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TV] '힐링캠프' 김구라, 그의 까칠함 속 진면모를 엿보다
[꿀TV] '힐링캠프' 김구라, 그의 까칠함 속 진면모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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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이소희 인턴기자] 방송인 김구라가 최근 자신이 겪었던 가정사에 대해 속시원히 털어놨습니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는 김구라 김태원 김성주가 초대됐습니다. 그렇지만 이날 방송은 김구라를 위한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김구라를 둘러싼 무성한 이야기를 뒤로 한 채 솔직한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네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김구라답더군요.

김구라는 "굳이 방송에서 집안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됐었다. 하지만 예능을 하는 사람들은 실생활이 방송과 연결될 수 밖에 없고 난 특히 가족을 다루는 예능을 주로 했다. 그래서 내가 집에 안좋은 일이 있다고 갑자기 입을 닫는 것은 별로인 것 같았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현재 아내의 빚은 약 17억 원 정도다. 이유를 들어보니 처형이 돈놀이를 하다가 손해본 돈을 대신 메꿔줬다고 하더라"며 빚의 출처도 공개했지요.

김구라 아내의 집안은 자신이 힘들지언정 가족에게만큼은 물심양면을 바치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이에 김태원이 "구라의 아내를 이해한다. 마음이 여린 것이다"라고 하자 김구라는 "나는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또한 방송 내내 "나에게 먼저 상의했다면" "같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봤다면"이라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분명 아내를 용서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을겁니다. 그래도 나중에는 김구라가 아내와 함께 심리 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동료들의 말을 들으며 그를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하네요.

김구라는 "빚을 한 번 지다보니 며칠이 지나면 이자가 수 천만 원, 보름이 지나면 1억 원 이런 식으로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해 액수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표정에는 가장이 지닌 책임감의 무게와 막막함이 가득했습니다. 참 안쓰럽더군요. 그래도 김구라는 "그동안 방송을 어떻게 했냐"는 게스트들의 질문에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느냐. 그 당시 녹화를 하면서도 집에서 전화가 오면 심장이 두근두근하긴 했다"고 답했습니다. 그의 프로페셔널함과 강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어 "내가 사실 공황장애에 걸릴만한 성격은 아니다. 분노가 계속 쌓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한창 방송에서 사람들이 '왜 이렇게 인상을 찌푸리고 있느냐'라고 하면 '아내가 빚 보증을 섰다'고 말하곤 했다. 당시 내가 정말 참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라도 말을 해야 살 것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시청자들은 힘든 내색 하나 없던 그의 모습을 보며 이렇게나 큰일이 있었는지 어찌 알 수 있었을까요. 심지어 동료 연예인들도 거의 모르던 사실이었는데 말이죠. 정말 독하디 독한 사람이여. 김구라가 이 삶의 무게를 어떻게 견뎌 왔는지 대단하다는 생각만 드네요.

그런데 더 감탄스러운 것은 아내에게 책임을 묻되, 무조건 원망만 하기보다 같이 해결해 나가려는 모습이었습니다. 김구라는 "내가 어렵던 시절 동고동락한 사이이기에 이정도는 같이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어 아내에게 "당신이 경제관념을 키워야 동현이도 행복해진다. 그래야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며 아내에 대한 걱정과 아들 동현이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습니다. 아, 김구라가 이렇게 인간적인 사람이었던가요. 항상 찌푸린 얼굴에 무지막지한 독설을 날리던 김구라는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강인한 아버지이자 남편이었습니다. 그런 그를 보고 있자니 한 마디 외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네요. 동현이 아버지, 방송인 김구라 파이팅!

 

사진=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