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YG케이플러스 김성란 이사, "제2의 남주혁-이성경을 원해?"
[Z인터뷰] YG케이플러스 김성란 이사, "제2의 남주혁-이성경을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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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소경화 기자] 과거 패션쇼에서나 볼 수 있던 모델들이 최근 배우, MC, DJ 등 다방면에서 활약을 펼치며 웬만한 아이돌을 뛰어넘는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2013년 송지오 컬렉션으로 데뷔한 남주혁은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주연을 맡음과 동시에 다양한 예능을 통해 얼굴을 알렸으며, 이성경은 2015년 MBC 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받는 등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렇다면 이들이 스타로 발돋움한 데는 과연 본인의 노력만 있었을까. 아니다. 스타의 뒤에는 언제나 묵묵히 곁을 지키는 스태프가 있는 법. 캐스팅부터 데뷔까지 수많은 과정을 함께하며 동고동락하는 스태프의 중심에는 바로 캐스팅 디렉터가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모델컴퍼니 YG케이플러스의 캐스팅 디렉터, 김성란 이사를 만나봤다.

Q. 캐스팅 디렉터, 말로만 들어봤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감이 안 온다.

보통 외국의 캐스팅 디렉터들은 길거리나 에이전시에서 모델을 캐스팅한 뒤 클라이언트에게 꽂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YG케이플러스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통해 오디션을 거쳐 모델을 선발해요. 캐스팅 디렉터는 선발된 모델들을 필요한 곳에 꽂아주는 일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거죠.

Q. 6년간의 캐스팅 디렉터 생활, 힘든 점은 없었나?

다들 꿈을 갖고 오는 아이들이잖아요. 그런 아이들을 책임지는 게 캐스팅 디렉터의 일인데 모두에게 골고루 일을 줄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클라이언트와 광고주들이 선택하기 때문에 일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부담감이 항상 있어요. 열심히 하는데도 안 되는 애들을 보면 죄 지은 것 같은 기분이랄까. 갑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도 물론이고요. 그래도 신인 아이들이 큰 건에 캐스팅 됐을 때만큼 보람찬 일이 없죠. 마음의 상처가 금세 치유된다 할까요.

Q. 힘들어도 보람찬 일임은 분명하다. 가장 애착이 가는 모델은 누구인가?

제가 최소라라는 모델을 콘테스트부터 뉴욕 데뷔까지 전부 도왔거든요. 그래서 소라가 잘 됐을 때 말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정말 뿌듯했어요. 나름대로의 보람감이죠. 남자 중에는 아카데미 출신의 변우석 모델을 꼽고 싶어요. 시작은 조금 미흡했으나 군복무 시간동안 자신을 많이 갈고 닦았더라고요. 워낙 이 악물고 노력하는 모델이다 보니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에요. 성격도 다정하고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애착이 가는 건 당연하죠. 박형섭 모델도 항상 겸손하고 노력하고 인간적으로 참 괜찮은 남자에요.

Q. YG케이플러스에는 변우석, 박형섭, 장기용 등 꽃미남 모델들이 많다. 그런 얼굴을 좋아하는 건지.

그 세 명이 YG케이플러스의 3대 꽃미남 모델이자 간판스타들이에요. 이런 얼굴 안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얼굴도 얼굴이지만 저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흐르는 아우라라고 하죠.

Q. 그렇다면 키의 기준이 있는 건가?

예전에는 남자는 최소 188cm는 돼야 모델 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다양한 모델 카테고리가 생겨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쉽게 말해 저희 때처럼 모델에서 모델로 끝나는 숙명이 아닌 교육자, 캐스팅 디렉터, 연출가 등 자리가 많거든요. 또 최근에는 ‘모델테이너’라고 해서 연기자나 MC로 데뷔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아카데미 교육생 기준도 남자는 179cm, 여자는 168cm부터 받고 있어요.

Q. 정말 남주혁이나 이성경 같은 모델 출신 연기자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모델테이너’의 전망과 이를 위해 YG케이플러스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제 2의 남주혁과 이성경을 만들기 위해 연기, 액션, 피아노, 발레, 헬스 등 다양한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어요. 회사 내에 따로 미디어팀이 있어 웹 드라마나 다큐, 노래방 등의 콘텐츠도 계속 제작하고 있죠. 특히 정유진이라는 친구는 이미 드라마 3편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고 장기용, 변우석, 스테파니, 이하은, 이진이 모델도 차례로 준비하고 있어요.

Q. 모델 이진이는 실력부터 비율, 엄마 황신혜 씨의 후광까지 논란이 많은 모델 아닌가?

저희 회사에 오기 전까진 저도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에요. 워낙 어머님께서 유명하신 분이니까요. 근데 막상 와서 보니 테크닉도 포즈도 너무 잘하더라고요. 얼굴도 화면에 잘 받고 노래, 춤, 중국어, 영어까지 못 하는 게 없어요. 정말 보석 같은 아이인데 오히려 어머님의 후광에 가려져 있던 것 같아요.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어머님의 서포트가 있었겠지만 황신혜 씨를 별도로 떼어놓고 봐도 진이는 충분히 가능성이 많고 앞으로 크게 될 아이에요.

Q. 오디션의 결과는 합격과 불합격으로 나뉜다. 불합격을 주는 이유는?

저는 아이들한테 먼저 물어요. 본인이 봤을 때 괜찮은 모델이 누구냐고. 그럼 지목하는 애들이 항상 똑같아요. 심사위원도 클라이언트도 본인도 다 그렇게 생각하죠. 남들이 인정하는 기준이 가장 첫 번째에요. 키, 바디, 얼굴 크기, 피부 상태, 실력은 기본이고 요즘은 탤런트적인 기질까지 있어야 해요. 키가 조금 작아도 본인의 끼만 있다면 캐스팅해요. 기준 범위는 넓게 보되 뽑는 인원수를 타이트하게 잡아요.

Q. 특별히 이건 정말 싫다하는 걸 말해 달라.

개인적으로 게으른 모델들은 정말 싫어요. 살이 찌는 것도 피부가 나쁜 것도 워킹을 못 하는 것도 다 게을러서 노력하지 않은 거거든요. 아이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듬뿍 주지만 게으른 모습을 세 번 이상 보이면 전 그 아이를 안 봐요. 완성해 올 때까지 더 이상의 당근과 채찍은 없어요.

Q. 호랑이 선생님일 것 같다.

그렇지는 않아요. 오히려 우석이 같은 경우는 엄마 엄마 하는 걸요. 제가 엄마란 소리를 정말 안 좋아하지만 얼마나 잘 따르는 데요. 아무래도 갓 데뷔한 신인 친구들은 무서워할 수밖에 없죠.

Q. 앞으로 YG케이플러스가 나아갈 방향은?

저희 대표님이 항상 생각하시는 게 모델들이 지금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거거든요. 예를 들면 월급식으로 받아가는 환경 말이죠. 200 명이면 200 명한테 다 월급을 줘가면서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모델 사관학교와 글로벌 지사 설립도 생각하고 있고요.

Q. 마지막으로 모델지망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본인이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길은 열리니 길게 보고 인내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트렌드를 빨리 읽어내는 것도 중요해요. 저는 행사장에서 자는 모델들 너무 한심해 보이더라고요. 아무리 피곤해도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웹 서핑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SNS 활용도 좋은 방법이죠. 똑똑한 모델이 되길 당부하고 싶어요.

 

사진=하윤서 인턴기자 hays@

소경화 기자
소경화 기자

real_1216@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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