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없는 게 없는 노을 콘서트, '만물상'을 수여합니다
[Z-리뷰] 없는 게 없는 노을 콘서트, '만물상'을 수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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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그룹 노을이 다채로운 무대로 겨울밤에 스며들었다.

지난 23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2015 노을 콘서트 겨울밤이 개최됐다. 이날 노을은 약 180분간 30여 곡을 부르며 관객과 호흡했다.

◆ 믿고 듣는 노을 표 발라드

이날 노을은 내려진 장막 사이로 ‘하지 못한 말’을 부르며 등장했다. 한 곡을 마친 후 바로 관객과 인사한 이들은 “콘서트가 9개월 만인데 오랜만에 하는 느낌이다. 균성이만 열심히 활동해서 그런 가보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또한 멤버들은 새하얀 슈트를 차려 입었는데 “검은 옷을 주로 입었는데 겨울밤이라 그런지 하얀 옷을 입혔다. 눈사람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렇게 할게 ‘아이 노우(I Know)’를 부르며 잔잔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공연은 노희경 작가의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온다’ 글귀와 함께 했다. 먼저 사랑과 설렘을 드러내는 문구가 나왔고, 노을은 ‘라이크 어 스타(Like A Star)’ ‘오늘 같은 날엔’을 부르며 사랑의 두근거림을 표현했다.

이어 이별과 슬픔에 관련된 문구가 나오자, 멤버들은 ‘이별 밖에’ ‘전부 너였다’ ‘목소리’ ‘늦은 얘기들’까지 네 곡을 연달아 부르며 감정선을 이어갔다. 글귀와 노래를 동시에 보여준 이들은 “가사도 중요하지만 노래가 주는 추억도 있다. 오랜만에 들으면 그 때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 말처럼 노을은 자신들의 히트곡을 공연 초반부에 모아 들려주며 관객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 캐럴부터 故신해철 추모곡까지...훈훈함 선사

이날 공연에서는 멤버들의 솔로 무대와 시즌에 맞는 캐럴 송도 즐길 수 있었다. 나성호는 가수 카리나의 ‘슬로 모션(Slow Motion)’을 불렀다. 또한 네 명의 멤버들은 ‘더 퍼스트 노엘(The first Noel)’을 아카펠라로 보여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눈 내리는 날’ 무대에서는 산타클로스 옷을 걸치고 선물 바구니를 든 채 객석으로 내려와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전우성은 故신해철의 ‘길 위에서’를 열창하며 자신의 추억을 떠올림과 동시에 고 신해철을 추모했다. 그는 “24년 전 발매된 곡이다. 어린 나이에 이 곡을 듣고 노래를 하고 싶다고 느꼈다. 12살에 듣고 36살이 부르는 노래다”라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고 신해철의 모습이 그려져 마음이 저릿했으며, 온 힘을 다해 부르는 전우성의 목소리에선 진심이 느껴졌다.

◆ 2015 노을 어워드, 이런 시상식 또 없습니다

노을 콘서트의 재미 포인트를 꼽는다면, 단연 ‘패러디’다. 이번 공연에서는 ‘2015 노을 어워드’라는 타이틀로 자체 시상식을 진행했다. 중간 중간 축하 무대 형식으로 전우성은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이상곤은 ‘만약에 말야’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특히 멤버들의 여장은 압권이었다. 먼저 나성호가 가슴과 다리가 트인 드레스를 입고 나와 자신을 “MC 김혜수”라고 소개했다. 그는 홀로 무대를 이끌어나감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재치 있는 말들을 통해 관객에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나성호를 제외한 세 멤버는 그룹 여자친구로 분했다. 이들은 맨 다리와 팔뚝을 과감히 드러낸 채 '유리구슬'을 불러 웃음을 유발했다.

이날 시각효과상은 ‘누가 사진발을 잘 받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네 명의 멤버들이 후보로 올랐다. 그 중 똑같은 표정과 각도로, 심지어 하얗게 날아간 셀카를 주로 찍는 나성호가 수상을 하게 됐다. 이후 MC 김혜수가 아닌, 노을의 나성호로 돌아온 그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무대에서 즉석 셀카를 찍어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공로상은 올해 샴푸 광고를 찍은 강균성이 받았다. 대중의 두피 관리에 힘써줬다는 다소 웃긴 이유였다. 남우주연상은 영화 ‘사도’의 유아인, ‘검은 사제들’의 강동원 등을 제치고 노을의 ‘떠나간다’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이상곤이 수상해 웃음을 안겼다.

특히 베스트 커플상은 사전에 사연을 보낸 관객의 청혼 이벤트로 진행됐다. 노을은 무대 위로 올라온 커플에게 히트곡 ‘청혼’을 불러주며 함께 축하했다. 또한 대망의 대상 시상 순서에서는 이상곤이 무릎을 꿇으며 “바로 여러분”이라고 말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후 ‘여러분’을 부르며 폭죽을 터뜨려 화려한 마무리를 지었다.

◆ 노을이 노을과 '함께' 부릅니다

이어 강균성은 ‘러브 이즈 온 더 웨이(Love is on the way)’를, 멤버들은 ‘그리워 그리워’ ‘마지막인 것처럼’을 부르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최근 발매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 ‘함께’를 부를 때는 드라마 출연자 최성원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성원은 극 중 ‘노을’이라는 이름으로 출연, 그룹 노을과 더욱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뮤지컬 배우임을 증명하듯 수준급 노래 실력을 선보이며 멤버들과 어우러졌다. 노래가 끝난 후 멤버들은 “스케줄이 안 맞아서 리허설도 못하고 우리도 지금 처음 맞춰보는 거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노을은 ‘천생연분’ ‘인연(록 Ver.)’ ‘붉은 노을’ 등을 부르며 흥겹게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 종합선물세트...노을 콘서트에 다 모였다

노을이 발라드 보컬 그룹이기에 공연 또한 조용히만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두길 바란다. 노을의 공연은 ‘종합선물세트’ 같다. 확실한 것은 노을의 공연은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각종 패러디를 진행하고 ‘시상식’이라는 또 다른 테마를 만들어낸 그 성의와 노력도 느껴진다.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혹은 달콤한 발라드를 들을 수 있다.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신나는 무대를 통한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중간 중간 멤버들이 주고 받는 멘트는 개그맨 뺨칠 정도로 유머러스하다.

그러면서도 믿고 듣는 노을의 보컬까지 어우러진다. 이날 공연에서 강균성이 “어렸을 때는 음원 순위나 인기를 신경 썼는데, 이제는 우리의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았다는 글을 볼 때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첫 공연이기 때문인지 음향이 불안정하고 무대 장치의 작동이 수월하지 않았던 점도 있었지만, 앞서 말한 것들로 인해 공연이 더욱 풍부해졌다.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우리에게 스며든 노을의 공연에 ‘만물상’이라도 수여해야 할 것 같다.

한편 노을은 24일 같은 장소에서 2015 노을 콘서트 겨울밤의 열기를 이어간다.

 

사진=YNB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