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학교 2013’, ‘최고다 이순신’, ‘육룡이 나르샤’, ‘블러드’까지 2012년 부터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대중들에게 각인시킬 큰 한방이 없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이 배우가 범상치 않다는 건 알고 있었다. 매번 장르에 구분 없이 맡은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을 만나고 제대로 터졌다. 배우 이지훈의 이야기다.
이지훈은 극 중 어머니(황신혜 분)가 재혼하면서 호적이 바뀌고, 이에 허준재(이민호 분)의 이복 형이 되는 허치현 역을 맡았다. 허치현은 초반에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들이었지만, 허준재를 향한 아버지의 진심을 깨닫고 점차 악하게 변하는 인물이다.
최근 ‘푸른 바다의 전설’ 종영 후 인터뷰차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이지훈을 만났다. 이지훈은 오후 늦은 시간에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기색 없이 환한 미소로 등장했다. 특히 ‘푸른 바다의 전설’ 속 허치현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최고다 이순신’ 이후 오랜만의 인터뷰다. 그때와 비교해 인지도나 인기가 달라졌는데.
위치가 달라졌나요? 저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요. 그저 관심이 감사할 뿐이에요.(미소) 사실 드라마 끝나고 긴장감이 풀려서 그런지 피로하더라고요. 그래도 인기와 관심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앉아 인터뷰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푸른 바다의 전설’ 종영 소감을 전한다면.
열심히 촬영했고 대중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끝낼 수 있어 기뻐요. 특히 이번 작품으로 많은 대중이 저를 알아봐 주는 것 같아 감사하기도 하고요. 촬영하고 있을 때는 몰랐어요. 가끔 SNS를 하거나 길을 걷다 보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어 그때야 ‘이번 작품으로 인기를 얻었구나’라고 말이죠. 하하. 기분이 좋았어요. 그러면서도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푸른 바다의 전설’ 속 악역 허치현을 만난 과정은?
‘마녀보감’에서 한 제 연기가 마음에 들었던 진혁 감독님이 박지은 작가님에게 저를 추천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이후 오디션을 보러 갔더니 SBS ‘리멤버: 아들의 전쟁’ 대본을 주고 대사를 읽어보라고 하셨어요. 그때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오디션에 임했어요. 그 모습을 좋게 봐준 것인지 허치현 캐릭터를 제가 맡겨 주셨어요. 합격 소식을 듣고 정말 날아갈 것처럼 기뻤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캐릭터를 위해 특별하게 준비한 것이 있다면.
허치현의 감정변화에 맞춰 몸무게를 변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초반에는 감정 변화가 크게 없기 때문에 편안한 상태를 보여주려 오히려 몸을 많이 만들었어요. 헬스를 하면서 근육도 만들고 몸집을 키웠죠. 그 덕분에 80kg까지 나갔어요. 그러다 중반부터 허치현이 날카로워지고 악역 본능이 슬슬 나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몸무게를 감량했어요. 허치현이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저도 같이 예민해지니 살이 더 빠지더라고요.
중반 이후 분량에 비해 초반 분량이 적었다.
저도 초반에는 잘린 줄 알았어요. 하도 안 나와서요. 하하. 작가님께서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서 캐릭터의 분량이 정해진다고 하셨어요. 제가 많이 나오거나 적게 나오는 것은 스토리도 중요했지만, 대중들의 반응도 중요했다는 말이었죠. 다행히 시청자들이 허치현, 심청(전지현 분), 허준재(이민호 분)의 관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고, 덕분에 제 분량도 늘어날 수 있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 관심을 보내 준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미소)
마지막 장면이 단연 압권이다. 어떻게 준비하고 연기했나.
마지막은 지금까지 엄마(황신혜 분)에 대한 허치현의 아픔과 애증, 다양한 감정을 한 마디에 담은 장면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주스럽습니다’라고 말하는 허치현의 대사를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 만족했고요. 작가님께 새벽에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어요. 이런 드라마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이런 대사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어요.
톱스타 전지현, 이민호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소감은?
두 분 다 톱스타기 보다 편한 누나, 형 같았어요. 전지현 선배는 제가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해 주셨고, 이민호 선배도 초반에는 함께 하는 장면이 적어서 친해지지 못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친해져서 나중에는 형, 동생이 됐어요.

극 중 엄마로 나오는 황신혜와는 어땠는지.
제게는 누나였어요. 항상 ‘누나’라고 불렀어요.(미소) 선배님은 소녀 같은 면도 많았고 저와 개그코드도 잘 맞았어요.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했던 기억이에요. 늘 작품 속에 저의 아버지, 어머니로 나오는 선배들을 실제 아버지, 어머니처럼 생각하고 잘 받들고 모셔요. 이번에도 그랬고요.
이번 작품 후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감사하죠. 하지만 저는 만족하지 않아요.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운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칭찬에 너무 들뜨지 않고 늘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저 ‘이번에 조금 잘했네’라는 정도가 스스로 생각하는 최고의 칭찬이에요.
‘푸른 바다의 전설’은 이지훈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이 작품을 하는 동안 많은 감독님께서 연락을 주셨어요. ‘이 작품 어떠냐’는 말을 많이 해주셨고 소개도 해주셨어요. 저에게는 감사할 일이죠. 감독님들의 러브콜을 비롯해 연기적으로도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작품인 만큼 잊지 못할 거 같아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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