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지일주 ① "나쁜놈? 실제로는 여자에게 다정다감한 남자"
[Z인터뷰] 지일주 ① "나쁜놈? 실제로는 여자에게 다정다감한 남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청춘시대’를 보면서 여성 시청자들은 “진짜 저 남자 한대 치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을 것이다. 바로 배우 지일주 때문이다.

지일주는 ‘청춘시대’에서 나쁜 남자와 악행의 끝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그는 ‘고두영’ 이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에도 불구, 강하고 거친 언행을 디테일하고 리얼하게 표현해내며 ‘신스틸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종영 후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만난 지일주는 극 중 모습과 다른 샤방한 미소를 장착한 훈내 폴폴 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었다"고 하소연하며 "연기는 연기로 봐주세요"라고 애교 섞인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실제로는 ‘고두영’의 모습이 전혀 없는 순도 100%의 따뜻한 남자라고 계속해서 어필했다.

jtbc 드라마 ‘청춘시대’가 인기 속 막을 내렸다. 기분이 어떤가?

아쉬워요. 헤어진 지 얼마 안 됐는데 계속 보고 싶어요. 조만간 배우들끼리는 만나자고 약속을 했는데 이뤄질지는 모르겠어요. 특히 승연이는 더 보고 싶네요. (미소)

‘청춘시대’에 어떻게 참여를 했나?

대본을 받자마자 너무 좋아 출연하고 싶었어요. 또 감독님, 작가님도 좋고 그래서 망설임 없이 결정했어요. 정말 하고 싶었는데 출연해서 기쁘고 결과도 좋게 나와 만족스러워요.

연기적으로는 만족하나? 이번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희대의 나쁜놈’이 됐다. 이러한 반응이 어떤지 궁금한데.

올해 ‘리멤버’ 남궁민 선배의 뒤를 이어 탄생한 나쁜놈이 아닌가 생각해요. 하하하. 주변에서는 제 평소 성격을 아니 ‘너 힘들었겠다’라는 말을 많이 해줬어요. 감독님 이하 스태프들도 데이트 폭력장면 촬영 후 ‘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래’라고 걱정까지 해주셨어요. 하지만 연기는 연기일 뿐이라 생각하고 저는 ‘지일주가 아니다. 고두영이 연기하는 거다’라고 생각하면서 연기 했어요. 그 덕분에 최고의 나쁜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승연이에게 미안한 마음은 숨길 수 없네요.

데뷔 후 나쁜놈으로 변한 뒤 가장 많은 욕을 먹은 것 같은데?

정말 욕이란 욕은 다 먹은 거 같아요. 물론 제가 연기를 그만큼 잘했으니 따라온 결과라 생각해 크게 속상해하지 않았어요. 다만 승연이가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청테이프를 떼는데 고생하고 온종일 묶여있어 정말 미안했어요. 특히 머리채를 잡는 장면이 있어요. 그 순간에는 정말 몰입해 한번에 승연이의 머리를 낚아챘어요. ‘컷’ 이후 승연이에게 미안하다 사과했는데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고두영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이 있었을 것 같다.

대본을 받고 고두영은 단순하고 감정적인 인물이라 생각했어요. 이에 1차원적으로 접근했죠. 하나에 꽂혔을 때 욱하는 것들, 20대 초반에 여자를 위하기보다는 친구나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것들 등 현실에 충실하며 연기를 했던 거 같아요.

희대의 나쁜놈으로 탄생하는 데 있어 파트너 한승연과의 호흡도 중요했을 터. 어땠나?

승연이가 저에게 다 맞춰줬어요. 저는 제 연기만 하면 됐을 정도로 편하게 촬영했어요. 늘 촬영 들어가기 전에 승연이와 ‘이렇게 하면 어때’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그 덕분에 명장면도 나오고 나쁜놈도 탄생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마지막에 한승연에게 전하는 “두 번 다시 나 같은 놈 만나지 마라”라는 대사가 섬뜩하다. 약간은 참회하는 듯한 결말로 끝이 났는데.

나름의 반성 아닌 반성인 것 같아요. 하지만 왠지 한승연을 다시 찾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왕 찌질 해진 거 다시 찾아갈 거 같아요. 하하.

리얼한 연기 탓에 실제 나쁜 남자로 오해하는 팬들도 있는데.

전혀 아니에요. 저 실제로는 정말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남자예요. (미소) 여자 이야기 들을 줄 알고 배려해주는 남자에요.

‘청춘시대’에는 여자 5명이 셰어하우스에서 알콩달콩 살아간다. 혹 보면서 남자배우들과 동고동락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는가?

저희 출연한 남자 배우들끼리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허나 만나면 이야기할 것들이 뻔히 보이더라고요. 게임, 여자 이야기가 전부일 것 같아서 바로 접자고 했어요. 모두 불평 없이 동의하더라고요.

지금도 청춘이지만, 지일주의 20대 청춘은 어땠나?

딱히 어떻다 정의를 할 수는 없고 윤진명(한예리 분) 같았던 거 같아요. 치열하게 살았거든요. 돈이 없어서 밥을 굶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청춘시대’를 찍으면서 윤진명의 모습을 보고 옛날 생각 많이 났어요.

혹 20대로 다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등학교 때까지는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다 연극의 매력에 빠지면서 고3 때 연기 레슨을 받고 배우의 길에 들어섰어요. 군대도 21살에 일찍 다녀왔어요. 일찍 다녀온 뒤에 연기에만 매진하고 싶었거든요. 그만큼 연기를 향한 갈증이 있기 때문에 20대 초반으로 간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아마 배우를 꿈꾸며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겠죠? 다만 혼자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았을 것 같아요.

현재 30대 지일주의 청춘은 어떤가?

매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지난해 숙소에서 독립했고 자동차도 구입했어요. 물론 경차지만요. (미소) 이제야 30대 여느 회사 다니는 직장인 친구들과 비슷해진 거 같아요. 예전에는 정말 “죽도록 열심히 해서 평범해질 거야”라고 늘 외쳤는데 이제 알았어요. 평범한 게 가장 힘들다는 것을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가늘고 길게 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짧고 굵게 큰 인기를 얻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또 다양한 장르를 경험해 보고 싶어요. 아침 드라마, 일일 드라마, 주말 드라마 등 각각의 매력이 다 있으니깐요.

끝으로 ‘청춘시대’와 지일주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그동안 많이 보내 준 욕들 감사히 먹겠습니다. 덕분에 무병장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하. 다음 작품에서는 나쁜 남자가 아닌 좋은 역할로 만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