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썰] 아이돌의 결혼, ‘사랑vs배신감’에 대한 저울질
[뮤-직썰] 아이돌의 결혼, ‘사랑vs배신감’에 대한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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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우리 오빠가 결혼을 한다니!’ 최근 아이돌의 결혼 소식에 연예계가 뜨겁다. 연애도 아니고 무려 ‘결혼’이다. 특히 그룹 유키스 멤버 일라이는 지난 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고백해 화두에 올랐다.

일라이는 “내 손가락의 반지를 보고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우린 함께 한지 5년이 됐다. 우리는 2014년 6월 혼인신고를 했고 곧 태어날 아기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아내는 현재 임신 3개월이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아내와 반지를 나눠낀 사진도 공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직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다.

종종 들리는 아이돌의 연애사에 자의적인 공개는 없다는 것에 비하면 일라이의 소식은 거의 ‘폭탄선언’ 수준이다. 더불어 아빠가 된다는 소식은 축복 받아 마땅한일이지만, 놀란 팬들의 마음엔 그런 여유가 없었다.

일라이와 같은 유키스 소속이었던 동호 역시 지난 10월 결혼 소식을 발표했다. 올해 21살의 동호였기에 결혼을 둘러싼 말들이 많았다. 이에 그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동호는 현재 유키스 탈퇴 후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단을 한 상태다.

결혼에 따른 파장이지만 두 사람의 대응은 사뭇 다르다. 일라이는 비밀 결혼 발표와 함께 “여러분이 놀랄 수 있지만 다들 아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신감을 느낀다면 사과 드리고 유키스를 응원하지 않는다 해도 이해하겠다”며 말을 덧붙였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걸까? 팬들의 입장에서는 참 힘 빠지는 말이다. 아니 뼈 아픈 말이다.

이후 일라이는 소속사를 통해 “아이돌이라는 신분으로 사는 나로 인해 내 가족은 너무 힘들었다. 어디서도 떳떳하지 못하게 숨어 다녀야만 했다. 가족을 지키지 위한 나만의 행동이었다. 난 책임을 지고 싶었다”고 동호와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이 말은 또 백 번 이해가 간다.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 본능적으로 사랑을 느끼고, 가정을 꾸리며 책임을 지는 행위에 어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아이돌은 힘들다. ‘소속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대중의 수많은 시선을 받으며 일거수일투족을 털어놔야 한다. 감정은 철저한 통제 하에 표출된다. 더 나아가 격변하는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며 달린다. 그래서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은 아이돌에게 큰 바람일지도 모른다.

물론 일라이가 비밀 결혼을 최초로 발표한 방법과 내용에 대해서는 안타깝다. 자신의 곁을 지켜준 팬을 배려하지 않은 행동이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택한 이상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의무 아닌 의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망’ ‘배신’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아울러 리더 수현은 "일라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저희 유키스는 변할 것이 없다"고 일라이를 품에 안았다. 아이돌은 하나의 팀으로 움직인다. 유키스와 일라이도 그렇다. 결혼은 자유지만 좋지 않은 모양새로 흘렀다면 이는 일라이 한 명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결혼하는 아이돌을 탓할 수 없다. 아이돌도 한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권리와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을 탓할 수도 없다. 사랑한만큼 충분히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충격 받은 대중이 등을 돌리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고백해야 할 지 고민하는 자와 어떻게 말해도 상처 받는 자, 쌍방향적인 이해 그리고 배려와 공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유키스 일라이 인스타그램, 브랜든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