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배우 주상욱은 다양한 표정 연기로 순간순간 적절한 감정을 끌어내는 능력을 갖췄고, 이런 자신의 매력적인 외모를 활용할 줄 아는 똑똑한 사람이다. 또한 그는 훌륭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알콩달콩한 로맨틱 코미디는 물론, 스릴러, 느와르 등 어떤 장르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낸다.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판타스틱’에서도 주상욱은 자신의 스타일로 발연기 우주 대스타 ‘류해성’ 캐릭터를 연기했다. ‘판타스틱’은 ‘웰 다잉(Well dying)’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시한부 소재를 다뤘기에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허나 주상욱만은 대중들에게 코믹부터 멜로, 눈물 연기까지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발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 내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발연기란, 지나치게 어색하고 실감 나지 않은 연기를 일컫는 말이다.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는 불명예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주상욱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오히려 발연기를 잘 해내 극찬을 받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주상욱을 만났다. 인터뷰 장소에 등장한 주상욱은 자리에 앉자마자 “종일 인터뷰해 피곤하다”고 토로했다. 허나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자 언제 피곤했냐는 듯 또랑또랑한 눈을 하고 생각을 밝혔다.
‘판타스틱’이 호평 속 막을 내렸다. 기분이 어떤가?
많이 아쉬우면서도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미니시리즈를 한 편 찍다 보면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 내용이 산으로 가는데 ‘판타스틱’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말 좋았던 거 같아요.
초반 승승장구했기에 시청률 공약을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조금 못 미처 실천하지 못하게 됐는데.
초반에 금방 3%가 넘어 내심 기대를 한 건 사실이에요. 허나 시청률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기에 목표로 했던 5%를 넘기지 않아도 실망하거나 낙담하지 않았어요.
시청률과 상관없이 ‘판타스틱’이 힐링과 따뜻함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점은 어떻게 생각하나.
저 역시 뇌가 맑고 깨끗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마무리도 평범하지 않게 잘 된 것 같아서 기분도 좋고요.
언급한 것처럼 결말이 평범하지 않았다. 마음에 드나?
마음에 들어요. 주변에서는 아픈 김현주가 멀쩡하게 생활한다는 것이 말이 안 돼 죽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그러나 저는 드라마 자체가 처음부터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메시지를 담았기에 안 죽는 것이 맞다고 봤어요.
중간에 함께 했던 지수가 아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놀랐을 것 같은데.
저도 갑작스럽게 소식을 접했어요. 처음에는 정말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큰 병이 아니라고 해서 한시름 놓았어요. 솔직히 드라마 촬영 중간에 배우가 크게 아픈 경우는 드물기에 초반에는 놀랐지만, 모두 서로 으쌰으쌰 해서 지수 올 때까지 더 열심히 하자고 했어요. 그 덕분인지 지수가 무사히 촬영장에 돌아와 마지막까지 함께할 수 있어 뿌듯해요.

이번 작품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극 중 발 연기를 하는 한류스타 류해성 역할을 맡았는데, 어렵지 않았나?
어렵지 않았어요. 전작이 50부작으로 긴 호흡을 필요로 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차기작은 조금 가볍고 독특한 캐릭터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러던 찰나에 ‘판타스틱’ 대본이 들어왔고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했어요. 그동안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한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에 반해 류해성은 밝고 경쾌했고 하다 보니 매번 ‘하기 잘했네’라고 되뇌며 스스로 만족했죠.
특히 발연기는 정말 잘 소화해 내 시청자들에게 칭찬을 받기도 했는데.
사실 발연기를 한다는 것이 어려웠어요. 연기하는 자체는 어렵지 않았는데 그 연기를 하는 저를 바라보는 시각이 부담스러웠어요. 정말 해내지 못하면 ‘주상욱 진짜 발연기 하네’라는 소리를 듣잖아요. 하하. 매번 연기할 때마다 ‘이거 못하면 진짜 발연기 소리 듣는다’라고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우주 대스타 연기는 어땠나?
허세 가득하고 안하무인을 연기하는 것은 재미있었어요. 평소에 제가 할 수 없는 행동들이었으니깐요. 가끔 정말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을 해 당황하기도 했지만, 특별히 고민한다거나 괴롭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극 중 김현주와 예쁘게 사랑을 그려냈다. 호흡은 어땠는지.
정말 잘 맞았어요. 김현주 씨가 배려해주고 잘 맞춰줬기에 수월하게 연기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촬영하면서 굉장히 단단한 내공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란 생각도 많이 했고요. 많이 배웠어요.
드라마 속에서 스타와 작가의 사랑인데,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직업은 극 중 설정일 뿐이에요. 스타와 작가 보다는 두 남녀 사랑에 초점을 맞춰줬으면 좋겠어요. 혹 스타와 작가의 사랑이 실제로 일어나게 된다면... 전 상관없을 거 같아요. 좋아하는데 직업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거 같아요. 아! 제가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지금 옆에 있는데 말이에요. 하하.

두 사람의 결혼식 장면이 예쁘게 그려져 시청자들의 호평이 자자했는데.
급하게 촬영했는데 예쁘게 잘 나왔어요. 당시 날씨가 좋았고 배경이 예뻐 결혼식이 더 예쁘게 담겼던 거 같아요. 자연이 준 선물이죠.(미소)
허나 암 선고를 받은 여자와 쉽게 결혼을 결정했다. 이해하지 못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저 역시도 처음에는 공감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촬영이 진행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사랑하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은 크게 공감하고 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어 실장님 이미지는 확실하게 벗은 듯한데.
주변에서 ‘이번 작품 끝나면 실장님 이미지 사라지겠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허나 믿지 않았죠. 아직도 ‘실장님’이라고 농담 삼아 부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요. 요즘은 생각을 달리하고 있어요. ‘실장님의 끝판왕을 보여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차기작을 실장님 역할을 맡아 ‘이제 주상욱이 아니면 실장님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어요. 하하.
끝으로 스스로 평가하는 주상욱의 ‘판타스틱’ 주해성 역할은.
아쉬워요. 우주 대스타의 허세와 발연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살렸어야 했는데 미처 표현해내지 못한 거 같아서요. 하지만 큰 문제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미소)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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