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김하늘 ① "정통 멜로 갈증, '공항 가는 길'로 풀었다"
[Z인터뷰] 김하늘 ① "정통 멜로 갈증, '공항 가는 길'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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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더 이상 만인의 연인이라는 호칭이 어색하다. 이제는 한 남자의 아내가 돼 버린 배우 김하늘. 그는 결혼한 지 4년 만에 정통 멜로 ‘공항 가는 길’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오랜만에 돌아온 그에게 있어 ‘공항 가는 길’은 어떤 멜로보다도 납득시키기 어려웠을 설정이지만, 김하늘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이를 소화해 냈다.

이에 시청자는 김하늘 표 멜로 연기에 울고 웃으며 ‘멜로퀸’의 진가를 또 한 번 느꼈다.

김하늘은 ‘공항 가는 길’에서 극 중 경력 12년 차 부사무장 승무원이자 12살의 딸을 둔 엄마 최수아로 변신했다. 그는 방송 전부터 안방극장 복귀작, 결혼 후 첫 복귀작 등의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어 부담이 될 법도 했지만, 한층 깊어진 멜로 감성으로 이를 극복해냈고 시청자의 가슴까지 아련하게 물들였다.

특히 김하늘은 ‘공항 가는 길’이 초반 불륜 드라마라는 인식이 찍혀있던 것을 공감 멜로이자 웰메이드 드라마로 불리는데 한 몫 톡톡히 했다. 허나 김하늘은 이 모든 것은 자신의 힘이 아닌 함께 한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하늘을 만났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김하늘은 감기에 걸린 상태였다. 그러나 얼굴에 미소만큼은 가득 머금고 있었다. 인사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공항 가는 길’이 시청률은 다소 저조했지만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가장 큰 이유는 김하늘의 열연인 것 같다”고 말하자 손사래를 쳤다.

김하늘은 그저 자신은 할 일을 했을 뿐이고, 함께 한 배우, 감독님, 스태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후 ‘공항 가는 길’을 선택한 이유부터 남편의 반응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결혼 후 복귀작으로 선택했던 ‘공항 가는 길’이 호평 속 마무리됐다. 현재 기분이 어떤가?

홀가분해요. 16부작으로 마무리된 것도 적당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마지막까지 결말이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했었는데 이 부분도 깔끔하게 마무리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오랜만에 정통 멜로드라마에 출연했다. 이유가 있을까?

특별한 이유는 없고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어요. 늘 정통 멜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갈증만 가득했죠. 그러던 찰나에 ‘공항 가는 길’ 대본을 받게 됐어요. 하고 싶을 타이밍에 좋은 대본을 받아 좋았고 기쁜 마음으로 매회 촬영에 임했어요. 다행히 많은 사람이 공감해줘서 더 기뻤고요.

나이가 들고 결혼까지 한 뒤에 선보인 정통 멜로 연기였기에 조금은 달랐을 듯한데.

젊었을 때보다 확실히 감정선이 깊고 넓어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경험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득한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그동안 차근차근 다져왔던 멜로 감정선을 폭발시킬 수 있어 만족하고 있어요.

스스로 선보인 연기는 만족하고 있나?

과거에는 감독님께서 ‘다시’, ‘한 번만 더’라고 요구를 많이 했던 거 같아요. 허나 이번에는 감독님께서 많은 요구를 하지 않으셨어요. 그때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지?’라고 생각하기보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데로 수아 캐릭터를 소화하면 되겠구나’라고 판단했어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캐릭터 분석도 다양하게 했고 여러 가지로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열심히 한 만큼 이번 작품 연기는 나름 만족해요.(미소)

‘공항 가는 길’은 기존 멜로와 조금은 달랐다는 평이 많았는데.

저도 주변 사람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흘러갔던 것이 기존의 멜로 드라마와는 달랐던 거 같아요. 소나기가 아닌 가랑비에 옷 젖는 것 처럼 불륜이 잔잔하게 다가 왔다고 생각해요.

‘공항 가는 길’에 있어 불륜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불륜이 나쁜 것이지만 작품에서는 밉지 않게 설레는 감정이 느껴졌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각각의 캐릭터가 돋보였기 때문에 불륜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초반에 불륜을 다룬다는 점에서 걱정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에요. 다행히 감독님께서 불륜만 돋보이게 그리지 않아서 걱정을 덜 수 있었고, 저는 오로지 제 연기만 했으면 됐어요.

상대역으로 출연한 이상윤과의 호흡은?

좋았어요. 특히 맡은 역할 도우와 싱크로율도 100%일 만큼 잘 맞았고요. 그 덕에 저도 수아에 몰입해 연기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승무원으로 나왔다. 특히 빨간색 유니폼이 참 잘 어울렸는데.

처음에 빨간 승무원 옷을 보고 당황했어요. 수아의 이미지가 참했기에 조금은 야사시하고 강렬한 옷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허나 시간이 지날수록 편하고 나중에는 좋아서 자주 입었던 기억이 나요.

워킹맘 역할도 소화했다.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기에 연기하는데 어려웠을 듯한데.

주변에 아이를 낳은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조언을 얻었어요. 자료도 찾아봤고요. 촬영에 들어가서는 최대한 ‘내가 이러한 상황에서 겪으면 이렇게 행동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고요. 특히 딸로 나온 김환희 양이 연기를 잘 해줬어요. 몇 번 대사를 주고받다 보면 금세 몰입이 됐고요. 그 덕분에 워킹맘 역할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승무원이자 워킹맘이었던 수아의 모습 중 같은 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직 겪지 않았지만, 저도 곧 아이가 생긴다면 워킹맘이 될 것 같아요. 반대로 다른 점은 한 번에 두 남자를 사랑하지 않아요. 하하. 극 중에서는 제가 아닌 ‘수아가 하는 행동이야’라고 매번 주문을 외우면서 촬영에 임했어요.

결혼 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스스로 봤을 때 복귀가 성공적이었나?

만족해요. 사실 결혼 전만 해도 시청률에 연연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잘 나오지 않으면 괜히 제 탓인 거 같아 고민도 많았고요. 그러나 지금은 시청률은 따라오는 부수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오로지 작품에만 집중해요. 이번 작품의 경우에도 시청률이 비록 적게 나왔지만, 대본도 좋았고 함께 하는 감독님, 작가님, 이하 스태프와 많은 훌륭한 배우들이 있었기에 얻은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미소)

이번 작품은 필모그래피에 어떻게 남을까?

지금 제 나이 때 할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생각해요. 제 감성과도 잘 맞았고요. 앞으로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더욱 짙은 정통 멜로연기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 2편에 이어

 

사진=SM 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