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김규리 기자]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학업에 치이고, 업무에 치인 우리들은 버릇처럼 말한다 “아, 죽고 싶다”. 하지만, 이 뮤지컬을 보고 난 후에는 ‘죽고 싶다’ 라는 말이 말버릇처럼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마이 버킷 리스트’는 살 수 있기에, 살아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유리알 같은 남자 해기는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시가 잔뜩 돋은 강구에게 자신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 시행에 도움을 줄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시작된 전혀 다른 두 소년의 우정은 극이 진행될수록 더욱 진해진다.
해기와 강구 역을 맡은 김태경, 주민진은 긴 직사각형 모양의 무대를 부지런히 누비며 작은 소극장에서 최고의 무대를 보여준다. 각자 짝을 이룬 배우들끼리 개막부터 함께 하는 독특한 ‘페어별 공연’ 시스템 때문인지, 두 배우는 찰떡궁합 같은 호흡을 보여주며 극을 이끌어 갔다.
해기가 하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강구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해기를 위해 아빠의 스포츠카를 훔쳐오고, 해기가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등, 해기의 버킷 리스트를 ‘함께’ 이루어가기 시작한다.
100분이라는 러닝 타임 내내 두 배우의 열연은 관객의 이목을 사로 잡으며 감정의 깊이를 더한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해기의 모습은 불쌍하다는 생각보다는 사랑스러웠고 귀여웠으며 그래서인지 가슴 한 구석이 찌릿 찌릿해지는 이상한 기분이 들게 했다. 날카롭고 강해 보이는 강구는 사실 상처도 많고 아버지를 증오하는 만큼 그에 대한 사랑을 그리워하기에 생각할수록 마음 아픈 캐릭터였다.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하게 만드는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소소한 일상에 감사하게 되며 삶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다. 두 소년의 스토리는 힐링이 필요한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큰 교훈이 될 수 있는 활력소이자 지침서가 아닐까? 2015년 1월 3일로 폐막한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2015년 상반기 재연을 앞두고 있다. 벌써부터 해기와 강구, 두 소년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사진=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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