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TV] '힐링캠프' 이문세, 그의 목소리 귀환은 사랑입니다
[꿀TV] '힐링캠프' 이문세, 그의 목소리 귀환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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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이소희 인턴기자] 가수 이문세가 지난 30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놨습니다. "항간에 '목소리를 잃었다'는 말이 있다”라는 MC 이경규의 충격적인 질문으로 시작된 이문세의 이야기는 우리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는 과연 어떤 아픔을 견디고 명품 목소리를 지켜낼 수 있었을까요?

이문세가 8년 전 겪었던 갑상선 암이 지난해 7월 재발했습니다. 그때 이문세의 심정은 상상조차 되지 않네요. 하필 암 조직이 성대 가까이에 생긴 바람에 자칫하면 목소리를 영영 잃을 수 있었으니까요. 이에 이문세는 자신의 목숨 걱정보다도 '공연 8개가 남았는데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합니다. 예전에 편도선 수술로 인해 자신의 눈 앞에서 관객을 돌려보낸 일이 생각나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던 거죠.

암을 완전히 제거하려면 성대를 건드릴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던 이문세는 결국 암 조직을 일부를 떼어내는 일을 포기했습니다. 이문세는 "생명도 중요하지만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1분이라도 더 노래를 하고 싶었다. 그건 나의 사명감이다"라고 했습니다. 아, 이문세는 뼈 속 깊이 노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만큼 그에게 '음악'이라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문세의 다사다난한 사건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1986년도에 턱 뼈가 부서질 정도의 큰 교통사고를 겪었거든요. 이로 인해 몇 달 동안 입을 벌리지도 못했답니다. 치료가 끝났어도 목소리를 내긴 무리였고요. 이문세는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화장실에 가 엉엉 울면서 노래를 한 소절씩 부르는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쭉 뻗는 시원한 고음으로 심금을 울리던 사람이 화장실에서, 심지어 울면서 소리를 내는 연습을 했다니. 생각만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고통의 재활기간을 견디고 처음 무대에 선 날, 이문세는 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3집 앨범 수록곡인 '소녀'의 첫 소절을 부르자마자 앞에 있던 소녀팬들이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입니다. 다시 노래를 할 수 있다는 벅찬 감동에 나를 기다려준 팬들의 마음까지 더해지니 더이상 노래를 이어갈 수 없었던 거죠. 당시 팬들은 일제히 '소녀'를 합창하며 이문세의 무대를 완성했습니다. 이를 회상하는 이문세의 모습에서 그때의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소름이 돋기도 하고요.

이렇게 겨우 목소리를 지켜왔던 이문세는 병의 후유증으로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음역대의 미묘한 차이가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한계를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을 보고 이문세는 "무너진다"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이문세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버티고 또 버텼죠. 이문세의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전설을 다시 마주할 수 있게 해준 이문세는 정말, 사랑입니다.

 

사진=SBS '힐링캠프, 좋지 아니한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