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김강현 ② "'천송이 매니저', 떼고 싶지 않다"
[Z인터뷰] 김강현 ② "'천송이 매니저', 떼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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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신스틸러’라는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리는 배우다. 드라마, 영화, 연극 장르 구분 없이,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내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배우 김강현의 이야기다.

김강현은 지난 2014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 분)의 매니저 역을 맡아 ‘신스틸러’로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영화 ‘제보자’의 연구원 역, ‘슬로우 비디오’의 마을 버스 운전기사 역 등 다양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닥터스’에서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캐릭터인 강경준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강경준은 극 중 어설픈 권위주의와 까칠한 성격으로 의국의 후배들을 힘들게 만드는 인물이다.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김강현은 캐릭터와 달리 진중했다. 사소한 질문 하나도 성급히 대답함이 없었고, 몇 번이고 생각 후에 내뱉었다.

▶ 1편에 이어

‘별에서 온 그대’에 이어 ‘닥터스’까지 SBS와 궁합이 잘 맞는 거 같은데.

공교롭게 SBS에서 출연한 작품들이 다 됐어요. 데뷔를 SBS에서 했으니 더 기쁘고 남달라요. 그렇다고 MBC나 KBS를 피하는 건 아니에요. 불러주시지 않아서 출연하지 못했을 뿐이에요. 불러주세요.(미소)

아직도 ‘천송이 매니저’로 알고 있는 대중들이 많다. 배우로서 꼬리표를 떼고 싶을 텐데.

꼬리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별에서 온 그대’ 속 천송이 매니저 역할 때문이니깐요. 사실 저도 ‘천송이 매니저’라는 타이틀을 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허나 배우가 연기 하면서 한 캐릭터로 사랑받고 인식된다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이런 부분으로 미뤄 볼 때 ‘천송이 매니저’ 수식어는 계속해서 가지고 가고 싶어요. 앞으로는 새로운 수식어를 더 추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특별히 붙었으면 하는 수식어가 있을까?

아니요.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공교롭게 ‘닥터스’가 방송될 동안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에도 출연했다. 역시 이정신 매니저 역할로 출연했는데.

권혁찬 감독님과 대학교 선후배 관계라 카메오 제안을 받고 출연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분량이 많아서 놀랐어요. 뒤늦게 배역이 매니저라는 것을 알게 됐고요. 감독님께 ‘또 매니저예요?’라고 물으니 천송이 매니저 연장선이라고 하셨어요. 대본을 계속 읽어보니 이해가 갔어요. 감독님께서 배려해 주셨더라고요. 매니저에서 실장으로 승진됐고 운전도 하지 않았어요. 좋더라고요.(미소) 천송이 매니저 역할이 대중들에게 강렬하게 박혀있어 최대한 다른 매니저 모습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어떻게 봐주셨을지 모르겠네요.

평소 스케줄 없을 때 무엇을 하며 보내나.

밀린 영화 보고 복싱을 해요. 복싱은 살 빼려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재미있어 건강 유지하려고 하고 있어요. 또 대학로에서 하는 연극도 보러 가요. 선후배들이 무대에서 열심히 땀 흘리면서 연극을 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뭉클해져요.

연극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데.

드라마 연기를 하기 전 2000년도에 ‘총각파티’로 연극무대에 먼저 섰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도 무대에 서서 공연하는 선후배들을 보면 괜히 뿌듯하고 애정이 가요. 무대를 볼 때마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연극을 하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금전적으로 어려워요. 열심히 하는 선후배들 모두 인기를 떠나 행복한 일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강현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해야 되나? 뿔테안경이 잘 어울린다. 생각은?

저 역시 뿔테안경은 제 몸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안 쓰고 나오는 날에는 어색해서 괜히 눈만 자꾸 만져요. 하하. 제 친형은 '항상 아침에 안경에게 고맙다고 절하고 나가라'고 말해요. 그럴 때마다 멋쩍어 더 크게 웃곤 해요.

하반기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아직 정해놓은 것은 없어요. 좋은 작품이 있다면 장르에 구분 없이 출연할 생각이에요. 물론 주변에서 이번 ‘닥터스’ 경우처럼 도와달라고 요청해 온다면 마다치 않고 출연할 생각도 있어요.

드라마, 영화, 장르를 가리지 않는 것 같다. 작품 선택할 때 어떤 것을 중점으로?

탄탄한 대본을 중심으로 선택해요. 장르는 중요하지 않고요. 제 스승님께서 어느 날 술 한 잔 하다가 말씀하셨어요. ‘술을 한 종류만 먹으면 질린다. 소주가 질리면 맥주를 먹고, 맥주가 질리면 막걸리를 먹어라’라고 말씀하셨어요. 즉 드라마 하다 보면 영화가 하고 싶고, 영화를 계속 출연하면 연극이 당기는 원리와 같아요.

끝으로 ‘닥터스’와 김강현을 응원해 주고 사랑해 준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해 달라.

‘닥터스’라는 드라마를 만나 사랑을 받고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해요. 받은 사랑은 좋은 연기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곧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올게요.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