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연예계의 대표적인 외까풀 스타인 걸그룹 걸스데이 민아가 자신을 돋보이게 해줬던 두꺼운 아이라인을 과감하게 지웠다. 심지어 민낯에 가까운 화장에 똑 단발 가발을 쓰고 등장했다. 이는 무대가 아닌 드라마 ‘미녀 공심이’ 속 이야기다.
민아는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에서 똑똑하지만 못생긴 아빠의 외모와 멍청하지만 예쁜 엄마의 두뇌를 물려받은 비운의 둘째 딸 공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실 처음에는 민아가 주말극 여주인공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우려도 있었다. 연기 쪽에서는 아직 신인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기돌에게 언제나처럼 따라붙는 편견은 과연 잘해낼 수 있을지 의문의 시선을 보내게 만들었다.
하지만 민아는 보란 듯이 해냈다. 방송 후 ‘민아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으며 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종영 후 만난 민아는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매일 밤샘 촬영에 힘들 법했지만 “피곤하지 않아요. 인터뷰만 아니었으면 어제 달렸을 텐데 아쉬워요”라며 가벼운 농담까지 건넨다.
데뷔 후 첫 주연을 맡은 ‘미녀공심이’가 인기리에 종영했다. 기분이 어떤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큰 호응을 얻어서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해요. 사실 처음에는 이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을지 생각도 못 했고 기대도 안 했어요. 허나 매주 칭찬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솔직히 과분한 사랑을 받아 어찌해야 할지 모르기도 했어요. 감격스러웠다고 말하면 될 것 같아요. 지금은 평생 써야 할 운을 지금 다 쓴 것이 아닌가 생각까지 하고 있어요.
댓글을 본 적이 있는지?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봤죠. 다 보지는 않았지만 보면서 힘을 얻은 것도 있고 아니다 싶은 것은 과감하게 넘어갔어요. 전 무조건 적으로 좋다는 것보다 냉정하게 칭찬하면서 꼬집는 말들이 더 크게 와 닿더라고요.
‘미녀공심이’의 여주인공 역할을 어떻게 맡게 됐는지 궁금한데.
감독님께서 제의를 해주셨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저에게 일어난 거죠. 처음에는 저도 놀라워서 ‘나를?’이라는 생각했어요. 이후 감독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어요. 감독님께 저를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신선함이 필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에 감독님 이하 스태프들이 저를 향해 보내준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고 더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첫 주연이라는 것이 조금은 부담감으로 다가왔을 텐데?
조금이 아니라 진짜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첫 촬영을 앞두고 전날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으니깐요. 하지만 기회라는 것이 늘 오는 것이 아니기에 후회를 하지 말자 생각했고, 첫 촬영부터 정말 열심히 했어요. 제가 걸스데이로 데뷔한 후 정말 열심히 한 일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이번 작품을 준비하고 임했어요.

열심히 하고 있다는 각오로 ‘민아=아이라인’을 버리고 작품에 임했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오히려 아이라인이 있으면 공심이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 방해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과감히 포기했죠. 하하하. 피부톤도 누렇게 화장했고 거울 보며 수정도 잘 하지 않았어요. 그 덕분에 똑단발이 잘 어울리는 공심이가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혹 망가지는 것이 두렵지 않았나.
부담감은 없었어요. 오히려 미녀 공심이인데 후반부에 가발을 벗었는데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안 예쁘다고 말할까 봐 이 부분을 가장 걱정 했어요.
가발은 정말 공심이 캐릭터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장치였다. 가발이 불편하거나 매회 착용하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았는지.
불편하거나 덥지는 않았어요. 비록 쓰고 벗는데 1시간 30분이 소요되긴 했지만, 작품에 필요한 부분이라면 이정도 고통쯤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오로지 생각했던 것은 감독님께서 초반에만 쓰고 후반에는 벗는다고 말하셨는데 끝까지 벗지 않더라고요. 그럴수록 ‘시청자들이 변신한 공심이에 기대를 심하게 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며 초조해했던 거 같아요.
매회 선보였던 의상도 화제가 됐었는데.
공심이가 평범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전체적인 스타일, 행동, 걸음 하나하나까지 신경 썼죠. 지금 이 자리를 빌어 스타일리스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 전하고 싶어요. 매회 대본이 나오면 함께 보고 고민하고 도움을 많이 줬거든요.
극 중 멜로연기를 선보였던 남궁민과의 호흡은 어땠나? 현장에서 ‘연기 선생님’으로 불릴 만큼 잘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들 잠을 못 자고 촬영했는데 오빠는 절 챙겨주고 조언도 해줬어요. 피곤할 탠데도 저를 챙겨주는 모습은 정말 감사했어요. 앞으로 연기하면서 오빠 같은 파트너는 못 만날 것 같아요. 오빠가 잘 이끌어 주셔서 전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됐거든요. 방송 나간 뒤 남궁민과 민아 케미스트리가 좋았다는 이야기와 글들은 보면 기분이 좋았어요.
남궁민과 촬영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는지?
웃음 때문에 곤란했던 적이 몇 번 있었어요. 남궁민 오빠가 정말 웃기고 재미있는 사람이더라고요. 대사를 못 내뱉을 정도로 한 번 웃기면 계속해서 웃음이 나왔어요. 오히려 제 웃음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줬던 감독님 이하 많은 스태프가 들이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정말 미안하고 감사해요.

