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혼술남녀' 하석진 ① "목마키스, 전혀 어렵지 않았어요"
[Z인터뷰] '혼술남녀' 하석진 ① "목마키스, 전혀 어렵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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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배우 하석진을 떠올리면 ‘뇌섹남’과 ‘공대 오빠’ 이미지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또한 훤칠한 이목구비에 남자다운 이미지까지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요소들을 갖췄다.

그런 그가 데뷔 11년 만에 tvN ‘혼술남녀’를 통해 배우 인생 제2막을 열었다. ‘혼술남녀’에서 일명 ‘고쓰(고퀄리티 쓰레기)’ 진정석으로 열연한 그는 기존 수 편의 드라마를 통해 보여줬던 깔끔하고 성실한 이미지를 넘어 180도 변신했다.

특히 드라마 속 하석진이 선보인 모습은 연기가 아니라 위화감 없는 실제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왜 이제야 이런 캐릭터를 선택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제일 잘 맞는 옷을 찾은 느낌까지 선사했다.

드라마 종영에 맞춰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하석진을 만났다. 하석진은 빡빡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피곤하지 않나”라고 묻자 “조금 피로하다. 하지만 드라마가 사랑을 받으니 이 또한 기쁘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이후 하석진은 ‘혼술남녀’ 시놉시스를 읽을 때부터 대박을 예견했다는 말과 함께 ‘고쓰’라는 닉네임을 얻은 소감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혼술남녀’가 호평과 인기 속 마무리됐다. 어떤가?

현재의 트렌드를 잘 읽은 작품이었지 않나 싶어요. 대본도 무척 재미있었고요. 배우들이 각자 열심히 잘 해줬고 이것이 호평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잘 나와 기분은 더 좋고요.

시청률도 잘 나왔다. 3%가 넘으면 쫄쫄이 의상을 입고 tvN ‘문제적남자’ 세트장에 등장한다고 선언했다. 정말 실천했는데.

시청자와의 약속이었기 때문에 다소 민망했지만 공약을 실천했어요. 지금 드는 생각은 시청률 공약을 좀 더 진지한 것을 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은 남아요. 당시에 전현무 씨, 김지석 씨가 무조건 공약을 걸어야 드라마가 잘 된다고 부추기는 바람에 즉흥적으로 나온 거였거든요.

진지하게 생각해본 공약이 있을까?

극 중 맡았던 진정석 캐릭터를 코스프레 해도 좋았을 것 같았어요. 코스프레 한 뒤 노량진에 있는 진짜 고시생들을 찾아가는 거죠.

극 중 학벌, 외모, 강의 실력은 고퀄리티 하지만 인성은 쓰레기인 진정석 캐릭터를 맡았다. 어떻게 준비하고 연기하려 했나.

처음 대본을 받고 대사를 읽었는데 입에 잘 붙지 않았어요. ‘고퀄리티’라는 단어가 생각보다 발음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또 후반부로 갈수록 제가 봐도 밉상인 대사와 행동이 많이 나와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허나 제가 민망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더 뻔뻔하게 대사를 했던 거 같아요. 옆에서 박하선 씨, 황우슬혜 씨가 ‘재수 없게 잘 나올 것 같다’고 응원도 해줬고요.(미소)

중반부터는 대중에게 욕을 많이 먹었다. 심지어 쓰레기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는데.

잘 알고 있었어요.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저에게 욕을 정말 많이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끝날 때 돼서는 당연하다 생각하고 받아들였어요.

어려운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결심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지금 제 나이 때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중년 남성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한정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망가지고 달달하고 변화무쌍한 연기를 하자는 것이었죠. 그래서 ‘혼술남녀’ 속 진정석 캐릭터도 어려웠지만 선택했어요.

박하선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좋았어요. 극 중 캐릭터와는 달리 정말 매력적이에요. 동료로서 보는 박하선 씨는 정말 멋지더라고요. 함께 한 모든 장면이 기억에 남지만, 목마키스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목마키스가 방송 후에 가장 많이 이슈를 몰고 왔더라고요. 주변에서 자세가 어렵지 않았나 많이 물어봤어요. 전혀 어렵지 않았거든요. 박하선 씨가 정말 유연했어요. 그 덕분에 수월하게 촬영했고 화면에 예쁘게 담긴 것 같아요.

극 중 박하선과는 고퀄리티 연애를 지향했다. 실제 하석진의 연애 스타일은?

연애요? 언제인지 기억이... 하하. 실제로는 전혀 달라요. 진정석처럼 고퀄리티 연애를 지향한다거나 제가 주도적으로 행동하려고 하지 않아요.

마지막까지 박하선과의 관계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결말 만족하는가?

조금 아쉬워요. 두 사람의 관계가 더 풀려야 할 부분이 남은 것 같아서요. 하지만 열심히 촬영했기에 후회는 없어요.

동생 공명과의 호흡도 어땠는가.

정말 친동생 같았어요. 저와 공명은 훈훈한 형제가 아니고 매번 티격태격하잖아요. 이 모습이 실제 형제 사이를 그리는 거 같아 더 친동생처럼 느낀 거 같아요. 특히 연기를 정말 열심히 잘하더라고요. 가끔 바라보면서 ‘내가 저 나이에 저 정도로 연기했으면 지금쯤 더 잘했겠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정도로 공명은 훌륭한 친구더라고요.

이번 작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가장 큰 것은 혼술이다. 매회 혼술을 했던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안주가 있다면?

다 맛있었어요. 그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생선, 대게 등 해산물 종류가 맛이 있었던 거 같아요. 주변에서 ‘너 돈 내고 일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많이 부러워했어요.(미소)

혼술한 적이 있나?

혼술 가끔 해요. 남들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거 같아서요. 평소 술자리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해요. 허나 늘 술을 많이 마시다 보면 필름이 끊기고 다음 날 숙취에 시달리더라고요. 반면 혼술의 경우 절제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단 안주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없다는 조그만 단점만 빼면요.

노량진에서 고시 공부를 하는 공시생들의 모습도 공감 포인트 중 하나다. 실제로 노량진을 가본 적이 있나?

드라마 촬영 전에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보러 간 적이 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이렇게나 많이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놀랍고 치열하게 사는 모습에 괜히 숙연해지더라고요.

공시생들만큼 절박했던 적이 있었나?

공시생까지는 아니지만 군대 가기 전 학교에서 학사경고를 받았어요. 군대를 다녀온 뒤 절박하게 열심히 했어요. 그 이후로 공부는 물론 연기도 항상 절박하다는 생각을 하고 임하고 있어요.

안 쉬고 꾸준히 작품을 하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일까?

그런 것은 아니에요.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고 싶지 않아서요. 아직 차기작은 결정된 것은 없지만, 조만간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 2편에 계속

 

사진=마루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