 어떤 지점이 있기 보다는 다들 열심히 한 결과가 아닐까요? 작가님은 첫 방송이 나간 후 저조한 시청률을 보고 눈물을 흘리셨다는데...
높은 관심이 결말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도출해 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결말에 대해서 관심이 별로 없는 스타일이에요. 그냥 전 제 것만 열심히 해요. 결말이 어떻게 나오던 작가님의 권한이라고 생각하고, 주시면 최선을 다해서 연기할 뿐이에요.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동안의 작품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을 것 같은데.
처음으로 다 후배들이었어요. 좋았어요. 어린 느낌도 많이 받았고요. 주변에서 들은 말이 있어요.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는 말이요. 앞으로 더 열심히 소처럼 일해서 지갑을 여는 선배가 되려고요.(웃음)
이번 작품으로 MBC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물론 MBC ‘킬미 힐미’에 함께 출연했던 지성과 함께다.
대상 후보에 오른다면 그 것만으로도 좋고 행복하고 감사할거 같아요. 더욱이 지성 오빠랑 함께 후보에 오른다면 더 좋겠죠. 만약 주신다면 감사하게 받아야겠죠?(웃음)
‘그녀는 예뻤다’가 남다른 의미로 남을 것 같은데.
연기에 대한 재미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에요. 물론 사랑도 많이 받았고요.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모든 것을 다 얻은 느낌이에요.
이제 황정음 앞에는 ‘믿고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수식어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최대한 생각 안 하려고 해요. 오히려 어색한 행동과 연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늘 도태하지 않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끝까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예뻤다’가 아닌, 황정음은 예뻤다로 표현되는 시기는?
지금인 것 같아요. 얼굴이 예쁘기 보다는 상황이 예뻐요. 그동안 연기를 열심히 해왔고, 이제야 보상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나아가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니 가장 예쁜 시기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황정음이 펼칠 연기가 궁금하다. 어떤 모습을 선보이고 싶나.
캐릭터만 맞는다면 아무거나 다 할 수 있어요. 같아요. 특히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들이라면 더 끌릴 것 같고요. ‘하이킥’ 당시 ‘이 연기보다 잘 할 수는 없을꺼야’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 생각을 뛰어넘었어요. 앞으로는 ‘그녀는 예뻤다’를 뛰어넘는 연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 기회만 된다면 영화 하고 싶어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5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계획이 있는지.
여행도 다녀오고 잠을 충분히 자고 싶어요. 재충전의 시간이죠. 또 이제 드라마 끝났으니 관리도 좀 해보려고요. 제가 기사 댓글에 ‘주름 대마왕’이라고 써놓은 것을 보고 많이 속상했거든요.
배우 황정음의 꿈은 무엇인가.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꿈을 꾸기보다는 현재를 행복하게 즐기려고 생각 중이에요. 제가 최근에 점을 봤는데, 2016년에 해외운이 트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좋은 작품 제의가 온다면 해외진출을 한 번 해볼까 생각중이에요.(웃음)
끝으로 ‘그녀는 예뻤다’를 사랑해 준 팬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그녀는 예뻤다’를 사랑해 주신 많은 팬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올 테니 기다려 주시고 지켜봐 주세요. 정말 감사드려요.(미소)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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