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지금은 소녀시대!’(소녀시대 공식 구호) 이름이 ‘소녀시대’라는 이유로 ‘언제까지 소녀일줄 아냐’는 쓴 소리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최근 열린 단독 콘서트를 통해 ‘소녀시대는 여전히 소녀시대’라는 것을 증명했다. 소녀시대는 지난 21, 22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네 번째 단독 콘서트 ‘판타지아 인 서울(Phantasia in SEOUL)’을 개최하고 총 2만여 명의 팬들과 만났다.
◆ 러블리부터 강렬함까지, 화려한 '파티'의 시작
이번 공연은 소녀시대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안무가 리노 나카소네가 총 연출자로 나섰다. 그래서인지 소녀시대가 지닌 장점과 멤버들이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한껏 살린 무대 장치 및 효과 등이 눈에 띄었다. 사랑스러움부터 강렬한 카리스마까지, 화려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 무대였다.
먼저 무대 양 사이드에 달린 커다란 장막 커튼과 무대 중간 등장한 꽃으로 장식된 흔들 의자는 소녀시대의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또한 ‘키싱 유(Kissing You)’ 무대에서는 원형 회전 장치에 회전목마와 그네 등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이 배치됐다. 앙코르 무대에서는 산타 썰매를 형상화한 이동 리프트까지. 이에 무지개 빛 조명이 더해져 소녀시대가 데뷔 초 보여줬던 상큼 발랄하고 귀여운 매력을 이끌어냈다.
공연이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성숙한 소녀시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멤버들의 모습을 홀로그램을 볼 수 있는 LED 박스와 리프트 벽면에 설치된 LED, 의상과 벽에 빔을 쏘아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맵핑, 레이저 조명 등을 통해 강렬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 특히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무대부터는 사이버틱한 분위기가 극대화됐으며, 공연 전반부와 전혀 다른 카리스마가 연출됐다.

◆ 오직 이 곳에서만, 특별 유닛+‘미리’ 크리스마스
이날 공연에서는 소녀시대의 기존 히트곡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발매한 곡들과 SM타운 겨울 앨범 수록곡 등 다양한 무대가 공개됐다. 특히 올해 발매한 정규 5집 앨범 수록곡과 소녀시대의 유닛 무대까지, 오직 이번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퍼포먼스로 구성됐다.
소녀시대 정식 유닛으로 활동하고 있는 태티서(태연 티파니 서현)는 이날 태티서 두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아드레날린’을 열창했다. 멤버 윤아와 써니는 3층 객석 라운딩 무대에서 깜짝 등장해 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두 사람은 유명한 팝송인 마룬5(Maroon5)의 ‘슈가(Sugar)’를 커버했으며, 모두가 아는 익숙한 멜로디에 윤아와 써니의 통통 튀는 목소리가 어우러져 흥을 더했다.
멤버 수영-효연-유리는 솔트 앤 페파(Salt N Pepa)의 ‘푸시 잇(Push It)’을 커버했다. 형형색색의 컬러와 데님 소재가 돋보이는 복고풍 의상을 차려 입은 세 사람은 거침없는 무대 매너와 파워풀한 춤을 통해 공연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아울러 앙코르 무대에서는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소녀시대는 세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첫눈에…’와 2011 SM타운 겨울앨범 수록곡 ‘다이아몬드’를 열창했다. 또한 일본 싱글 ‘러브 앤 걸즈(Love & Girls)’와 정규 5집 앨범 선행 싱글 ‘파티(Party)’를 겨울 버전으로 개사 및 편곡해, 팬들과 함께 한 발 앞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 오늘도 내일도, 여전히 지금은 소녀시대!
이번 공연에서는 라이브 무대를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다. 또한 그마저 있던 라이브 무대에서도 멤버들은 불안정한 라이브를 펼쳤으며, 팬들과 쌍방향으로 호흡하는 열정은 다소 부족했다. 소녀시대는 그 아쉬움을 여유로움과 무대의 짜임새로 달랬다. 퍼포먼스만 놓고 보자면 비주얼적으로 훌륭했으며, 점층적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구성을 통해 빈 자리를 채운 것.
소녀시대는 이번 공연을 통해 걸그룹 최초로 네 번째 국내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 영광을 안았다. 그런만큼, 부족한 2%를 채우는 발전을 보여준다면 훨씬 나아진 퀄리티의 공연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소녀시대는 참 예뻤고 멋졌다. 상투적인 형용사지만 소녀시대를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다. 반짝이는 화려한 무대 의상은 이들과 한 몸인 양 잘 어울렸고, 카키색 바지에 워커의 터프한 의상은 ‘걸크러쉬’를 절로 불러일으키는 카리스마를 자아냈다.
이듬해 소녀시대는 데뷔 10주년을 맞이한다. ‘벌써?’라는 소리가 절로 튀어나온다. 지난 2007년 파스텔 톤 사탕을 들고 데뷔한 소녀들이 이제 9살 더 나이를 먹었다는 말이니까. 이제는 더이상 ‘소녀스럽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화려한 조명 아래 서 있는 멤버들은 빛났고, 한결같이 발랄했으며 사랑스러웠다. 부족한 2%가 존재할지언정, 거기에 여유로움과 화려한 무대 구성, 넓은 스펙트럼이 더해졌을 뿐이다. 소녀시대는 역시, 지금도 소녀시대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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