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김유정 ② 10년이 지나도 서른이 아닌, 그래서 더 좋은 이유
[Z인터뷰] 김유정 ② 10년이 지나도 서른이 아닌, 그래서 더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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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올해 나이 18살. 고등학교 2학년. 그 나이를 곱씹어볼수록 감탄스럽고, 더불어 개탄스럽다. 일찌감치 만개한 배우의 역량이야 팬으로서 반가울 입장이지만, 벌써부터 아름다운 여인의 외모를 뽐내는 건 여성 팬에겐 부러움을, 남성 팬에겐 ‘아직 그는 미성년자’라며 죄책감을 안긴다. 바로 배우 김유정의 이야기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제니스뉴스와 김유정이 만났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종영 후 1:1 인터뷰로 며칠 째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던 만큼 다소 피곤한 기색도 역력했다. 더불어 때 이른 한파도 그의 피로에 한 몫 더했을 터다. “그래도 따뜻한 나라로 휴가를 다녀와서 괜찮은 것 같다”며, 세부로 떠났던 ‘구르미 그린 달빛’의 포상 휴가를 이야기 했다.

▶ 1편에서 이어

김유정은 이번 작품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영(박보검 분)과 김윤성(B1A4 진영 분)에게 였다. “행복했다”라며 미소 짓는 김유정은 두 사람의 차이에 대해 “진영 오빠는 나이가 더 있으니 성숙하고 어른의 느낌이 있고요. 보검 오빠는 오빠로써 많이 챙겨주기도 했지만, 친구처럼 장난도 치고 따뜻하게 챙겨줬어요”라 말했다. 더불어 유독 B1A4 멤버들과 인연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이라며, “함께했던 분들과는 친하게 지낸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화제가 됐던 수 많은 달달한 대사, 주로 이영이 라온에게 선사했던 그 많은 대사들 중 하나만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김유정이 꼽은 대사는 “저하께서 바라시는 조선은 어떤 조선입니까”라는 라온의 질문에 이영이 했던 답이었다. 이유는 가장 따뜻했고, 좋았고 위로가 됐었던 대사였단다.

“내가 그려나갈 조선은 여인이 여인답게, 아이가 아이답게 살아가는 곳이다. 그곳의 첫 번째 백성은 바로 너다”

방영 내내 달콤한 로맨스를 펼쳐냈지만 모든 이에게 그 사랑이 달달했던 것은 아니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김유정과 박보검의 키스신에 대해 행정지도에 행하는 권고 조치를 내렸다. 미성년자인 김유정이 연기하기엔 부적절했다는 민원을 받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김유정의 답은 오히려 쿨했다. 

“사실 키스신이라고 하기엔 뭐하고, 어떻게 보면 뽀뽀신이었죠?(웃음). 그 신에서 제가 걱정했던 건 키스신 보다는 내관복을 입었다는 거였어요. 둘다 상투를 틀었고, 한 명은 곤룡포를 입고, 한 명은 내관복을 입고 뽀뽀를 한 다는 게 말이 안 되니까요.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까가 걱정이었어요”

맞는 말이다. 2007년 방영됐던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공유와 윤은혜가 남자 대 남장여자로 보여줬던 동성코드의 키스신과 “갈 때까지 가보자”라는 공유의 대사는 지금도 여러 의미의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많이 변했을까? ‘구르미 그린 달빛’의 키스신엔 그런 시선은 적었다. 물론 이영이 홍라온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설정이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여자 옷을 입고 찍었으면 더욱 예쁘게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도 있었어요. 하지만 특별한 풋풋함이 보였던 것은 좋았던 것 같아요. 영과 라온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애정신이 나오는 것이 맞는데, 풋풋하게 그려져서 좋더라고요. 권고 조치를 받았던 건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2004년 드라마 ‘빙점’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해 올해 13년차를 맞이한 김유정은 그렇게 아역에서 여배우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했기에 배울 점이 많았다는 김유정. 비록 너무 빨리 많은 걸 알게 돼서 어려운 것도 있었고, 힘든 점도 있었지만 현장의 배움을 통해 배우로서, 학생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있었다.

“매 작품마다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것들이나 되새겨야 할 것들을 많이 배워요. 올해의 ‘구르미’에서는 책임감을 배웠어요. 무슨 일과 마주했을 때 내가 회피하지 않고, 무서워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힘이 조금 생긴 것 같아요. 라온이도 저와 똑같이 성장하고 있는 캐릭터여서 아무래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아직 스물이 되지 않은 나이에 배우로서 인정 받고 있는 김유정이다. 하여 20대, 30대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얼마나 더 성장해있을 지 가늠할 수 없고, 한편으론 성장할 기간이 많이 남아있기에 슬럼프가 오진 않을까 하는 염려도 생긴다.

"그게 저도 어려워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을 땐 스스로 깨부시는 게 많아야 할 것 같아요. 연기와 스스로 싸우는 힘이 많아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연기적인 습관이 나중 돼서 더욱 고치기 어렵잖아요. 오랜 시간 동안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던 거니까요. 그런 부분들이 어려운 것 같아요. 제가 10년 후를 그린다 해도 아직 30살이 안 된 나이겠지만 그때가 되면 분명 지금보다 성장해있고 달라졌어야 할텐데…, ‘그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10년 후를 그려도 30살이 아니다”라는 말에 그의 젊음이 부럽다가도, 잠시 머리를 스쳤던 기우를 내려놓았다. 슬럼프가 온다 한들 어떠할까. 아직 그가 연기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은 차고 넘친다. 그건 김유정의 복이자 대중들의 행복일 것이다. 그만큼 좋은 연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 하다는 이야기니까. 앞으로 1년, 나아가 10년 그의 성장과 함께 우리는 좋은 작품, 훌륭한 연기와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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