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대극장이어야만 하는 이유(종합)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대극장이어야만 하는 이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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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하 '한밤개')이 대극장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3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하 '한밤개')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태형 연출, 김수로 프로듀서를 비롯해 배우 려욱(슈퍼주니어) 전성우 심형탁 배해선 김지현 김로사 양소민 김동영 황성현 한세라 신창주 조한나 강정임 김종철이 참석해 공연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는 한편 간담회와 포토타임을 가졌다.

연극 '한밤개'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15세 소년 크리스토퍼가 이웃집 개가 살해당한 것을 발견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닫힌 세계를 벗어나 용감하게 세상 밖으로 발을 디디며 벌어지는 성장담을 그리고 있다. 2013년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올리비에어워드 7관왕, 2015년 미국 토니어워드 5관왕으로 최다 수상작의 영예에 오른 지금 가장 '핫'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김수로 프로듀서는 런던과 뉴욕을 몇 번이나 오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무엇보다도 깊고 강한 인상을 남긴 예측할 수 없는 무대 연출과 화려한 영상미는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으며, 이 작품이 왜 대극장에서 공연되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답을 보여줬다. 무대에서는 수학과 우주, 별을 좋아하는 소년 크리스토퍼가 보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또 놀랍도록 혼란스러운 세상이 그대로 펼쳐졌다. 또한 앙상블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꽃, 가구 등을 몸으로 직접 표현해, 연극적인 요소 또한 강조됐다.

이런 무대에 대해 김수로 프로듀서는 "처음에는 무대까지 가지고 오고 싶어서 딜을 했었는데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나라 국왕이 밀어주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금액을 불러서 이렇게 되면 한국 관객들에게 못 보여드리겠다 싶었다"면서 "그래서 그 이후에 다시 (라이선스 구입을) 대본으로 선회를 해서 거기에 걸맞는 최고의 무대를 만들자 해서 정승호 교수님 모시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 일본 공연과 국내 초연의 다른 점에 대해서 김태형 연출가는 "영국 공연은 쿨하고 세련되고 테크놀리지가 뛰어났다. 영상이나 조명이나 무대 활용도도 뛰어났다. 그런 공연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와 자신감이 부러웠다. 관객들도 쿨하고 세련된 자세로 관극했고, 잘 울지 않더라"라며, "일본 공연은 음악을 많이 배제하고 피아노 한 대의 라이브로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훨씬 더 정서적으로 엄마, 아빠, 아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흘러가는 걸 볼 수 있었다. 많은 여성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공연을 봤다. (나도) 슬프고 아프게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공연을 준비하면서 할 수 있다면 두 가지를 잘 조합해서 섞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면서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좀 더 세련되고 쿨하게 첨단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다. 배우들과 신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서정적인 마음으로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김태형 연출가의 말처럼 첨단 기술과 감성의 만남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는 내년 1월 3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