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와 코미디 사이, 연극 '데블 인사이드' 국내 초연
스릴러와 코미디 사이, 연극 '데블 인사이드' 국내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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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연극 '데블 인사이드'가 오는 9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국내 초연 무대를 갖는다. 

연극 '데블 인사이드'는 연극 '래빗홀'로 퓰리처상(2007)을 수상하고, 연극 '굿피플'로 뉴욕 드라마 비평상(2011)을 수상한 미국의 유명 희곡 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데이빗 린제이 어바이어의 데뷔작. 세기말을 앞둔 1997년에 써진 이 작품은 무사히 21세기를 맞이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연극 '데블 인사이드'는 산행 중 발목이 잘린 채 살해된 한 남자의 기괴한 죽음에 얽힌 여섯 명의 등장인물이 가질 수 없는 것에 집착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집착, 그 무가치함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거리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굶주린 개들은 사람을 위협하며, 공무원은 모두 파업중인 무정부 상태에다 물에 잠겨가는 거대한 섬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연극 '데블 인사이드'는 도덕과 질서가 무너진 혼란스러운 세기말을 그리고 있다. 

또, 작품 속 여섯 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악몽, 환멸,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오해와 집착으로 얽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욕망에만 집착한다. 작품 속 소통의 단절, 공감과 존중의 소멸은 스스로 만들어낸 악(惡)과 공포로 귀결되며, 작가는 이것을 인류의 종말로 확장시켰다.

그러나 작품은 ‘인류의 종말’이라는 끔찍한 공포로 확장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연극적으로 장치된 ‘과장된’ 우연과 필연, 상황들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등장인물 여섯 명은 이런 비극적인 순간에도 자기 연민에 빠져 매우 진지하게 자신의 욕망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그들의 완벽한 이기심과 일방적인 대화는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처럼 예상하지 못한 순간, 폭소를 터트리게 한다. 또,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는 연극적 재미를 더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약속은 속도감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연극 '데블 인사이드'는 살인 사건과 범인, 사건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의 관계를 파헤치는 등 서사 자체는 스릴러를 골조로 하지만, 과장된 상황과 캐릭터로 코미디의 흐름을 유지한다. 여기에 연극적 유희까지 더해 기존 연극에서는 좀처럼 보지 못했던 독특하고 새로운 장르로 연극 팬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김광보 연출이 진두지휘하고 극단 맨씨어터 대표 배우 우현주, 박호산, 정수영, 이창훈, 구도균, 이은과 김태훈이 출연한다. 여기에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 이동진 조명 디자이너, 장한솔 작가가 또 한번 호흡을 맞춘다. 

한편, 연극 '데블 인사이드'는 오는 9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사진=극단 맨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