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쏙] '언니들의 슬램덩크 2' 우려를 기대로 바꾼 '7인의 절실함'
[TV속쏙] '언니들의 슬램덩크 2' 우려를 기대로 바꾼 '7인의 절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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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소경화 기자] '언니들의 슬램덩크 2'가 우려 속 성공적인 첫 발을 뗐다. 10대부터 40대까지 나이도 직업도 사연도 다양했지만 7명의 언니들의 걸그룹을 향한 꿈은 누구보다 확고했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2(이하 언슬2)'는 기존 멤버 김숙, 홍진경과 새로운 멤버 강예원, 전소미, 홍진영, 한채영, 공민지가 '언니쓰' 2기로 거듭나기 위한 걸그룹 입문기를 그렸다. 새 멤버로 꾸려지는 만큼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던 터. 특히 예능 출연이 드문 한채영과 강예원은 물론 공민지는 투애니원의 해체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방송이기에 더욱 걱정이 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새 멤버들의 캐릭터와 케미는 시즌1을 능가했다. 그간 전혀 밝힌 적 없던 그들의 속내는 지금의 도전이 단순히 프로그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얼마나 진실된 꿈인지 여실히 보여줬다.

본격적인 걸그룹 준비를 위해 프로듀서 김형석과 만난 멤버들은 개별 면담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털어놨다.

홍진영은 트로트 가수 데뷔에 앞서 클럽진, 핑크스파이시, 스완까지 총 세 번이나 걸그룹으로 데뷔한 적이 있음을 밝혔다. 홍진영은 이를 언급하며 “새벽 4시에 기상해 한강 달리기 등 군대식으로 엎드려 뻗쳐도 했다. 잠도 재우지 않는데 정말 가수가 되고 싶어서 참았다. 근데 지금의 대표님이 트로트 할 생각 없냐고 하기에 도망 다녔다. 트로트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지만 걸그룹으로 끝까지 가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고백했다.

다음으로 공민지는 “그룹에서 탈퇴한 뒤 현재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투애니원은 나의 뿌리였기 때문에 해체가 마음 아프다. 같이 활동했던 언니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걸그룹에 재도전한 계기를 묻자 “혼자 활동하게 돼 허전하다. 시끌벅적한 대기실이 그립고 여기서 인생의 좋은 언니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답했다. 그룹 활동에 대한 그리움은 공민지가 '언슬2'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였다.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참여한 멤버도 있었다. 바로 강예원이 그 주인공이었다. 강예원은 한양대 성악과를 졸업했을 정도로 노래에 소질이 있었지만 영화 '해운대'를 촬영하다 성대가 결절돼 음악을 포기했다. 강예원은 “그 이후 자신감이 떨어져 노래를 싫어하게 됐다. 그러던 중 어느 방송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아는 노래가 없어 애국가를 불러야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우연히 영화 '라라랜드'를 본 뒤 '언슬2'에 합류하기로 결정, 그는 “'라라랜드' 주인공처럼 즐기면서 노래하고 음악으로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채영의 출연은 가장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그간 도도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연기 활동에만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한채영은 “그룹에 폐를 끼칠까 걱정되지만 한번 해보고 싶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걸그룹에 도전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채영은 동요 '곰 세 마리'를 열창했지만 안타까운 실력에 김형석은 당황했다. “센터가 꼭 되고 싶다”는 한채영의 말에 김형석은 “비주얼은 끝장이다. 분명 욕심이 있으니 그걸 건드리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아이오아이 활동이 끝난 전소미는 “트와이스 멤버를 선발하는 '식스틴'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춤 실력이 부족해 마지막에 떨어졌다. 그래서 춤을 열심히 연습해 '프로듀스 101'에 도전했고 거기서 1등을 해 아이오아이로 활동할 수 있었다. 하고 싶은 건 시간이 걸려도 꼭 해야 하는 성격인데 걸그룹이 다시 하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시즌1의 멤버였던 김숙과 홍진경은 맏언니다운 미친 존재감으로 시종일관 '언슬2'를 이끌었다. 김숙은 새 멤버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며 웃음을 유발하는가 하면, 홍진경은 여전한 춤과 노래 실력이지만 걸그룹 프로젝트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전했다.

이처럼 7명의 멤버들은 각각의 트라우마와 콤플렉스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시즌1과 어떤 차별점을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방송에서 보여준 '절실함'만큼은 시청자가 앞으로 쓰여질 '언슬2'의 이야기를 지켜볼 만한 이유가 되기 충분했다.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2'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사진=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2' 방송화면 캡처

소경화 기자
소경화 기자

real_1216@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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