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각박한 현실에 이리저리 치이다보면, 가끔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럴 때 동화 속 혹은 환상 속의 왕자님을 만나러 가보는 것은 어떨까? 바로 뮤지컬 공연장으로 말이다.
엄마 미소 절로 띄게 하는 애교 넘치는 왕자부터 환상 세계에나 존재할 법한 잘생기고 멋진데다 대화까지 잘 통하는 왕자, 한껏 거드름을 피우며 '끼리끼리' 논다고 외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순수함을 간직한 왕자까지. 유쾌하고 달콤하면서도 특별한 각양각색의 왕자들을 만날 수 있는 뮤지컬 작품들을 소개한다.
'로빈훗'의 필립 왕세자

개막 전부터 슈퍼주니어(super junior) 규현, 비스트(BEAST) 양요섭, 그리고 박성환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리처드왕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필립 왕세자는 왕위 계승을 위해 영국으로 돌아오던 중 존 왕자 세력의 음모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극 초반에는 왕으로서의 책임을 자각하기는 커녕 '왕이 되기 싫어'라고 노래하며 울부짖는 철없는 왕세자로 등장한다. 하지만 특유의 애교와 유쾌발랄함으로 무장한 밉지 않은 캐릭터이다 보니 엄마 미소가 절로 나온다. 산전수전 다 겪은 후반부에는 백성들을 위하는 어엿한 왕으로 성장해 보는 이에게 또 다른 뿌듯함을 안겨준다. 오는 19일부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연장공연에 돌입하므로, 철부지 왕세자가 왕의 재목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
'쓰루더도어'의 카일 왕자

카일 왕자는 현실 세계의 사람이 아니다. 물론 그렇게 따지면 다른 뮤지컬 작품 속 왕자들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카일 왕자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르다. '쓰루더도어'의 주인공인 소설가 샬롯이 쓴 소설 속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환상 속의 왕자님! 그는 샬롯이 쓴 소설의 설정대로 여자에게 관심이 없었지만, 샬롯을 통해 여자의 마음을 얻는 법을 배워간다. 멀끔한 외모에 피비린내 나는 왕실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카리스마와 박력까지 갖췄지만 알고보니 샬롯이 첫사랑이었다는 순수한 반전을 가진 왕자. 민우혁, 전재홍, 백병훈이 연기하는 보면 볼수록 매력 넘치는 환상 세계의 왕자님을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쓰루더도어'를 추천한다. 오는 6월 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난쟁이들'의 이웃나라 왕자 1, 2, 3

뮤지컬 '난쟁이들'의 이웃나라 왕자 1, 2, 3은 지금까지의 왕자들과는 다르다. 난쟁이들이 감옥에 갇혀 살려달라고 외치는 급박한 상황에 '뜨그덕 뜨그덕' 보이지 않는 말을 타고 슬로우모션으로 등장하질 않나, 대놓고 '이렇게나 멋진 우리. 어떤 여자 만나 봐도 괜찮은 애 없어. 용을 쓰고 눈 낮추려 해도 수준 안 맞아서 우리끼리 만나'라며 '아무도 입 밖으로 말하진 않지만 변하지 않는 세상의 법칙'을 노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알고보면 긴 시간 백설공주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온 일곱 번째 난쟁이 빅의 이야기에 감동할 줄 아는 여린 감성의 소유자들. 이처럼 조금 특별한 이웃나라 왕자들과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서두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오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사진=엠뮤지컬아트, 간 프로덕션, 제니스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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