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여느 복고 열풍과는 다르다. ‘추억으로 회귀’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최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OST들이 음원 차트를 점령하고 있다. 아이돌의 끊임없는 신곡 공세에도 불구하고 해당 OST들은 차트 상위권에 들어온 이후 요지부동이다.
멜론 실시간 차트(29일 오후 3시 기준)에서는 오혁의 ‘소녀’,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박보람의 ‘혜화동(혹은 쌍문동)’, 김필의 ‘청춘’, 노을의 ‘함께’까지 5곡이 10위권에 머물러 있다. 벅스 실시간 차트에서는 걸스데이 소진의 ‘매일 그대와’, 디셈버의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등 무려 7곡이 1위부터 7위까지 줄지어 포진돼 있다.
대체 무엇이 음원 차트에 ‘응답하라 1988’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우선 뛰어난 원곡이다. 지금까지 현재로 소환된 가수는 이문세, 들국화, 김창완밴드, 변진섭, 동물원, 김건모&박광현 등이다. 이들의 노래는 원곡 자체로도 전혀 촌스럽지 않을 만큼 세련됐다.
거기에 실력파 보컬리스트의 재해석으로 요즘 입맛에 맞춤이 됐다. 오혁, 이적, 박보람, 김필, 노을 등은 자신만의 색깔과 개성을 덧칠했다. 그 결과 원곡을 몰랐던 어린 세대는 ‘옛날 노래’가 아닌, ‘좋은 노래’를 듣게 됐다. 또한 당시를 살았던 세대는 길거리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예전을 추억하게 됐다.

‘응답하라 1988’이 겨울에 전파를 탄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응답하라 1988'은 가족의 정과 친구들의 우애로 작품 전체를 감싸안는다. 누구나 바라고 그리는 따스한 마음은 OST와 어우러져 잔잔한 감동을 더한다. 마치 추운 겨울, 손에 꼭 쥐고 있는 손난로 같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나오는 따스한 멜로디가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다.
또한 ‘응답하라 1988’의 OST의 가장 큰 무기는 '순수함'이다. 해당 노래에는 ‘80년대였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특유의 감성과 담백함, 그리고 솔직함이 있다. 때 묻지 않았기에 순수하고, 순수하기에 포근하다. 요즘의 화려한 음악 속에선 느낄 수 없는 정취다.
물론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시대별 음악이 달라지기 때문에 당연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 음악들이 지치고 힘든 삶을 사는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자신을 위로하고 감싸줄 만한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있는 이들이 많은 걸 수도 있다. 결국 대중은 ‘응답하라 1988’ OST를 향해 저마다의 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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