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나래 기자] 토종가수, 얼핏 보면 구수해 보이는 이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가수가 있다. 바로 김범수다. 김범수는 올해도 전국 투어 콘서트로 방방곡곡 음악 팬들을 찾아갈 준비를 마쳤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김범수 콘서트 ‘17년산 토종 김범수’가 열렸다.
이날 ‘나타나’와 ‘그대 모습은 장미’로 김범수 콘서트의 포문이 열렸다. 김범수는 “자리를 메워 주셔서 감사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콘서트 투어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오늘이 첫 공연이다. 17년째 한 해도 쉬지 않고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하지만 첫 공연은 늘 떨린다. 새색시가 새신랑을 맞으러 가는 느낌으로 설렘을 가지고 무대에 섰다”고 첫 공연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김범수의 이번 콘서트 명은 ‘17년산 토종 김범수’다. 17년산이라는 부분에서는 와인과 같은 서구적인 느낌이지만, 뒤에 붙는 수식어는 ‘토종’이라는 다소 구수한 단어다.
이에 김범수는 “17년 동안 활동한 것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팬 여러분들이 저를 아낌없이 사랑해주셔서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급 위스키가 17년이 지나면 맛이 익어간다. (음악적으로) 익어가기 시작한 단계라서 ‘17년산 토종 김범수’로 콘서트 이름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범수는 신예영과 ‘달라’ 무대를, 권은진과는 ‘남과 여’ 무대를 꾸몄다. 신예영과 권은진은 17년 내공의 김범수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하모니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무대가 끝나고 김범수는 “5~6년 전 ‘나가수’를 할 때 다른 가수와 비교하거나 ‘김범수 약한 거 같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화가 났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오기가 났다. 그런데 작년부터 새로운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이제는 저와 같이 무대에 오른 후배나 동료가 더 잘한다고 하면 기분이 좋다. 지금 무대도 여러분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김범수 약한데? 저 사람은 누구야?’ 하고 들었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을 응원했다.
그리고 “앞으로 김범수 이상, 박정현 이상으로 큰 뮤지션이 될 루키들과 함께 작업해서 좋았다”라며 “음악적 열정이 뛰어난 후배들이 멋진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친구라는 건’의 무대에서는 후배 가수 임도혁와 함께했다. ‘끝사랑’에서는 김다미와 듀엣무대를 꾸몄다. 김범수는 특별게스트를 부르기보다는 후배가수들과 함께했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콘서트를 마친 김범수는 “저도 첫 공연은 부끄러울 때가 많다. 여러분의 에너지 덕에 저의 실수를 커버할 수 있었다”라며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이어 “17년산의 풍미를 느끼셨나. 이번 공연에서는 제가 평소에 들려드리지 못한 노래도 들려드리고 싶어서 욕심냈다. 제 공연 자주 본 분은 다양한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을 것이고, 처음 오신 분들은 첫 공연이라 버벅인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범수는 “활동을 하며 많은 것 얻었다.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얼굴이지만. 많은 걸 얻었지만 모든 게 이뤄지는 건 아니다. 조금씩 제 자신을 내려놓고 비워내려고 한다. 열심히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새로운 걸 담아내기 위해 옛것을 지워낸다는 의미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곧 20년 차인데 제 목표는 50년이다. 성대가 떨어지는 그 날까지 여러분을 위해서 노래하는 토종가수로 남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범수는 온전히 음악 속에서 17년 동안 숙성됐다. 한층 더 깊어진 감성과 더욱 진해진 소울은 관객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얼굴 없는 가수에서 ‘실력파 비주얼 가수’로 우뚝 서기까지 1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김범수는 독보적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가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대중과 함께한 17년보다 앞으로 함께할 50년이 더 기대되는 보컬리스트 김범수의 음악 인생을 응원해본다.
사진=일광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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