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2003년 KBS2 ‘반올림’의 '옥림'이 어느덧 28살의 어엿한 여배우가 됐다. 일찌감치 스타가 된 고아라에게 무명시절은 없었지만 성장통은 많이 아팠다. 영화 ‘페이스메이커’, ‘파파’ 등 주연에 이름을 올린 작품들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아라에게 좌절은 없었다. 끊임없는 도전 끝에 그에게 빛이 내려왔다. 바로 tvN ‘응답하라 1994’.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에서 성나정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했고, '얼굴만 예쁜'이 아닌 '연기도 잘 하는' 배우로 거듭났다.
최근 고아라는 KBS2 ‘화랑’을 통해 데뷔 후 드라마로는 첫 사극이자 사전제작 드라마로 여태까지와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비록 ‘화랑’의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고아라는 이 작품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는 시간이 됐다.
고아라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실제로 만난 고아라는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 그 자체였다. 티 없이 맑고 순순한 고아라였지만, 속에는 깊은 고민을 갖고 있었다. 데뷔 이후 14년간 함께 했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었다. 고아라는 이 모든 것이 새로운 시작임을 밝히며 현재 갖고 있는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드라마 인터뷰로는 오랜만이다. 어떤가?
이렇게 인터뷰 하니 작품이 끝났다는 것이 실감 나요. 드라마가 사전제작이라 찍은 지가 오래돼서요. 하하. 그래도 오랜만에 드라마 인터뷰를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때 추억이 조금씩 살아나는 것 같아서요.
사전제작 드라마를 처음 접해봤는데, 시스템이 잘 맞았나?
처음 사전제작 시스템을 접했기에 좋은지 나쁜지 잘 모르겠어요. 그저 즐겁게, 재미있게 촬영했던 기억만 있어요. 전 시스템과 상관없이 매 작품 최선을 다하고 똑같이 열심히 하기 때문에 이번 작품만 유달리 ‘좋다’, ‘나쁘다’라고 평가할 수 없어요.
사극을 많이 해봤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영화 ‘조선마술사’ 이후 두 번째이고 드라마로는 첫 번째 작품이다. 사극을 접해 본 소감은?
사실 ‘화랑’ 대본을 받고 스토리가 재미있었던 면도 있었지만, 사극을 많이 해보지 않았기에 캐릭터만 괜찮으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제안 받은 '아로'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고, 또래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크게 와 닿아 출연을 결정했어요. 사극은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거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자주 사극에 출연하고 싶어요.
‘화랑’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연기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는데 날씨가 무척 더워서 힘들었어요. 지난해 여름 폭염일 때 촬영을 했거든요. 현장에 있던 감독님, 스태프, 배우 모두 더위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했죠. 가끔 폭염주의 하라는 문자가 올 때마다 ‘정말 덥구나’라고 신세 한탄을 하면서 촬영했어요. 다행히 누구 하나 더위 먹지 않고 촬영을 끝낼 수 있어 다행이에요.
한복을 입었기에 더 더웠을 텐데.
정말 더웠어요. 극 중 제 신분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통풍도 안 되는, 소재도 두꺼운 옷이었어요. 그럴 때마다 속으로 ‘화랑은 벗을 수라도 있지 난 벗지도 못 해’라고 생각하거나, ‘나도 높은 신분이었으면’이라고 한탄도 했어요. 그리고선 늘 그늘진 곳을 찾아 헤맸던 거 같아요.
화랑들 사이에서 유일한 홍일점이다. 대접을 받은 부분이 있다면.
첫 촬영부터 마지막 촬영까지 모두에게 배려 받았어요. 주변에서는 “좋은 근무 환경”이라며 부러워했어요.(미소) 특히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던 박서준 오빠가 가장 많이 배려해 줬어요. 항상 제 위주로 생각해 주셨죠. 정말 감사했어요.
반대로 화랑들의 브로맨스가 강해질수록 함께 하지 못해 조금은 소외감을 느꼈을 것 같은데.
드라마가 제목부터 '화랑'이잖아요. 하하. 당연히 화랑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화랑들과 제가 함께 하는 시간이 적은 것은 당연하다 생각했어요. 다만 화랑들끼리 축구하고, 칼군무 하는 등 웃으면서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는 했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그저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고 박수를 쳐줬어요.
멀리서 응원하는 모습은 메이킹 영상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 보니 멀리서라도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보고 싶었어요. 특히 날씨가 무더운 데 가발까지 쓰고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면 가슴이 짠하기도 했고요. 제가 현장에 가 응원을 하는 걸로 조금이라도 힘이 돼주고 싶었죠. 아직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제 응원이 만족스러웠는지 모르겠네요.(미소)
극 중 박서준과 박형식 두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실제 두 남자 중 선택하라면 누구를?
저는 그저 작가님이 시키는 대로... 대본에 충실하겠다는 이야기죠. 하하. 한 명을 선택하기가 어려워요. 누구와 연결돼도 상관없고 그만한 이유가 충분할 거로 생각해요. 저는 연기하는 입장이지 의견을 내는 사람은 아니니깐요.
‘화랑’은 첫 방송부터 이광수의 강렬한 등장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극 중 오빠로 나왔는데 촬영해본 소감은?
이광수 씨 팬이라서 함께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어요. 다만 저와는 부딪치는 장면이 얼마 없어 아쉬웠죠. 어느 날 이광수 씨가 제게 ‘네가 내 동생이니?’라고 먼저 말을 건네줬어요. 순간 심쿵 했어요. 먼저 살갑게 다가와 줘서 감사했거든요. 이후 촬영 없을 때 현장도 찾아가고 잠깐이었지만 정말 행복했어요.
‘화랑’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시청률을 떠나 청춘들의 뜨거웠던 에너지와 싱그러움이 담긴 작품에 참여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좋은 기억과 추억으로 남을 거 같아요.
고아라에게 청춘이란?
지금이 제 청춘인 거 같아요. 늘 순간순간이 청춘이라는 거죠. 그렇게 본다면 저는 청춘을 잘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하하.
사진=아티스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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