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그룹 터보가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
터보 정규 6집 앨범 ‘어게인(AGAIN)’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18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잠원동 더 리버사이드호텔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터보는 지난 1995년 데뷔한 댄스 그룹으로, 당시 멤버는 김종국과 김정남이었다. 이후 1997년 멤버 마이키를 영입했다. 터보는 김정남을 제외하고 김종국-마이키 2인조 활동을 펼쳤으나, 2001년 공식 해체를 거친 뒤 각자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들은 지난해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에 출연해 많은 이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멤버들 사이에서 구체적인 앨범 이야기가 오갔고,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다시 뭉치게 됐다. 정규 6집 앨범 ‘어게인’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김종국은 “방송에 출연했을 때는 일회성 이벤트였지만 김정남과 마이키도 재조명을 받는 순간이 됐다”며 “‘추억을 괜히 건드려야 하나’하는 생각과 도전 의식 중 후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앨범을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정남은 “앨범을 내자고 했을 때 실감이 안 났다. 긴 공백 동안 음악을 포기하려고도 했었는데 잘 안됐다. 그런 것(음악)에 익숙해져 있었고 내 삶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의를 해줬을 때 앨범이 나오는 것을 떠나서 꿈만 같았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을 내기까지 고민과 걱정도 많았다. 현재 김종국은 터보 이후 솔로가수 및 예능 활동을 펼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김종국과 달리, 김정남과 마이키는 별다른 활동을 펼치지 않아 연예계에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에 김정남은 “무한도전’ 이후에도 음악 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서 마음을 다른 쪽으로 두고 있었다. 그런데 김종국이 앨범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국과 터보로서 활동한 시기는 짧다. 그런데 김종국이 그간 열심히 쌓아온 것들을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에게 베풀어주는 걸 보면 너무 고마워서 그 말조차 염치 없게 느껴졌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김정남은 그 생각을 고쳐 먹었다고 한다. 터보라는 울타리 안으로 불러준다면, 이것저것 생각을 하기 보다 최선을 다해, 폐를 끼치지 말고 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종국은 “연예인은 새로운 걸 보여주기가 힘들고 고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나는 터보를 통해 다른 장르를 할 수 있다”고 오히려 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김종국은 “추억일 때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그룹인데, 괜히 현실로 끄집어 내는 것이 아닌가 싶어 고민이 됐다”고 우려했던 점을 털어놨다. 가요계에 복고 열풍이 불어 8090년대 가수들이 재조명을 받고, 이에 자연스레 터보 또한 묻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소리에 대한 말이다.
이에 대해 터보 멤버들은 ‘90년대를 휩쓸었던 터보의 컴백’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보다 ‘앨범’ 자체를 내세웠다. 김종국은 이번 앨범에 대해 “4, 50대가 타겟이 아니라, 요즘 아이돌과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만들었다. 결코 음악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똑같은 미디엄 템포 곡이어도 우리의 곡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터보만의 색깔을 강조했다.
마이키 역시 “모든 가수들은 자신들만의 색깔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른 친구들과 같은 음악을 내면 색깔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게인’은 한 마디로 ‘종합’이다. 멤버들의 말에 따르면 ‘어게인’은 감성적인 노래와 겨울 음악, 댄스 곡 등의 밸런스를 잘 맞췄다. 예전의 터보에서 볼 수 있던 모습을 현재에 맞게 해석하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정남이 터보 멤버였던 1집과 2집에는 파워풀한 댄스가, 이후 마이키와 함께한 5집까지에는 서정적인 느낌이 담겼다. 그래서 터보는 다른 느낌의 여러 가지 장르를 한꺼번에 소화해낼 수 있었다.
트랙도 무려 19개 트랙이다. 더블 타이틀곡 ‘다시’와 ‘숨바꼭질’, 인트로, 인스트루먼트 등으로 꽉 채워졌다. 김종국은 많은 트랙 수에 대해 “20주년이어서 20곡을 하려고 했는데 너무 작위적인 것 같아 줄였다. (웃음) 20주년이라고 해서 기념적인 게 아니라, 멈췄던 터보가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두려웠지만 피하고 싶지 않았고, 다시 시작하는 시점에서 ‘터보의 것을 다시 한 번 꺼내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말한, 터보가 90년대 예전의 색깔까지 유지하고자 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무한도전’ 출연은 일회성이었지만, 터보의 ‘어게인’은 그렇지 않다. 김종국은 “유니크한 느낌의 그룹으로서 앞으로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하고 싶었던 음악들이 있는데, 앞으로의 음악으로 보여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멤버들은 예능을 통해 먼저 터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터보는 현재 KBS2 ‘해피투게더 시즌3’에 출연 예정이다. 음악 무대는 아직 고민 중이지만, 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콘서트다. 앞으로 터보가 ‘추억’에서 벗어나 현재 진행형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터보 정규 6집 앨범 ‘어게인’의 음원은 오는 21일 자정 발매된다.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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