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송일국 ① 그가 밝히는 '장영실'+사극...귀요미 삼둥이
[Z인터뷰] 송일국 ① 그가 밝히는 '장영실'+사극...귀요미 삼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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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삼둥이 아빠’ 송일국이 4년 만에 본업인 배우로서 ‘장영실’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송일국은 2015년 한 해 동안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세 아들 대한-민국-만세의 귀여운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덩달아 송일국의 훈육법까지 이슈가 되면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송일국은 ‘배우 송일국’보다는 ‘삼둥이 아빠’로 불렸다. 허나 송일국이 2016년 ‘장영실’의 출연을 결정함과 동시에,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했다. 이는 예능인이미지보다는 배우로서 정체성을 찾기 위함이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송일국의 복귀. 그는 보란 듯이 명불허전 ‘사극의 신’다운 연기력을 과시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장영실’ 종영 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송일국은 머리를 깔끔하게 자른 후 한층 단정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드라마 복귀에 대한 부담감도 잘린 머리카락과 함께 버린 듯 편안해 보였다. 이후 송일국은 ‘장영실’ 출연부터 아들 삼둥이까지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놨다.

오랜 공백 끝에 마주한 드라마 ‘장영실’이 끝났다.

오랜만에 한 드라마인데 빨리 끝나서 아쉬워요.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 장영실 역할의 제의가 왔을 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오히려 ‘어떻게 저를 캐스팅할 생각을 하셨냐’고 감독님께 되물었죠. ‘장영실’은 삼둥이들이 준 선물 같아요. 그전에는 선 굵은 역할만 하다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이후 장영실과 같은 기존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역할을 맡게 된 거잖아요.

초반에는 드라마와 예능을 병행했다. 힘들지는 않았나?

육체적으로는 편했어요. 오히려 대사가 어려워서 힘들었죠. 작가님 스타일이 한 사람에게 몰아주더라고요. 혼자 열 마디 하면 상대방은 한 마디 하는 수준이었죠.(웃음) 환경도 많이 바뀌었고 초반에는 적응하느라 시간을 보냈던거 같아요.

촬영 후 집에 돌아와서도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던데, 많이 피로했을 것 같다.

유인촌 선배께서 한 작품을 하면 집에서 나온다고 말하셨어요. 이해를 못했는데,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크게 깨달았죠. 다음 작품에 들어가게 될 때는 집을 왔다 갔다 해야 할지, 나와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 캐릭터를 위해 다이어트를 감행했다. 마지막까지 나온 본인의 모습이 만족스러운지 궁금한데?

아니요. 정말 감독님 이하 스태프들에게 죄송해요. 편집기사의 첫 마디가 ‘노비가 너무 잘 먹었나봐’라는 말이었어요.(웃음) 이후 죄송해서 빼려고 노력을 했는데 마음에 들지는 않아요. 특히 현장에서는 오히려 ‘힘’하면 송일국이 될 정도였으니깐요.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다루는 인물 장영실을 맡았다.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는지 궁금한데?

세종대왕을 만났기 때문에 장영실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장영실을 태종이 발탁했지만, 시대를 앞서나간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면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특히 후일 이야기는 사료에 남은 것이 없어서 어떻게 마무리를 할지 저 역시 궁금했어요. 감독님 역시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방송에서 보여진 결말도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처음으로 다뤄진 만큼 부담감도 있었을텐데?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현장에서는 감독님이 제일 힘들어하셨어요.(웃음) 저는 재미있었어요. 제가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장영실을 통해 그림을 그리고 만들고 즐기면서 촬영했죠.

즐기면서 촬영한 작품, 시청률 면에서도 마지막까지 꾸준하게 사랑 받았다. 주연 배우로서 어떤가?

요즘은 10%만 첫 방송에서 나와도 잘 된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는 넘겼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했죠. 저희끼리도 시청률 나온 거 보고 ‘이건 대박이다’라고 외쳤어요. 마지막까지도 시청률 두 자리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고요.

이번 작품은 아이가 태어난 뒤 복귀작이자, 그 아이들이 출연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삼둥이 출연 장면은 봤나?

봤죠. 생각보다 너무 크게 나와서 놀랐어요. 사실 삼둥이들이 제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더라고요. 엄마는 법원에 가는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것을 보고 제가 일하는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어요.(웃음) 그러던 중 ‘장영실’ 조연출이 제의를 했죠. 원래는 옷만 입히고 끝나는 것이었는데 감독님이 한번 촬영해보자고 하셨어요. 잠깐 나올 줄 알았는데 방송을 보니 크게 나와서 놀랐어요.

민국이 분량이 편집돼서 많이 아쉬워했다. 한 번쯤 나왔으면 했는데...

감독님께서도 민국이 분량이 편집돼 많이 아쉬워했고, ‘민국이 한 번 더 나올 수 있을까’라고 제안도 해주셨어요. 비록 안 맞아서 불발됐지만요.

혹 아이들이 ‘장영실’을 봤나?

삼둥이들하고 집에서 같이 봤어요.(미소)

아이들이 ‘장영실’을 이해하고 봤을까?

이해하는 부분은 잘 모르겠고요. 저희가 단체 카톡방이 있어요. 거기서 박규리 씨가 ‘장영실은 시시한 놈’이라고 카톡을 올렸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민국이에게 ‘장영실 시시한 놈이야?’라고 물으니 바로 ‘아니요’라고 답하더라고요. 그런 것을 볼 때는 아는 것 같기도 해요. 가끔 제가 아이들하고 격하게 놀아주거든요. 그 때마다 ‘‘장영실’로 가세요’라고 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한 동안 못 보니깐요. 하하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하나만 꼽아준다면.

극 중 세종대왕으로 출연했던 김상경과의 브로맨스요. 남자간의 멜로라고 해야 하나요? 그렇게 많이 등장할 줄 몰랐거든요. 저와 상경 씨가 나이도 비슷하고 아이 키우는 아빠고, 그런 남자와 장시간으로 눈을 마주치는게 민망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아마 상경 씨도 똑같은 생각을 했을 거라 생각해요.(웃음)

여러가지 의미를 준 ‘장영실’이다. 배우 송일국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장영실’...아이들과 함께 한 첫 작품이 될 거 같네요.

삼둥이들과 또 함께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어떤가?

아니요.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듯해요. 추후에 본인들이 연기를 한다고 하면 그때 가봐서 생각해 볼게요.

이번 작품까지 성공시키면서 송일국에서 ‘사극의 신’이라는 타이틀이 또 한 번 증명됐다. 이런 수식어에 대한 생각은?

솔직히 이런 수식어 부담스럽죠. 그래서 복귀작으로 사극을 선택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운이 좋았죠. 다행이도 그동안 출연했던 사극이 다 잘 돼서 좋고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사진=하윤서 인턴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