혹 극 중 안단태에게 실제로 설렜??적은 있었나?
처음에 공심이는 안단태를 진짜 싫어했어요. 극이 흐를수록 좋아하는데 저도 연기하면서 ‘이렇게 좋아하게 된다?’라고 말하면서 신기해했어요. 그러다 단태가 출생의 비밀을 알고 우울해 하며 옥탑방에 왔을 때, 공심이가 차려준 밥상과 그려준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을 보는데 카메라 밖에서 보는데 모성애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심쿵했답니다. 여자들은 이런 타이밍에서 설레잖아요. (미소)
남궁민은 어떤 배우였나?
정말 배워야 할 점이 많은 선배였어요. 남궁민 오빠가 마지막 회 찍을 때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 있었나 봐요. 한참 동안 고민하고 자책하고 괴로워하더라고요. 오랫동안 연기했는데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갖고 촬영에 임하는 모습이 멋있고 아름다워 보였어요. 그때 ‘나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을 한번 더 했죠.
극 중 남궁민은 물론 재벌 3세 온주완의 사랑까지 동시에 받는 캐릭터였다. 실제로라면 두 사람 중 누구를 택하겠는가.
정말 어려운 질문이에요. 선택 못 할 거 같지 않으세요? 하하하. 그런 재벌이 실제로 있을까요? 제 친언니도 어떨 땐 단태를 좋아했다가 다시 준수를 좋아했다가 했죠. 저도 그랬어요. 그래도 전 공심이니 단태가 더 좋습니다. (미소)
‘미녀 공심이’ 속 명장면이 많다. 극 중 남궁민과 바닷가에 내려가 그림을 그리고 즉흥으로 막춤을 추는 무대를 선보이는 장면이 있다. 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하다.
가수로서 많은 무대에 서봤지만 짧은 시간에 준비한 무대에서 그렇게 잘한 적은 처음이었어요. 특별한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들이 많았거든요. 오빠와도 제대로 맞춘 적이 없는데 어색함 없이 물 흐르듯 춤과 노래가 이어졌어요. ‘컷’ 소리가 난 뒤 제가 오빠에게 ‘정말 짱이다’라고 말했어요.
민아가 꼽는 명장면은?
모든 장면이 다 명장면이지만 굳이 뽑자면 술에 취해 쓰레기봉투 더미에서 술주정을 부리는 장면이 있어요. 당시 사람이 북적이는 홍대에서 촬영했는데 정말 미친 사람처럼 달려갔어요. 주변에서 숙덕거리며 쳐다보는데 나중에는 창피해서 앞만 보고 달렸던 기억이 나요. 다행히 방송을 보니 잘 나와서 만족스러워요.

공심이는 손재주가 좋다. 실제 손재주가 좋나?
전혀요. 다 대역이에요. 정말 감쪽같지 않나요? 하하하.
이번 작품을 통해 알아보는 팬들의 연령층이 다양해졌을 것 같은데.
맞아요. 예전에는 젊은 친구들만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초등학생도 알아보고 나이 있으신 어머니, 아버지들도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그때 ‘정말 드라마의 힘이 크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첫 주연, 연기력 호평, 나아가 OST 참여까지, ‘미녀 공심이’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나?
처음에 시작할 때 기억에 많이 남는다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허나 제가 이번 작품을 찍고 마지막이 되니 조금은 알 것 같더라고요. 종방연이 끝나고 나니 갑자기 허무한 감정들이 밀려왔어요. 당분간은 이 감정이 길게 남아있을 것 같아요. 여러모로 저에게 공심이는 남다르고 의미 있는 작품이니깐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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