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지킬 박사가 신약 개발에 실패했다’는 가정으로 ‘지킬앤하이드’를 유쾌하게 뒤집은 미타키 코키의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가 돌아왔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행사에는 정태영 연출을 비롯해 배우 서현철 송유현 이시훈 손성민 김영철 박동욱 조정환이 참석했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인간의 ‘선’과 ‘악’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신약 개발에 실패한 지킬 박사가 다가올 연구 발표회에서 자신의 분리된 악한 인격 ‘하이드’를 연기할 무명배우 ‘빅터’를 대역으로 고용하면서 시작된다. 뮤지컬 ‘오케피’, 연극 ‘너와 함께라면’ ‘웃음의 대학’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일본 최고의 스타작가 미타니 코키의 작품이다.
지난해 국내 초연된 이 작품은 미타키 코키 특유의 웃음과 유머 코드가 더해져 로맨스와 스릴러가 담긴 ‘지킬앤하이드’의 다소 어두운 이미지와 분위기를 웃음을 통해 한 방에 날려버리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국내에서 공연된 미타니 코키의 작품 중 세 편에 출연한 배우 서현철은 "미타니 코키 코미디의 색깔이 뚜렷하다. 배우가 이게 희극인지 비극인지 모르고 몰두할 때 재미있어지는 상황이 많다. 인물이 견뎌내기 쉽지 않은 곤란한 상황을 많이 줘서 동작으로 웃기지 않아도 그 상황을 이겨내는 고통스러움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라며, "(미타니 코키는) 인물을 망가뜨리지 않고 상황을 재미있게 만든다. 결국 상황 때문에 인물이 망가진다. 일부러 망가뜨리지 않아도 웃음을 줄 수 있는 고단위 코미디가 아닌가 싶다"라고 그의 작품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미타니 코키의 작품은 탄탄한 대본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이번 작품 역시 잘 짜인 극본 안에 효율성 있게 배치된 웃음 포인트, 생각할 틈 없이 빠른 템포로 이어지는 대사들, 혼신의 힘을 다할 수록 왠지 측은해지는 캐릭터들로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원작에 대해 정태영 연출은 "원작이 훌륭해서 말이나 행동으로 웃기는 것이 아니라 상황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지킬 박사가 실험에 실패했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순간순간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현장감을 담기 위해서 노력했다. 극이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은 진지하게 연기를 하고 있다. 상황이 웃긴 그 자체가 작가의 크나큰 힘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지난해 초연에 함께 했던 배우들에 뉴 캐스트들이 더해져 돌아왔다. 지킬 박사 역과 빅터 역은 각각 세 명의 배우가 번갈아 연기한다. 정태영 연출은 "우리 작품의 특징인데 다 느낌이 다르다. 변수가 너무 많다. 약속은 같지만 그 안에 호흡들이 굉장히 달라서 그걸 앞에서 지켜보는 연출 입장에서 굉장히 즐겁다"라고 3인 3색의 매력을 강조했다.
지난해와는 달리 소극장 공연인 점도 공연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가 됐다. 정태영 연출은 “이번에 세트도 다시 만들었다. 더 디테일하게 하려고 했다. 배우들도 그렇게 연기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훌륭한 원작에 뛰어난 배우들, 소극장만의 매력까지 더해져 새롭게 돌아온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오는 7월 31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적도, 티앤비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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