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연나경 기자] “이렇게 뿌듯한 작품이 있을까 싶어요. 공치사를 늘어놓는 것 같지만 저도 너무 재미있게 봤거든요. 나중에 ‘보이스’를 본 사람들이 드라마에 관해 물었을 때 무용담을 자랑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보이스’는 그야말로 백성현에게 무용담을 만들어준 작품 그 자체였다. 장르물 명가 OCN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고 배우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빛났기 때문이다. 특히 김재욱과 함께 OCN 통틀어 최고 시청률의 주인공이 된 백성현은 드라마의 최고 수혜자로 거듭났다.
백성현은 OCN ‘보이스’에서 무진혁(장혁 분)을 친형처럼 믿고 따르는 무진혁의 경찰청 후배이자 112 신고센터 골든타임 팀원인 심대식 역을 맡았다. 백성현은 장혁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다가도 어떤 계기로 심대식이 악역 모태구(김재욱 분)와 공범이 됐는지 논리적으로 풀어냈다.
최근 제니스뉴스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백성현을 만났다.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만큼 백성현의 주변에서도 ‘보이스’의 인기는 뜨거웠다. 현장에서 있었던 많은 이야기를 아낌없이 풀어놓은 백성현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드라마 끝나고도 바쁘게 지냈다고 들었다.
영화 ‘아버지의 전쟁’과 ‘보이스’를 함께 찍어서 ‘보이스’ 마지막 촬영 끝나자마자 횡성으로 넘어가서 촬영했고 다음 날 종방연이었어요. ‘보이스’ 스페셜 방송한다고 해서 은서 누나와 진행도 했고 다시 영화 촬영도 하고 오늘이 밝았네요. ‘드라마가 정말 끝났구나!’ 싶어서 아쉬웠어요.
Q. 드라마가 잘 돼서 기분이 좋았겠다.
캐스팅이 정말 잘 됐어요. 마진원 작가님은 그야말로 ‘무진혁’ 캐릭터 쓰실 때 혁이 형님 놓고 쓰셨고 하나 누나와 재욱이 형님은 인생 캐릭터 만났어요. 저는 ‘무진혁’과 ‘모태구’ 사이에서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를 연기했죠.
Q. 드라마의 최고 수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방연 때 김홍성 감독님의 사인을 받았어요. 대식이 역할을 많이 살려주셨거든요. 원래 대식이는 시놉시스 상에서 한 줄 나오는 무진혁과 함께 일하는 강력팀 동생이자 첫 제보자였어요. 그런데 작가님 덕에 대식이가 반전의 키를 가진 인물이 됐고, 완장을 차고 골든타임 팀에도 들어가고 극 중에서 끝까지 살아남았어요.
Q. 모태구와 공범이었다. 주변에서 의심하지 않았는지?
많이 의심받았죠. 마피아 게임을 할 때 초반부터 “백성현은 일단 죽여놓고 시작하자”하는 것처럼요. 모두가 공범이 아니냐고 물었는데 “대한민국 형사를 지금 의심하는 거야?”라고 했어요. 같이 일하는 스태프 한 명은 출장 다녀오느라 심대식의 정체가 밝혀진 15회를 뒤늦게 봤는데 저를 죽일 듯이 노려보더라고요.

Q. 심대식이 죽을 위기였다고.
작가님께서 12, 13부쯤 제게 모태구가 그간 ‘보이스’에서 죽였던 사람 중에 가장 잔혹하게 죽을 것이라고 예고하셨어요. 그래서 화형, 수장 등 다양한 선택지를 주며 골라보라고 말씀하셨었죠.
그런데 드라마가 진행되고 보니 제가 죽는 상황과 모태구가 무진혁을 죽여야 하는 상황이 관련이 있었고 그렇게 되면 ‘보이스’가 그간 추구해오던 보이스 정신에 어긋나는 상황이었어요. 게다가 시청자분들이 대식이를 죽이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하셔서 마지막에 대식이가 죽지 않았죠.
Q. 힘들었던 장면 있었는지?
무진혁과의 할매집 신이요. 모태구와 공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장면이라 그 상황에서의 대식의 감정선에 대해 엄청 고민했어요. 김홍선 감독님과 혁이 형님이 아니었다면 아마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싶어요.
혁이 형님은 연기할 때 “나는 이렇게 할 거야, 넌 어떻게 할지 고민해”라고 하는 타입이세요. 그런데 그 장면에서 형님께서 “난 널 때려야겠다”고 이야기하셨고 저와 혁이 형님이 고민한 결과가 방송에 나갔죠. 힘들었지만 기억에 많이 남아요.
Q. 공범이었던 모태구와 함께한 신도 기억에 많이 남았을 것 같다.
그날 재욱이 형님과 합을 처음 맞춰봤는데 감독님께서 그 신에 신경을 엄청 써주셨어요. 이미 대식이가 일어났을 때 묶여 있는 상태고 피비린내가 났던 상황이라 몰입이 됐어요. 게다가 옆에 살인자 한 분 있었고요.
저는 제 대사인 “여기서 그 불쌍한 사람들 다 죽인 거냐”는 한마디가 굉장히 깊게 와 닿았어요. 모태구와 함께 나쁜 짓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대식이는 형사였던 거에요. 제 ‘보이스’ 최애 캐릭터가 대식이라서 그런진 모르겠지만요. 그때 모태구가 “그게 그렇게 궁금해?”라고 하는데 순간 울컥해서 “지옥에서 보자”는 말과 육두문자가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Q. 반전을 가진 인물이기에 뒤통수를 어떻게 칠지도 많이 고민했겠다.
스릴러는 의심의 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묘미이기에 혁이 형님과 많이 의논했어요. 그런데 시청자들이 처음부터 저를 의심했어요. 그래서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나오면 심하게 몰아가고 째려보는 장면이 아니었는데도 일부러 째려봤어요. 그렇게 ‘빨대식’이 됐죠.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워요. 15회에서 대식이가 무진혁을 상대로 뒤통수를 친 이유가 나오거든요. 주변에서도 그 장면을 보고 “대식이에게 그러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네가 무 팀장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Q. 첫 장르물 출연이었다. 매력을 많이 느꼈겠다.
같이 호흡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한 팬이 "오빠가 범인이죠?"라면서 저한테 동영상 링크 하나를 보내줬었어요. 제 목소리가 변조돼서 나오는 신에 있는 모든 목소리를 음성변조 한 영상이었는데 변조된 목소리가 제 본래 목소리로 나왔어요. 추리하는 재미가 있었던 드라마였죠.
Q. ‘보이스’, 백성현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지?
이렇게 뿌듯한 작품이 있을까 싶어요. 공치사를 늘어놓는 것 같지만 저도 너무 재미있게 봤거든요. 나중에 ‘보이스’를 본 사람들이 드라마에 관해 물었을 때 무용담을 자랑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Q. 시즌 2, 제작된다면 다시 참여할 의향 있는지?
작가님과 제작 피디님께서 우스갯소리로 시즌 2에 나와야 하니까 대식이를 살렸다고 하시더라고요. 많이 맞아서 후유증이 클 것 같지만 다시 함께 해야죠.
사진=싸이더스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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