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더 그리운 그 시절(종합)
연극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더 그리운 그 시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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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누구에게나 학창 시절은 존재했을 것이다. 그 시절에 대한 추억 또한 누구나가 가지고 있을 터. 그런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연극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이 창작하는 공간이 선보이는 첫 작품으로 무대에 올랐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에서 연극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안혁원 프로듀서, 박선희 연출가를 비롯해 배우 김호진, 박동욱, 이강우, 주민진, 김선호, 정순원, 송광일, 이희종이 참석해 공연의 전막을 시연하는 한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연극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은 지훈, 형석, 동우, 명구 4명의 친구들이 가장 뜨거웠던 학창 시절을 보낸 2000년 밀레니엄과 어른이 돼버린 현재를 교차해 무대 위에 펼쳐내는 작품이다. 풀어내는 과정에서 당시의 노래들을 사용해 관객으로 하여금 밀레니엄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한다. 넥스트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먼훗날 언젠가’, 전람회의 ‘10년의 약속’, 이문세의 ‘빗속에서’,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 등이 작품 중간중간 적재적소에 녹아 들어가 네 친구들의 이야기와 변화를 보여주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 작품을 첫 작품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안혁원 프로듀서는 “작품도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친했던 친구가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다. 투병 생활을 오래 했는데 바빠서 많이 찾아가질 못했다. (그 후)어쩌다 시간의 변화로 어른이 돼버린 친구들의 얘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박동욱 배우가 ‘밀레니엄 보이즈’라는 제목의 초고를 가져왔다. 내용이 내가 생각했던 그림과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작가와 배우라는 두 가지 역할을 소화하는 박동욱은 작품에 본인뿐만 아니라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도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그 때문인지 4명의 등장인물들은 친근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친다. 배우들의 우정을 다지기 위한 남다른 노력도 무대 위 이들이 한층 살아 숨쉬는 원동력이 됐다. 

학창시절에 만난 네 명의 친구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작은 녹음기에 그때그때 녹음하기 시작한다. 불안한 세상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진정한 우정을 꿈꾸면서. 하지만 그들의 우정엔 조금씩 보이지 않는 금이 가기 시작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통사고로 인해 지훈이 코마 상태에 빠지게 된다. 16년 후 갑자기 깨어난 지훈으로 인해 다시 모인 친구들. 하지만 많은 것이 변했고, 기억 또한 왜곡돼 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만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좌절 속에 혼란에 빠진다. 

이처럼 연극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은 언뜻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공감하고, 그리워하며, 입가에 미소를 띄게 하는 작품인 듯 보인다. 하지만 박선희 연출가는 “작가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누구나 갖고 있지만 돌아갈 수 없다는 게 가장 슬프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차가운 현실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 때문인지 이번 작품은 전작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전하며 관객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 둔다.

추억은 어쩌면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아름답고, 또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다시 만난 4명의 친구들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추운 겨울, 따스한 추억 속으로 관객을 이끌 연극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은 오는 12월 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Story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