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복실~ 고복실~”이라고 애틋하게 외치면 서인국의 대사가 생생하다. 여기에 “루이야~”라고 해맑은 미소로 답하면 남지현의 모습도 떠오른다. 드라마가 종영한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여운이 남아 있다.
남지현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 고복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동생을 찾기 위해 서울에 온 정이 많은 아가씨를 연기했다. 루이 역을 맡은 서인국과는 순수한 로맨스를 그리며 안방극장을 달달하게 물들였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남지현을 만났다. 그로부터 ‘쇼핑왕 루이’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 그의 연기관과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들었다. 제니스뉴스가 만난 남지현은 싱그러운 에너지가 넘치던 고복실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다. 시종일관 선한 미소를 보이며, 또박또박 물음에 답하던 그였다.
“드라마가 끝난 걸 실감하지 못하다가 새로운 드라마들이 시작하는 걸 보면서 ‘아 진짜 우리 드라마가 끝났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인터뷰나 시상식 참석 등 남은 일정을 마무리한 후에 가족들과 여행을 가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멀리는 가지 못하고, 일본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쇼핑왕 루이’는 첫 회 시청률 5%를 기록하며 수목극 꼴찌로 출발했다. 이후 ‘쇼핑왕 루이’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뒷심을 발휘했다. 당시 경쟁작인 ‘질투의 화신’이 수목극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와중에, 이를 꺾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시청률이 오르는 걸 보면서 뿌듯했어요. 저희가 즐겁고 행복하게 찍고 있다는 걸 알아주셔서 기뻤어요. 워낙 같은 시간에 방영되던 드라마가 쟁쟁했어요. 2위만 유지할 수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죠. 1화 시청률이 꼴찌로 시작해서 다들 기운이 빠져있으면 어쩌나 걱정했었거든요. 다행히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시청률이 오르고 관심을 끌어서 좋았어요”

남지현이 언급한 ‘쇼핑왕 루이’의 장점은 엉뚱함과 발랄함이다. 그는 통통 튀는 동화 같은 이야기, 루이와 복실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러브라인 등을 언급했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인 ‘복실’ 캐릭터가 너무 예뻐 보였다고. 남지현은 ‘쇼핑왕 루이’를 통해 첫 주연으로 대중 앞에 섰다.
“주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어요. 첫 시작이라,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 저에게 무조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결과는 나중의 일이고 우선 저는 최선을 다해서 제가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역 배우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남지현은 ‘쇼핑왕 루이’를 계기로 성인 역할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는 여자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 가고, 상대 배우와 멜로신을 만들어가는 것을 어려움 없이 소화해냈다. 스스로도 “첫 주연작이었는데 시작이 좋아서 앞으로도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부했다. 사실 남지현은 ‘아역배우 출신’이란 타이틀에 걱정과 고민이 있었던 터다.
“제가 20대가 되고 해야 할 일이 성인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대중에게 제가 어른이 됐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했죠. 아역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한순간에 바뀌긴 어려울 걸 알고 있었어요. 천천히 조금씩 보여드리면서 바꿔가려고 했어요. 앞에 선배들 중에 좋은 사례가 많았잖아요. 김민정 선배, 문근영 언니, 유승호 오빠 등. 그런 분들을 보면서 나도 내 길을 열심히 가다보면 그렇게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고복실 캐릭터는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드라마는 고복실과 루이가 만들어내는 달콤한 로맨스를 앞세웠다. 순수한 영혼이면서도 똑부러지게 자신의 중심을 가지고 있는, 귀엽게 사투리를 내뱉는 모습이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물론 ‘망가짐’이 필요했던 순간도 있었다. 남지현은 ‘강원도 산골 소녀’라는 콘셉트상 극 초반에는 피부를 까맣게 태우고, 촌스러운 헤어와 의상으로 등장했다.
“복실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어요. 망가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어요. 처음에 메이크업으로 피부를 까맣게 했어요. 나중에 원래 제 피부톤을 찾아야하는 설정이라, 태닝을 하기엔 애매했거든요. 여름에 촬영을 시작해서 팔과 다리에도 전부 메이크업을 했어요. 여름이라 땀이 나면 지워질 때도 많았거든요. 그럼 또 다시 까맣게 칠하는 과정을 거쳤죠. 그 부분이 조금 힘들었지만 괜찮았어요”

서인국과의 호흡은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고, 때로는 안타깝게도 했다. 로맨틱한 데이트 장면과 설레는 키스신도 많았다. ‘로코장인’ 서인국은 남지현과의 로맨스에서도 빛을 발했다.
“서인국 오빠와의 호흡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오빠가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단 사실 자체가 안심이 됐거든요. 연기할 때도 정말 편했어요. 어려운 장면들도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면서 할 수 있었어요. 키스신처럼 중요한 신을 찍을 땐 워낙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했거든요. 감독님과도 루이와도 많은 대화를 했어요. 그래서 힘들진 않았어요. 중요한 장면이라 커트 수가 많아서 다른 신을 찍을 때보다 오래 걸리긴 했어요”
촬영 현장 분위기는 아주 좋았단다. 힘들었던 점도 있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 밤샘 촬영도 빈번했다. 대부분 드라마 촬영 환경이 그럴 터다. 때문에 작품을 할 때 배우의 연기력만큼이나 체력적인 부분이 많이 요구된다. 남지현은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 튼튼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버텼다. 그는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 먹었다”고 깨알 같은 체력관리 팁을 전하기도 했다.
“밤샘 촬영이 있어서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힘들었을 거예요. 특별히 힘들었던 장면은 요트 안에서 동생을 다시 만날 때였어요. 요트가 바다 위에 멈춰있어야 하는데 많이 흔들리더라고요. 스태프분은 몸 중심을 잡기도 힘든데 장비가 넘어지지 않게 붙잡아야 했고, 저희 역시 중심을 잡고 서 있어야 했어요. 흔들림도 많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힘들었어요”
남지현은 2016년 한 해 동안의 활동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 ‘터널’,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개봉과 드라마 한 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개인적으론 상반기에 학교 생활을 열심히 했단다. 그는 “알차게 보냈으니 마지막에 즐겁게 여행만 다녀오면 완벽할 것 같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남지현의 앞으로의 계획은 늘 그래왔듯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면서 활동하는 것이다. 아역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남지현의 목표는 ‘오래 연기하는 것’이다.
“내년에도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내년엔 학교에 복학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작품 활동 계획은 아직 정확히 모르겠어요. 내년 조금 지나봐야 알 것 같아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면서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더라고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해온 일이라 당연한 줄 알았어요. 그런 좋은 기회를 얻는 것도 흔치 않고요. 좋은 기회를 얻었던 만큼 끝까지 영화도, 드라마도 하면서 연기를 하고 싶어요. 연기는 앞으로도 계속 오래 할거예요(웃음)”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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