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2' 오연서 ③ "남자친구? 집순이 본능, 사람 만날 기회가 부족해요"
'국가대표2' 오연서 ③ "남자친구? 집순이 본능, 사람 만날 기회가 부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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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최고 시청률 37.3%, 국민 드라마로 군림했던 ‘왔다! 장보리’의 주인공 오연서가 스크린에 돌아왔다. 실로 오랜만의 복귀, 그가 선택한 작품은 ‘국가대표2’였다.

전작이 8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은 흥행작이기에 부담도 있겠지만 그만큼 설렘도 있을 터. 게다가 여배우들끼리 똘똘 뭉쳐 즐겁고 열심히 찍었으니 작품에 거는 기대가 상당할 것이다.

‘국가대표2’에서 ‘채경’을 연기한 오연서와 제니스뉴스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짧은 단발의 머리가 영화 속 채경을 연상시켰다. 그렇게 짧아진 머리만 봐도 오연서가 ‘채경’ 역에 얼마나 힘을 기울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래서 더 예쁜 오연서의 단발이었다.

▶ 2편에서 이어

★ 보호구 뒤에 숨어 내려놨던 외모와 몸매

‘국가대표2’의 장점 중 하나는 아이스하키 신을 잘 표현해냈다는 점이다. 스포츠 영화로서 관객에게 선사해야할 전율을 잘 담아냈다. 그 장면을 위해 배우들이 흘린 땀은 보통이 아닐 터. 게다가 스케이트부터 배워야 했으니 영화에 선뜻 참여하기가 망설여졌을 것이다.

“스케이트를 난생 처음 타봤어요. 다행히도 보호구가 있어서 넘어져도 안 아프다는 걸 깨닫는 순간부터 빨리 늘더라고요. 스케이트가 안 느는 이유 중에 하나가 다치는 게 무서워서 빨리 달리지 못하는 거라는데, 보호구 덕을 많이 봤죠. 사실 정말 스파르타였어요. 정말 무서운 호랑이 코치님이었는데 나중에 뒷풀이 때 오셨거든요? 또 그 때 보니까 정말 천사 같더라고요. 훈련할 땐 정말 낙오된 자는 뒤돌아 보지도 않으셨던 분이었는데.(웃음)"

보호구의 장점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 이에 ‘국가대표2’의 배우들은 식단조절에서 꽤나 해방됐다. 야식도 마음껏 먹었다. 덕분에 ‘국가대표2’ 이후 촬영에 들어갔던 ‘돌아와요 아저씨’ 때문에 살 빼는데 고생을 했다. 섹시한 옷을 입을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본인만 유독 고무줄 몸매고, 수애 언니나 예원이는 똑같이 먹어도 살이 안 찐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사실 저희는 촬영하면서 외모적인 걸 많이 내려놓고 찍었어요. 화장도 할 필요 없었어요. 땀에 다 지워졌거든요. 거기에 하나 덧붙이자면 전 더 까맣게 메이크업을 했어요. 개인적으로 슬펐던 부분이기도 하고요.(웃음) 하지만 나중에 예원이를 보고 마음을 바꿨어요. 홀로 꾸미는 캐릭터라 붙는 옷을 입어야 했고, 그래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분장 시간도 훨씬 오래 걸렸어요. 우린 2~30분만에 분장 끝내고 쉬는데 그러질 못했죠. 늘 몸매 관리도 해야했고요”

금메달 따려고 국민요정을 넘어뜨린 ‘채경’이었으니, 스케이트를 타는데도 남다른 독기를 발휘했을까? 과연 ‘국가대표2’의 배우들 중 스케이트 서열은 어찌 됐는지 궁금했다.

“저랑 재숙 언니랑 슬기까지, 스케이트를 처음 타본 멤버들이 참 어려웠어요. 그래도 나중에는 실력이 비슷해지긴 했죠, 초반엔 저희는 열등반으로 보내져 코치님의 제자에게 배웠어요. 일종의 마이너리그죠. 예원이가 잘 탔고 욕심도 많았어요. 그래서 제가 맨날 타박했어요. ‘지금도 잘 타는데, 더 잘 타면 내가 어떻게 되냐’고요. 지희는 코치님이 ‘쟨 평창으로 보내야한다’고 할 정도로 재능이 있었어요. 연기 그만두라고, 타고 났다고요. 수애 언니도 잘 타요. 참 단아한 이미지라 운동 못할 것 같은데 정말 타고난 운동신경이에요”

