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서현진 ② "고생 끝에 정말 낙이 왔네요"
[Z인터뷰] 서현진 ② "고생 끝에 정말 낙이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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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은 평범하다. 이에 드라마와 영화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접하면 말 그대로 ‘드라마니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은 달랐다.

‘또 오해영’은 결혼 전날 파혼하고, 동기들이 승진할 때 혼자만 미끄러지고 집에서도 쫓겨나 쪽방에 굴러들어온 흙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여주인공 오해영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짠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를 연기한 배우 서현진을 향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은 작품이 진행될수록 더욱 커졌다. 당초 서현진은 오해영 역 캐스팅 1순위가 아니었다. 다른 배우가 한 번씩 고사한 뒤 서현진에게 간 것이다. 하지만 서현진은 다른 배우가 했으면 안 됐을 것 같은 대체불가 연기력을 과시했다. 그는 망가짐을 불사한 코믹연기부터 리얼한 생활연기와 섬세한 감정연기는 물론, 에릭과 절절한 사랑까지 선보이며 열연했다.

종영 후 만난 인터뷰 차 만난 서현진은 극 중 선보인 ‘보통 오해영’과 다르지 않았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말투와 거침없는 행동 그 자체였다. 이는 왜 그가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고 사랑을 받게 해줬는지 이유를 알게 하는 부분이 됐다.

이후 서현진은 칭찬과 함께 질문이 쉼 없이 쏟아지자 “지난해까지 직업란에 배우를 쓰지 않았어요.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니 이제는 써도 될 것 같아요”라고 담담하게 고백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2001년 걸그룹 밀크로 데뷔했다. 이후 배우로 전향까지 하며 벌써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슬럼프는 없었는지?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죠. 하지만 힘들었던 시기를 다시 들추고 싶지 않아요. 정말 힘든 시기가 분명히 있었고, 저는 그걸 극복했다기보다는 버텼기 때문이에요. 정말 극복하신 분이 있다면 존경스러워요. 그때에는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랐고, 허송세월하기엔 마냥 저 자신이 초라한 것 같아 연기 학원도 다녔어요. 그러면서 버텼어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다. tvN ‘식샤를 합시다2’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맞는 말이에요. ‘식샤를 합시다2’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제가 배우로서 입지가 불확실하다 보니 정 안되면 미련 없이 떠날 사람처럼 한 발 빼고 있었어요. 그런데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를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고, 틀을 깬 연기가 어떤 건지를 알게 되면서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혹 중간에 포기해 배우의 길을 걷지 않았다면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

카페 사장이나 꽃집 사장을 했을 거 같아요. 직원 아니고 사장이요. 하하하

롤모델이 있나.

너무 많아서 한 명을 고르기가 어려워요. 요즘 작품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모든 여배우는 다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은?

전문직을 하고 싶어요. 말로 사람을 쥐락펴락하는 법조인도 좋고, 사기꾼 역할도 자신 있어요. 한마디로 말로 승부를 보는 그런 캐릭터요. (웃음)

이제 나이가 결혼을 생각할 수도 있는 나이다. 결혼을 생각해 본 적은 없는지.

하고 싶다고 깊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최근에 희본 씨 결혼식장에 가서 사연 있는 여자처럼 펑펑 울었어요. 용기 있게 결혼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고 축하를 해줘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계속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원하는 남편상은?

바람만 안 피웠으면 좋겠어요. (미소)

에릭 같은 남자는 어떤지.

좋죠. 에릭 선배는 상냥하고 매너가 좋은 분이세요. 제가 극 중 혜영 이와 실제 제 모습으로 혼동해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썼는데도 불구하고 화 한번 내지 않고 웃으면서 받아주더라고요. 드라마가 끝난 후에는 정말 좋은 친구가 됐어요.

끝으로 앞으로 배우 서현진의 삶은 어떻게 될까?

아직까지 뚜렷이 희망하는 스타일은 없고 계속해서 좋은 작품을 찍으면서 팬들과 만나는 게 목표에요. ‘또 오해영’을 통해서 예전보다 입지가 확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달라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없어요. 지금 제가 받는 관심과 사랑이 분에 넘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언젠가는 없어질 거란 것도 알고 있어서요. 그래야 사는 게 재미있지 않을까요? 하하하.

 

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