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이 51부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내 딸 금사월’은 막장극을 히트시킨 김순옥 작가의 신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특히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려놓은 백호민 PD와 김 작가가 다시 만난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허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내 딸, 금사월’은 ‘왔다! 장보리’와 비슷한 소재로 전개가 시작됐다. 특히 답답한 캐릭터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을 일명 ‘암유발’ 시키기 시작했다. 결국 마지막회에도 답답한 속을 ‘뻥’ 뚫리게 할 사이다 같은 결말이 나오지 않아 시청자들을 찜찜하게 만들었다.
종영 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남자 주인공 강찬빈 역할을 맡아 열연한 윤현민을 만나 ‘내 딸 금사월’ 출연부터 논란까지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윤현민은 민감한 질문을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아쉬웠다”고 솔직하게 속마음을 드러내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긴 호흡의 드라마 ‘내 딸 금사월’이 끝났다. 지금 느끼는 기분은 어떤가.
준비하는 기간까지 더하면 8개월의 시간이 소요됐거든요. 그런 면으로 볼 때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고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드네요.
얼굴을 보니 많이 피로해 보인다. 조금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은데.
인터뷰 끝나면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으려고 생각중이에요. ‘내 딸 금사월’ 촬영하는 동안 밥을 거의 먹질 못하고 샐러드나 간단한 간식 정도로 때웠거든요. 나중에는 손톱이 반달로 파이는 등 영양실조 증상이 나타나더라고요. 또 너무 빠져서 바지도 2인치나 커져 다 줄였고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있었어요. 하지만 몸은 피로했지만 마음만은 따뜻했고, 많이 배우는 시간이 됐기에 뿌듯해요.
최근 2년 사이에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얼굴을 알린 건 ‘내 딸 금사월’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맞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도 ‘내 딸 금사월’이 저를 배우로서 가장 많이 알리게 해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시청률도 30% 이상이 나왔는데 제가 언제 이런 작품을 또 해보겠어요. 어느 날 마트에 장을 보러 간 적이 있어요. 지나가는데 주변의 아주머니들께서 저를 알아보고 인사를 하더라고요. 그 때 ‘‘내 딸 금사월’의 파급력이 이정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근본적으로 돌아온다면 ‘내 딸 금사월’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고, 강찬빈 역할을 받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한데.
JTBC 드라마 ‘순정에 반하다’가 끝난 후 정경호와 함께 뉴욕을 갔다가 한국에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그 때 김은옥 작가님을 만나서 티타임을 가졌어요. 전 단순히 차 한 잔 마시면서 이것저것 이야기 나누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갔어요. 그런데 작가님께서 ‘내 딸 금사월’에 대해 이야기 하고난 뒤 ‘지장 찍고 가라’고 말씀하셨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스타 작가님께서 저를 주말드라마의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하셨다는 것에 놀랐거든요.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사인을 하고 강찬빈 역할을 맡게 됐어요.
강찬빈 역할,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처음에는 ‘와~’멋지다‘하고 봤지만, 후반에는 욕도 먹고 답답한 캐릭터로 변모했다. 본인의 생각은?
저도 연기를 하면서 느꼈어요. 많이 아쉬웠죠. 초반에 백진희 씨와 알콩달콩 하는 모습이 강찬빈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연기를 했거든요. 그래서 더욱 시너지도 많이 발생했던 거 같고요. 허나 후반으로 갈수록 멜로가 많이 사라졌고, 백진희 씨와 함께하는 시간도 줄어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아요.
그래도 ‘내 딸 금사월’이 아쉬움만 남기지 않고, 깨달음이나 배움을 줬을 것 같은데.
저도 끝나고 생각을 해 봤어요.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가 산으로 가긴 했지만, 제 연기 인생에 있어서 작품만 놓고 봤을 때는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금사월과 강찬빈이 열린 결말로 끝났는데, 마음에 드나? 윤현민이 생각했던 결말은?
애매한 결말이 저도 아쉬워요. 전 두 사람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거든요. 허나 스토리를 생각하니 둘이 안 이어지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마 감독님과 작가님이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 그려내지 않았나 생각해요.

전인화, 손창민 등 대 선배들과도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배운 점도 많았을 터.
극 중 엄마, 아빠로 나오셨기에 함께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조언도 즉석에서 바로바로 해주셨고, 끝나고 나서 한 인터뷰에도 좋게 언급해 주시고 여러모로 감사하죠. 특히 전인화 선배는 진짜 아들에게 하는 조언을 해주듯이 ‘네가 이러면 이랬으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내 딸 금사월’에 유재석이 카메오로 출연해 관심을 톡톡히 받았다. 그때 잠깐 촬영을 해봤겠지만 어땠나.
유재석 씨를 처음 봤는데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정말 늘 TV로만 보던 연예인이 제 눈앞에 서 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웃음) 보면서 속으로 ‘진짜 유느님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러고 있는 와중에 유재석 씨가 먼저 악수를 청하셨어요. 존경스러웠죠. 특히 ‘무한도전’ 팀에서 정말 많이 저희를 배려해 줬어요. 이동시간과 대기시간이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평을 털어놓기보다는 묵묵히 기다려 줬어요. 정말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싶어요.
드라마 OST에도 참여했다. 절절하게 잘 부르던데,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참여할 생각인지?
제안이 온다면 물론 참여해야죠. 이번에도 제안이 왔을 때 선뜻 승낙을 했어요. 의미있을 거 같아서요. 다만 일찍 더 만들어져서 찬빈이와 사월이의 멜로에 많이 쓰였으면 하는데 조금 아쉬워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게 한 작품이지만, ‘내 딸 금사월’을 통해 지난해 열린 MBC 연기대상에서 우수상까지 받았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선사한 ‘내 딸 금사월’ 특별한 작품으로 남을 거 같은데.
맞아요. 작품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제 배우 필모그래피에 있어서는 큰 획을 그어준 작품이죠. 솔직히 지난해 연기대상에 노미네이트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재작년에 KBS 연기대상에 노미네이트 됐다는 소식을 듣고 상을 받을 줄 알고 크게 기대를 하고 있었거든요.(웃음) 그런데 마음을 놓은 덕분인지 이번에는 좋은 결과로 돌아왔네요. 허나 제가 연기를 잘해서라기보다는 ‘내 딸 금사월’의 인기에 힘입어 받은 것이라 생각해요. 정말 감사해요.
윤현민에게 있어 ‘내 딸 금사월’이란?
이 드라마는 저에게 배우로서는 잘 모르겠는데, 사람으로서 참 많은 것을 알려준 작품이었어요. 배우로서는 물론, 연기 외적으로 성숙해지게까지 해준 작품이니깐요. 지금 제 인생은 ‘내 딸 금사월’ 전후로 나눌 수 있어요. 이 정도면 저에게 있어 ‘내 딸 금사월’은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거 같은데요?
사진=김문희 인턴기자 moon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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