혼자 여행은 꿈도 못 꾸는 집이 좋은 '집순이'

‘돌아와요 아저씨’ 때 액션 연기를 실제로 해냈지만 운동과 액션은 다르다. 액션 연기는 정말 재미있게 했지만 ‘국가대표2’에서는 ‘이건 내 인생의 마지막 스포츠 영화다’라고 이를 악물었다. 비단 오연서만의 생각은 아닌 배우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좋은 영화를 찍고 흥행도 잘 되면 좋고, 그리고 필모그래피의 마지막 스포츠 영화로, 꼭 찍어야한다면 바둑 같이 정적인 스포츠를 찍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힘들게 찍은 스포츠 영화다. 그럼 다음 번에 찍고 싶은 장르는 무엇일까?

“장르라기 보다는 팜므파탈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옛날부터 영화를 보면서 ‘와 진짜 멋있다’라며 부러워한 캐릭터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타짜’의 김혜수 선배님이나 ‘도둑들’의 전지현 선배 같은 이미지요. 3초 만에 남자를 꼬실 수 있는 그런 마성의 여자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털털한 역할을 많이 해서인지 악플이 현저히 줄었다고 좋아하는 오연서다. 예전부터 '깍쟁이 같다, 예쁜척 할 것 같다, 성격이 나쁠 것 같다’라는 악플이 많았단다. 심지어 ‘어디서 봤는데 성격이 진짜 나쁘더라’라는 카더라 통신도 있었다고 덧붙인다. 악플에 상처도 많이 받는 성격이다. 그런데 그걸 일일이 찾아서 읽는 편이다. 좋은 댓글에 힘도 받고 진심 담긴 조언을 참고하기도 한다. 선플에는 댓글도 달고 싶지만 꾹 참는다며 입을 앙 다문다. 남자 없다며 칭얼댈 게 아니라, 댓글 볼 시간에 사람을 만나보라 전했다.

“나이가 조금씩 드니까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부족해지는 거 같아요. 어렸을 때야 소개도 많이 받았고, 친해지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게 부담스러운 거 같아요. 수애 언니랑 예원이랑 “왜 다들 연애를 못하는 거야”라며 투덜댔었는데 다 같은 이야기를 해요. ‘만날 기회가 없다’고요. 이번 영화도 여자 밖에 없었잖아요. 아 달수 선배가 있었죠? 하하하” 

그럼 쉬는 시간엔 뭘 하는 걸까? 오연서는 자신을 “집순이”라 말한다. 하루 날 잡고 미드를 몰아보고, 영화도 많이 본다. 물론 연예인 친구들도 만나지만 자주 보는 건 아니다. 그냥 집이 좋단다. 차를 세 달 전에 샀는데도 네 번 정도 몰아봤다며 자신의 집순이 본능을 자랑한다. 해외 여행도 멀리 가지 않는, 멀어봐야 아시아권만 다녀왔다. 기간도 길어야 5일? 집 밖에 나가면 불편하다며 여행을 좋아하는 수애를 신기해 했다. 특히 혼자 여행 가는 점. 오연서는 혼자 여행가는 건 외롭기에 상상도 할 수 없다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오연서를 지탱하는 힘의 근원을 물었다. 단순하지만 가장 당연한 ‘가족의 사랑’을 꼽았다. “‘국가대표2’가 가족 타깃의 영화라 그런 답이냐?”라고 물으니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길게 털어놨다.

“전 중3 때 서울에 올라왔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때 너무 힘들어하니까 엄마도 서울로 올라오셨어요. 아버지는 지방에 계셨고요. 저 때문에 주말 부부가 되신 거죠. 제 무명 시절, 돈을 못 벌 땐 더 힘들었어요. 엄마는 아빠랑 동생 버리고 올라온 거잖아요. 부모님의 희생인 거죠. 제가 열심히 일을 계속 하는 이유 중 하나도 돈 보다는 부모님이 기뻐해주시기 때문이에요. 지방에선 제가 드라마나 영화를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도 하시고요. 무엇보다 제 얼굴을 볼 수 있으니까요. 아빠는 제게 일일 드라마를 하라고 하세요. 맨날 보고 싶으니까요”

 

사진=쇼박스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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