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배우 유아인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14년 연기경력에 정점을 찍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유준상, 김혜수의 사회로 제36회 청룡영화상의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은 많은 부문 중 남우주연상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다. 남우주연상에 ‘사도’ 송강호, ‘사도’ 유아인, ‘암살’ 이정재,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정재영, ‘베테랑’ 황정민이 노미네이트 됐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배우들 모두 명품 연기를 선보였기에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했다. 그 결과 유아인이 선배들을 누르고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유아인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고 머리를 매만지며 “아까도 시상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 처음 무대에 올랐는데, 내가 이런 무대에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다. 오늘도 청심환 먹고 왔다. 모르겠다. 내 것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도’와 ‘베테랑’으로 많은 분이 사랑을 보내주신 덕분에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끄럽고 민망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유아인은 “항상 부끄럽다. 행복하고 기쁘고 자랑스러운 순간보다, 부끄럽고 민망하고 나서기 싫고 그런 순간이 더 많다. 항상 부끄러워하는 일로 거울을 보고 매 순간 부끄러워하는 일로 성장하고 다그치고 또 성장하는 그런 인간,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며, “제 마음 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분들 제가 사랑하는 분들이다.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마무리했다.
유아인은 2003년 KBS2 드라마 ‘반올림’을 통해 데뷔했다. 그는 고아라의 남자친구 역할을 맡았고, 자신의 예명과 같은 이름 유아인으로 등장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KBS2 드라마 ‘4월의 키스’에 출연하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7년 영화 ‘좋지 아니한가’를 통해 스크린에까지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첫 작품부터 주연을 맡았던 유아인은 같은 해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서 종대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08년 KBS2 드라마 ‘최강칠우’, 2008년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2009년 영화 ‘하늘과 바다’에 출연하며 탄탄하게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그러다 유아인은 2010년 KBS2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속 걸오를 통해 팬덤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여성들에게 ‘걸오앓이’를 불러일으켰다. 차기작에 관심이 쏠렸던 시기, 유아인은 2011년 영화 ‘완득이’에서 반항아 도완득 역을 맡아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특히 배우 김윤석과의 물 흐르는 듯한 호흡은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유아인은 안주하지 않고 더욱 쇠뿔을 단김에 뺐다. 2012년 SBS 드라마 ‘패션왕’을 시작으로 2013년 영화 ‘깡철이’, 같은 해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2014년 영화 ‘우아한 거짓말’, JTBC 드라마 ‘밀회’까지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동안 노력했던 것을 보상이라도 받기 시작한 것일까. 유아인은 올 상반기 영화 ‘베테랑’으로 천만 배우에 등극하더니, 영화 ‘사도’에서 불운한 사도세자로 완벽 빙의하는 연기를 선보이며 대체불가 배우임을 입증했다. 유아인은 2015년을 그야말로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이에 유아인이 청룡영화상에서 쟁쟁한 선배 배우들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잡음이 들리지 않고 있다. 이는 유아인이 데뷔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 적이 없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앞으로가 탄탄대로일 것 같은 유아인은 아쉽게도 현재 출연하고 있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끝난 후 군에 입대한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다녀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인기가 정점인 상황에서 군대에 간다는 부분은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허나 2년 뒤 한 층 더 성숙하고 남자다워질 유아인의 모습을 기대한다. 바야흐로 지금은 유아인에 의한 유아인을 위한 시대다.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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