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2016년의 마지막, 김종민은 KBS 연예대상의 대상 트로피를 안아들었다. 2007년 KBS2 ‘1박 2일’ 시즌1 첫 방송 이후 10년 만의 일이었다. 그간 '1박 2일'을 통해 전국을 누볐고 그 사이 군에 입대하고 제대도 했다. 이후 슬럼프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1박 2일'과 함께 였다.
어쩌면 대상을 타고도 남는 시간이었다. 조금 늦었다는 생각은 김종민이 안고 있는 트로피가 더 빛을 발하는 이유일 거다. 대상을 수상한 그에게 유재석, 신동엽 등 쟁쟁했던 선배 후보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던 것도 같은 이유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제니스뉴스와 만난 김종민은 “대상 받은 것도 얼떨떨한 데 라운드 인터뷰도 처음으로 해본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김종민은 호탕하게 웃으면서도 모든 질문에 진지하게 임했다.
이에 가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던 김종민과의 유쾌한 시간을 이 자리에서 전한다.
2016년을 빛낸 예능인이 됐다. 첫 시즌부터 함께한 ‘1박 2일’로 대상을 수상 했는데 기분이 어떤가?
너무나 감사드려요. 사실 주변 분들이 더 좋아했어요. 가족과 지인, 특히 동료들이 자기 일처럼 좋아해 줘 더 뜻깊었어요. 시상식 끝나고 핸드폰을 보니 수많은 축하 메시지도 와 있었고요. 하하.
스스로 생각했을 때 왜 본인이 대상을 받았다고 생각하나.
짠해서가 아닐까요?(미소) 제 입장이 시청자들과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방송 인생의 굴곡이 ‘1박 2일’에 다 녹아 있어요. 방송이 잘 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다들 인생이 굴곡이 있듯 제 모습에서 각자 인생을 대입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상 받은 것과 코요태로 1위 했을 때와 비교해 본다면.
둘 다 좋아요. 차이가 있다면 코요태가 1위 했을 때는 신지가 잘해서 상을 받은 거 같고, ‘1박 2일’에서는 제가 열심히 해서 상 받은 거 같아요.
대상이란 책임감과 무게감도 있을 것 같다.
처음처럼 최선을 다하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려고요. 사실 생각하는 것만큼 부담이 많이 없어요. 그저 해오던 것처럼 앞으로 꾸준히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 목표는 형들과 오랫동안 ‘1박 2일’을 하고 싶어요.

시상식 직전 ‘김종민 특집’이 대상을 받기 전 큰 몫을 했다는 의견도 많은데.
타이밍이 정말 좋았어요. 시즌3 들어와서 가장 심장이 쫄깃한 순간이었어요. 김종민이란 이름을 내걸고 방송을 하는데 잘 안되면 모두 제 탓이라는 생각이 들어 부담이 컸어요. 다행히 반응이 좋았고 시청률도 잘 나와서 속으로 미소 지었어요.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슬럼프의 시기도 있었다. 제대 후 돌아왔을 때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는데.
그때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계속 ‘1박 2일’을 해야 하나 하차해야 하나 생각이 많았죠. 그래도 슬럼프를 한 번쯤 이겨내 보고 싶어서 출연하기로 했어요. 다행히 힘든 시간을 대상을 통해 보상받은 것 같아서 기분 좋아요.
슬럼프를 극복한 방법은?
시즌1에서 시즌2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극복됐어요. 시즌1을 잘 끝냈고 시즌2가 시작되면서 ‘더 잘 해야지’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위축됐어요. 멤버들에게도 많이 미안했고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됐어요.
앞으로 ‘1박 2일’에서 더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나.
스튜디오에서 정장 입고 말끔한 모습으로 게임 하고 싶어요. 매번 야외에 망가지는 모습만 보여준 거 같아서요. 또 기회가 되면 강연도 해보고 싶어요. 제 인생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고민이 있으면 듣고 해결해 주고 싶어요. 거창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함께 대중들과 소통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1박 2일’에 많은 게스트들이 출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가 있다면?
인상 깊었던 게스트가 너무 많아요. 그중에서 뽑으라면 조인성, 박보검, 수지, 신세경이 기억나요. 아! 한효주는 한 번 더 나오기로 약속했었잖아요. 지금 생각하면 한효주는 가장 막 대한 게스트라서 미안한 마음뿐이에요. 한 번 더 나오면 그때는 잘해주려고요.(미소)
앞으로 초대하고 싶은 스타가 있는지.
차태현 형과 인연이 있는 송혜교, 전지현 씨가 ‘1박 2일’에 출연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그냥 작품 홍보하러 나와 주셔도 되고요. 하하. 특히 전지현 씨는 차태현 형이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카메오로도 출연했으니 나올 만한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요?
여러 멤버들과 호흡을 맞췄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재회하고 싶은 조합이 있나?
재회하고 싶은 조합은... 정말 많죠. 그중에서도 이승기요. 이승기 제대가 얼마 안 남았잖아요. 형들과 다시 뭉쳐서 꼭 프로그램하는 게 아니더라도 얼굴만 봐도 기쁠 거 같아요.
데뷔 17년 동안 논란, 스캔들이 없었다.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
겁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 사고 치는 연예인들을 보면서 ‘저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배우고 있어요. 저는 오래 일하고 싶은데 제 실수로 망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돼요. 연애도 마찬가지고요.

이제 연애는 조금 덜 조심해도 되지 않을까?
어떤 부분에서는 조심스럽지 않아야 하는데 말이죠. 하하. 연애한 지는 꽤 오래됐어요. 만나기까지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 만나면 오래 사귀는 편이에요. 조금 덜 바빠지면 과감해지겠습니다. 앞으로 여성분 만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도록 노력할게요.(웃음)
김종민 특집에서 만난 여성과는 어떻게 진전이 없나?
방송 이후로 바빠서 만나지 못했어요. 제가 먼저 연락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해요. 그래도 인연이 됐으니 맥주 한 잔 하자고 연락 한번 해봐야겠어요.
김종민에게 예능이란?
제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생각해요. 노래할 때가 좋은데,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못 들어요. 하하.
언제까지 ‘1박 2일’을 하고 싶은가.
송해 선생님처럼 한 프로그램을 오래 하고 싶어요. 할 수 있을 때까지 있는 한 계속 프로그램에 남아 있을 거예요. 최종 목표는 버라이어티계 송해가 되는 것이고요.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세요.(미소)
끝으로 ‘1박 2일’을 사랑해주는 시청자들에게 마무리 인사해 달라.
늘 멤버들과 이야기해요. 열심히 해서 시청자들 실망하게 하지 말자고요. 앞으로도 큰 웃음 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 질책할 것들이 있으면 따끔하게 해주고, 칭찬할 게 있으면 무한한 애정 베풀어 주면 감사할 거 같아요. 2017년, 제대로 망가지겠습니다.
사진=KYT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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