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혼술남녀' 박하선 ① "하석진의 섹시에 공명의 다정 섞였으면"
[Z인터뷰] '혼술남녀' 박하선 ① "하석진의 섹시에 공명의 다정 섞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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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제가 다시 인터뷰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인터뷰를 할 수 있어서 뿌듯해요”

tvN ‘혼술남녀’ 종영 후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하선은 뜻밖의 인사를 건네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허나 그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2년간의 공백기 후 선택한 작품에서 큰 사랑을 받고 그 덕분에 인터뷰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박하선의 설명이다.

박하선은 tvN ‘혼술남녀’에서 공무원 학원계의 메이저리그 노량진에 갓 입성한 국어 강사 박하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스트레스에 찌든 날이면 자취방에서 캔 맥주와 과자를 먹고 나 홀로 살풀이를 하는 박하나의 모습을 위화감 없이 그려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짠내를 동시에 자아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는 “공백기가 뭐예요?”라고 시위하듯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박하선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2년의 시간 동안 도태되는 것은 기본,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가 잊혀지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허나 ‘혼술남녀’를 통해 용기를 얻었고 그 사랑과 관심을 앞으로 연기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혼술남녀’가 인기리에 막을 내렸는데 기분이 어떤가?

얼떨떨하면서 뿌듯해요. 한편으로는 ‘내가 또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인기를 실감한 적이 있을까?

촬영하고 있을 때는 몰랐어요. 촬영이 끝나고 어느 날 마사지샵을 갔어요. 저는 별생각 없이 마사지만 받고 와야겠다 생각했죠. 허나 들어서자마자 주변에 있는 분들이 저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하시더라고요. 사진 같이 찍자는 분들도 많았고요. 특히 40대 여성분들이 많이 알아봐 줘서 놀랐어요. 제 팬은 다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으로 팬층이 넓어졌다는 것을 느껴 기분이 좋았어요.

애착이 많이 갔던 작품인가 보다. 마지막 촬영 때도 울고 종방연 때도 울었다는 소식이 있는데.

저도 모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어요. 환하게 웃고 헤어지고 싶었는데 생각만큼 잘 안 되더라고요.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공백기 후 ‘혼술남녀’를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솔직하게 말하면 10년을 안 쉬고 일해서 지쳐있었어요. 감독님들께서 끊임없이 저를 선택해 준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했는데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허나 막상 쉬다 보니 빨리 작품을 하고 싶어졌고요. 아이러니하죠. 늘 복귀 작은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하이킥’ 같은 장르였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이런 와중에 ‘혼술남녀’ 대본이 저에게 왔고, 기분 좋게 수락했어요.(미소)

언급한 것처럼 SBS ‘유혹’ 출연 후 2년이라는 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공백기가 있었다. 무엇을 했기에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나?

조금만 쉬고 돌아오려고 했으나 생각만큼 잘 안 됐어요. 중간에 영화를 할 뻔했는데 엎어지기 일쑤였고요. 그때마다 좌절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요즘 드는 생각은 ‘그때 뭐라도 배워 놀 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쉬움만 남아요.

잘하는 장르가 아닌 색다른 모습으로 돌아왔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이러한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허나 오랜만에 복귀했을 때는 대중들에게 가장 잘하고 사랑받았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후 색다른 모습을 보여줘도 늦지 않겠다고 생각했고요.

심혈을 기울여서 선택한 ‘혼술남녀’. 연기적으로 만족하나?

제 연기는 100% 만족할 수 없으나 방송 후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힘을 얻었어요. 특히 ‘월요병 퇴치제’라는 말이 참 좋았어요.

극 중 맡은 박하나 캐릭터, 거침없이 망가지고 혼술을 즐겨하는 노량진 학원 강사다. 실제 모습과 어느 정도 닮은 부분이 있을까?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것은 비슷해요. 허나 저는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할 말은 다해요. 꾹 참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아! 박하나가 집에서 편안한 의상을 입고 책상에 앉아 가볍게 맥주 한 캔을 마시는 모습은 저와 비슷한 거 같아요. 집에서는 누구나 편안해지잖아요. 그렇다고 술 취하거나 진상이 되지는 않아요.(미소)

배우 박하선을 떠올리면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작품에서도 제대로 망가졌는데.

‘하이킥’ 때만 해도 민망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다 보니 부끄럽고 민망하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연기를 할 때 민망해하면 함께 하는 배우들과 보는 시청자들이 불편할 수가 있어 최대한 웃음을 참으면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극 중 두 남자 하석진, 공명의 사랑을 받았다. 기분이 어땠나?

좋았어요.(미소) 이게 바로 드라마 주인공 하는 묘미라고 생각해요. 현실에서는 어렵잖아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 하려고요. 하하. 하석진 씨, 공명 두 사람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어요. 실제 제가 박하나라면 한 명을 고르기 어려울 거 같아요. 하석진의 섹시함에 공명의 다정함이 섞였으면 좋겠어요. 현실에는 없겠죠?

마지막까지 삼각관계의 결말이 나지 않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결말은 마음에 드는지.

마음에 들어요. 원 없이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아서요. 물론 열린 결말로 끝나긴 했지만요. 시즌2가 제작된다면 하석진과 결판이 나지 않을까요? 하하. 다만 공명에게는 미안했어요. 제가 아닌 극 중 캐릭터가 공명과 헤어진 것인데 왠지 미안하더라고요. 다음 작품에서는 꼭 주인공을 맡아 여자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면 좋겠어요.

연하남 공명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데.

연하를 만난 적도 없고 작품에서도 연하와 러브라인을 형성해서 연기를 한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연하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고요. 허나 이번에 공명과 연상연하 호흡을 맞추면서 생각이 바뀌었죠. 연하도 멋지더라고요. 싱그럽고 풋풋하고 연상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촬영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과 가장 힘든 것을 꼽아준다면.

기억에 남는 것을 한 가지로 꼽기가 어렵네요. 오래 쉬다가 복귀한 현장이었기에 모든 것이 다 즐겁고 좋았어요. 반면 힘든 것은 정말 많이 울어 기력을 소진했던 부분이에요. ‘동이’, ‘하이킥’ 때는 스케줄이 빡빡해서 힘들어 울었다면 이번에는 정말 슬퍼서 눈물을 흘렸어요. 다른 눈물이었죠. 애착이 많이 갔는데 끝났다고 하니 시원섭섭했던 마음이 커서 그랬던 거 같아요.

‘혼술남녀’ 출연 후 달라진 것이 있나?

여유가 생겼어요. 몇 년 전만 해도 현장에서 조용히 있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봤어요. 허나 요즘은 성숙해졌다고 할까요? 마음도 유해지고 후배들을 대하는 것도 편안해졌어요.

인기에 힘입어 포상휴가를 떠난다. 드라마가 잘 된 덕분에 가는 휴식인데 기분이 색다를 것 같다.

포상휴가를 처음 가보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가 많이 돼요. 또 바빠서 만날 수 없었던 배우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나고요. 사실 포상휴가, 회식을 싫어했어요. 이런 자리에 가면 꼭 실수를 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런 모습이 보기 싫어서... 그러나 공백기 후 모든 생각이 바뀌었어요. 다 감사하며 임하고 있어요. 이번에 포상휴가를 가게 된다면 친해지지 못했던 공시생들 키, 동영, 채연이와 친해져서 오는 게 목표에요.

▶ 2편에 이어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