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올해 만 30세인 배우 민진웅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연기자의 길에 발을 담갔다.
그는 2013년 영화 ‘보이콧 선언’으로 데뷔했고, 이후 영화 ‘패션왕’, ‘검은 사제들’, ‘동주’ 드라마 ‘용팔이’ 등에서 모습을 보였다. 허나 꾸준히 작품을 해온 것에 비해 대중은 그의 이름을 잘 알지 못했다.
그래도 민진웅은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2016년 tvN ‘혼술남녀’에서 그간 충무로에서 인정받은 잠재력과 역량을 실히 발휘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혼술남녀’를 통해 연기 포텐이 터진 민진웅은 극 중 1일 1 성대모사를 구사하며 ‘민도리코’(=민진웅과 복사기 제조업체 이름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민진웅은 단순한 성대모사가 아닌 캐릭터의 말투부터 표정까지 따라 했고, 그의 성대모사 연기는 매회 큰 화제와 인기를 모았다. 특히 달고 짜고, 양면의 얼굴을 가진 민진웅으로 분해 많은 호평을 받으며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드라마 종영 후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민진웅을 만났다. 민진웅은 극 중 모습과 달리 진중하고 차분했다. 그에게 “인기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모든 것이 얼떨떨하다. 인터뷰 자체도 간만에 하기에 떨린다”며 긴장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인터뷰가 진행되자 민진웅은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자신의 스토리부터 쏟아지는 관심에 대한 속내를 솔직하게 밝혔다.
배우 민진웅 이름 옆에 연관검색어로 법대생이 뜬다. 조금은 놀라운데, 어떻게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나?
법대생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학교를 다녀서... 잠깐 다녔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 길이 내 길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결국 시험을 다시 보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어요.
한순간에 진로를 바꾼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 혹 후회하지 않나?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연기를 선택하고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오히려 하지 않았으면 후회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적성에 잘 맞는 거 같고요. 또 주변에 있는 친구, 선후배들이 묵묵히 응원해줘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주변 지인들이 이번 작품 후 얻은 인기와 인지도로 인해 많이 축하해줬을 것 같은데.
고경표, 주원, 신주환, 유람 등과 친한데 이 배우들 모두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혹독한 평가를 하는 사람들이라 저에게도 별다른 말은 없었어요. 간혹 전화해서 ‘잘했네’ 한 마디 던져주는 게 전부였어요. 허나 이것이 최고의 칭찬인 것을 잘 알기에 속으로 뿌듯했죠.
놀라울 만한 반전 과거가 또 있다. 간호조무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모님의 권유로 취득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 부모님이 취득하라고 권유를 하셨죠. 당시에는 툴툴거리면서 ‘내가 왜? 이걸 왜 해야 하는데?’라며 무척 반항했어요. 허나 지금은 감사하게 생각해요. 언젠가 의학과 관련된 작품에 캐스팅되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누구보다 주사 잘 놓을 자신 있거든요. 하하.
법대생, 간호조무사의 독특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배우가 되기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어렵지는 않았나?
군대 전역 후에 파이팅이 너무 넘쳐서 문제였어요. 당시에 국내는 너무 좁다고 생각해 무작정 미국으로 나갔어요. 왠지 해외에 나가면 바로 배우로서 승승장구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때 밑바닥을 제대로 경험했어요. 실력은 없으면서 자신감만 넘쳤던 거죠. 결국 2년 예상했지만 3주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한국에 돌아와서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집, 학교, 집, 학교가 제 일상의 전부였어요.

버라이어티한 삶을 산 민진웅의 인생의 전환점은 언제인가?
법대에서 연기 공부하는 곳으로 과를 전과한 것이 전환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때 큰 결심을 하지 않았으면 저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살았을지 상상이 안 가요.
앞으로 선보일 민진웅의 연기 스펙트럼이 궁금하다.
내년 상반기에 찍어 놓은 영화가 개봉할 예정이에요. ‘혼술남녀’ 속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찾아뵐 거 같아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미소) 앞으로 쉬지 않고 끊임없이 대중들과 소통하며 연기하고 싶어요. 최근에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비추다 보니 공백기 없이 승승장구 했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에요. 보이지는 않았지만 저 10개월이나 쉬었거든요. 하하. 이제는 공백기 없이 꾸준히 연기하고 싶어요.
어렸을 적 많은 경험을 시켜준 부모님께서 지금 누구보다 가장 기뻐할 것 같다. 요즘 부모님의 반응은 어떤가?
많이 좋아하세요. 매일 촬영이 있다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시고 건강 잘 챙기라고 말씀해 주세요. 특히 이럴수록 더 공손하라고 말씀해 주시고요. 요즘 그나마 부모님께 효도한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요.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앞으로 부모님께 더 효도하는 아들이 되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어떠한 배우가 되고 싶다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저 열심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 위치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미소)
끝으로 ‘혼술남녀’를 사랑해주고 배우 민진웅에게 무한 애정을 보낸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하며 마무리해 달라.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많은 사랑과 관심 주셔서 감사해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서 뿌듯하고 훈훈한 댓글이 저를 기쁘게 했어요. 앞으로도 힘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더 열심히 하는 배우 민진웅, 인간 민진웅이 될게요. 기대해 주세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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