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다른 사람에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루에 얼마나 하고 살까? 버릇처럼 빈말로 하는 인사가 아닌 진심을 담은 표현이라면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닐 것이다. 특히나 작은 것에도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인사를 전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배우 박보검에겐 참 쉬운 일이다. 입만 열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늘 예의 바른 반듯한 청년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후 인터뷰를 위해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박보검은 인터뷰 내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또한 칭찬에는 “과찬이세요”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선배들은 틈만 나면 이 반듯한 후배를 칭찬하기 여념이 없다. 함께 작품을 찍은 배우들은 물론 예능인들까지 장르를 초월하고 박보검의 인성을 극찬했다. 박보검의 인터뷰는 보통의 인터뷰와 분위기가 다를 정도로, 그의 말이 끝날 때마다 열렬한 반응과 호응이 쏟아졌다. 특히 인터뷰 중 갑자기 사과를 전한 박보검의 말은 미소를 짓게 했다.
박보검은 기자 한 명 한 명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하지만, 스케줄 탓에 부득이하게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이 미안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그 누구 하나 불평불만 하지 않았다. 박보검의 진심이 두 눈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후 박보검은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쉬지 않고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 이유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까지 속 시원하게 털어놨다.
인기리에 ‘구르미 그린 달빛’이 막을 내렸다. 기분이 어떤가?
아쉬워요. 포상휴가까지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한 감독님, 스태프 이하 많은 배우와 헤어진다는 생각에 가슴 한쪽이 찡하더라고요.
시청률이 20%가 넘어 광화문에서 팬 사인회도 진행했다. 근래에 20%가 넘는 작품이 없어 더 주목을 받았는데.
솔직히 20%가 넘을 줄 몰랐어요. 안 넘을 줄 알고 이야기했는데 덜컥 넘어버렸더라고요. 당연히 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고, 막상 넘으니 기쁘더라고요. 현장에서 소식을 접한 뒤 배우들은 대중들에게 감사해 하면서 한 장면 한 장면 더 신경 써서 촬영했어요.
‘응답하라 1988’ 이후 높아진 인기 덕에 차기작을 향한 관심이 쏠렸다. 안정적인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으나 사극이라는 장르를 선택했는데.
‘응답하라 1988’ 이후 들어온 작품 중에서 가장 읽었을 때 재미있고 끌렸던 작품을 선택했어요. 그 작품이 바로 ‘구르미 그린 달빛’이었고요. 사실 사극이라는 장르를 생각했을 때 딱딱하고 무거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머리에 강하게 박혀있었어요. 허나 ‘구르미 그린 달빛’은 조금은 가벼운 퓨전 사극이었고, 이영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그려져 있어 ‘한 번 출연해 볼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여기에 청량함과 싱그러움도 대본에서 묻어나오는 것이 느껴졌고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어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시작한 ‘구르미 그린 달빛’. 왕세자 이영 역을 연기했는데, 만족하나?
초반에는 천방지축 날라리 왕세자의 모습에서, 대전에서는 진중하고 묵직한 연기를 펼치는 이영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어려웠어요. 머리로는 이해했는데 몸으로는 잘 표현이 되지 않더라고요. 그때마다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어요. 감사하게도 제가 물어볼 때마다 모두 친절하게 답해주셨고 여러 번 재촬영도 해주셔서 수월하게 연기 할 수 있었어요. 또 감독님과 작가님이 조언해준 중요한 말들은 녹음해서 몇 번이고 돌려서 들었어요.
녹음? 대사를 외울 때 녹음을 하는가?
매번 녹음을 해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녹음을 통해 제가 내뱉은 대사나 발성들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더라고요.
이영 캐릭터를 연기하기까지 주변에 많은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되는데.
감독님, 작가님은 물론 팬들의 도움도 받았어요. 제가 이영 역할을 맡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영의 업적을 정리한 요약 노트를 선물로 주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어요. 덕분에 몰랐던 이영에 대해 많이 알게 됐거든요.(미소)

이영에게 있어 홍라온 역을 연기한 김유정을 빼놓을 수 없다. 김유정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좋았어요. 제가 유정이에게 알게 모르게 의지도 많이 했고요. 유정이의 경우 저보다 사극을 한 경험도 많고 연기적으로 선배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잘못된 부분은 지적해 주고 부족한 부분은 잘 메워줬어요.
김유정과 후반부로 갈수록 꿀 떨어지는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어색함을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였을 것 같은데.
초반에는 서로 서먹서먹했지만, 구덩이에 빠지는 장면을 촬영하고 난 뒤에는 어색함의 거리가 많이 좁혀졌어요. 조그만 구덩이에서 함께 촬영하다 보니 정들었나 봐요. 하하. 이후에 촬영한 멜로 장면들은 어색함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던 거 같아요.
후반에는 죽었던 연예 세포도 살아나게 할 만큼 ‘달달함 끝판왕’이었다. 어색함 없이 연기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까?
제가 그렇게 달달했나요? 하하. 잘 모르겠어요. 그저 느낌 가는 대로 했을 뿐인데 방송에 예쁘게 잘 그려진 거 같아요. 누구나 유정이와 멜로 연기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랑스러운 눈으로 변할 거예요. 보기만 해도 매력적인데 어떻게 웃지 않겠어요. 이 모든 공을 유정이에게 돌리고 싶어요.
뽀뽀신이 많은 화제가 됐다. 방송 후 미성년자라는 신분으로 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저는 풋풋해서 좋았어요. 딱 적당하게 이영과 홍라온의 사랑이 그려진 거 같아 만족하고요. 더 많은 애정 표현이 등장했다면 하는 저도 그렇고 보는 사람도 설레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적당한 타이밍에 작가님께서 딱 잘라 주셨죠(미소)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어렵지는 않았나?
드라마 들어가기 전에는 액션 스쿨에 가서 많이 배웠어요. 허나 방송이 시작되고 난 뒤에는 시간이 없어 자주 가지 못했죠.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감독님께서 예쁘게 찍어주셔서 그나마 위안이 됐어요.

방송 전 ‘붐바스틱’ 춤을 추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평소 춤추는 것을 좋아하나?
춤추는 거 좋아해요.(미소) 사실 붐바스틱 춤출 때 조금 부끄러웠는데 추면서 생각을 바꿨어요. ‘내가 언제 이런 춤을 광화문 한복판에서 추겠어’라는 생각으로요. 이후에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춤을 췄어요. 또 영화 ‘검사외전’에서 붐바스틱 춤을 춘 강동원 선배를 떠올리며 더 열심히 췄어요.
스케줄이 없을 때 음주가무를 하는 편?
아니요. 맛없는 술을 왜 마셔요. 춤은 좋아하는 거 같아요. 노래방에서 춤추고 놀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이 좋아져요.
그 덕분인가, 이번에 B1A4 진영, 곽동연과 음악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는데.
셋이서 공통되는 관심사도 많았고 그 중 음악 이야기를 할 때 소통이 가장 잘 됐어요. 기회가 된다면 음반을? 하하.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박보검의 새로운 면을 발견한 것이 있을까?
궁중 로맨스는 물론 능청스러운 연기를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 속으로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피식 웃었죠. 앞으로도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장르와 캐릭터를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매주 월, 화 ‘구르미 그린 달빛’을 시청하며 많은 사랑을 준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이영이라는 캐릭터를 아껴주고 사랑해줘서 감사해요. 실화에 픽션이 가미됐지만 그런데도 열렬하게 응원해 준 점도 감사하고요. 저에게는 달빛만 봐도 찬란했던 아름다웠던 여름날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이러한 좋은 기억을 선사해 준 시청자 여러분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미소)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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