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배우 유인영은 KBS1 ‘미우나 고우나’ 부터 최근에 종영한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까지 수많은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유인영이라는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은 모두 악녀들이었다.
이에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 종영 후 인터뷰를 하기 전 유인영을 향한 생각은, 당연히 도도하고 차가울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그를 만나 인사를 한 뒤 생각은 180도 달라졌다. 유인영은 수수한 옷차림, 질끈 묶은 헤어스타일에 조용한 말투까지. 극 중 인물과는 180도 다른 청순한 매력의 소유자, 말 그대로 ‘천상여자’였기 때문이다.
유인영은 “반갑습니다”라는 짧은 인사 후 조근 조근한 목소리로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물론, 자신을 향한 ‘악녀 이미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호평 속 마무리가 됐다. 기분이 어떤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 이상하게도 ‘굿바이 미스터 블랙’ 촬영은 힘들지 않고 빨리 지나간 느낌이거든요. 보통 미니시리즈들이 16부작이잖아요, 그래서 금방 지나간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20회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촬영 때 ‘벌써 끝이야?’라고 오히려 되물었어요.
드라마가 초반에 동시간대 ‘태양의후예’ 때문에 밀렸는데... 끝난 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장에서는 불안감은 없었는지 궁금한데.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티를 안내서 주변사람들이 ‘너 괜찮아?’라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배우들은 그저 우리 것만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매회 임했어요. 그래서 후반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었던 거 같아요.(미소) 솔직히 시청률 경쟁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동등해야 비교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것에 미뤄보면 ‘태양의 후예’는 이미 너무 앞서간 작품이었기에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요. 오히려 ‘태양의 후예’ 끝난 후에 하는 작품들과 벌이는 것이 진짜 경쟁이구나 생각했죠.
그런 마음가짐을 시청자들도 안 것일까? ‘태양의 후예’가 끝나자마자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다들 은연중에 ‘‘태양의 후예’ 끝나면 오르겠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2배까지 오를 줄 몰랐거든요. 마지막회도 자체 최고시청률로 마무리 돼서 뿌듯해요.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후반부에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에는 알쏭달쏭 했던 결말이 한몫했다. 권선징악으로 끝난 결말 마음에 드는가?
제가 연기한 마리 캐릭터의 결말, 마음에 들었어요. 조금 나빠 보일 수도 있는데, 현실적인 결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실제 유인영이라면 맹목적인 사랑을 주는 김강우 같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맹목적으로 사랑을 주는 선재(김강우 분)는 조금 부담스러운데요? 하하하.
이번에 연기한 마리 캐릭터, 기존에 선보였던 악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방송 내내 호평을 받았는데, 스스로 잘 생각했다고 보나?
기존에 해왔던 캐릭터가 아니었기에 부담감보다는 더 잘 해내고 싶었어요. 대중들에게 ‘유인영도 이런 캐릭터 연기할 수 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던 거죠. 오히려 대중들이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거리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고요. 다행이도 좋게 봐줘서 감사하고, 항상 비슷한 캐릭터만 연기해서 생겼던 고민들을 조금 해소 시켰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촬영 장면을 꼽아 준다면?
선재가 마리를 방 안으로 끌고 가서 던지는 장면이 있어요. 사실 대본에는 그저 방에 서서 싸우는 장면이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김강우 씨가 즉흥적으로 싸우다 침대로 던져버리더라고요. 잠깐 붕 뜨는 기분을 느꼈어요. 순간 놀라긴 했는데 부상없이 잘 마무리 됐어요. 오히려 ‘컷’ 소리가 난 뒤 주변에서 "괜찮냐"고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마지막 김강우 씨와 찍었던 교도소 장면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급하게 촬영했는데도 불구하고, 먹먹한 선재와 마리의 감정을 안방까지 잘 전달한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외적인 모습도 많은 변신을 시도했다. 초반에는 긴 머리 청순한 여신에서 후반부에는 세련미가 돋보이는 단발 여인으로 분했다. 이 또한 노력이었나.
유인영이라고 하면 짧은 머리라는 이미지가 어느 순간부터 대중들의 머리에 각인됐더라고요. 솔직히 지금도 깨기 어렵고요. 하지만 대본을 받은 순간, 극 초반에는 여리여리하고 순애보적인 사랑을 하는 여성의 모습을 표현해야 했어요. 그래서 머리를 긴 머리로 바꿨죠. 물론 당시에도 짧은 머리여서 일일이 다 붙이느라 조금은 힘들었어요. 후반부에 본래의 머리로 돌아가니 날아갈 것 같더라고요.(웃음)

혹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는지?
초반에 볼거리가 많았고 전개도 빨랐어요. 물론 제 모습도 밝게 나왔고요. 그런데 동시간대 작품이 너무 인기가 많았죠.
현장 분위기가 좋았나보다. 특히 주변 친한 배우들이 촬영장에 간식차를 많이 보내면서 분위기를 더욱 살려준 것으로 아는데.
"으쌰으쌰 하라"는 의미에서 보내준 것 같아요. 김지석 씨, 정유미 씨 모두 본인들도 바쁠 탠데 챙겨줘서 고맙죠. 특히 정유미 씨는 동시간대 방송 중인 KBS2 ‘국수의 신’에 출연 중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작에 간식차를 보낸다니 정말 놀라웠죠. 이제 제 드라마가 끝났으니 제가 챙겨야 할 차례인 것 같아요.(미소)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나?
아무래도 밝은 성격의 이진욱 씨가 현장 분위기를 많이 주도했어요. 이진욱 씨가 에너지가 넘치거든요. 그래서 한 번 휩쓸고 가면 그 주변 사람들은 모두 에너지가 UP이 되곤 했어요.
이번 작품이 배우 유인영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준 것 같다.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아무래도 제가 기존에 연기하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기회를 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호평까지 받아서 좋았고요. 이 작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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