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대학로에서 성소수자들을 소재로 한 작품은 지금까지 꾸준히 공연돼 왔다. 올해로 세 번째 관객을 만나는 연극 ‘프라이드’ 또한 그 중 한 작품이다.
하지만 ‘프라이드’는 다른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다. 그건 성소수자로 등장하는 필립, 올리버를 감싸안는 실비아라는 존재때문일 수도,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가 성소수자들뿐만 아니라 사회의 소수자들을 모두 대변하는 것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프라이드’가 초연, 재연을 거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대는 변화를 거듭했고, 이에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더 분명해졌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연극 ‘프라이드(The Pride)’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연 연출과 각색을 맡은 지이선 작가를 비롯해 배우 이명행, 배수빈, 정상윤, 성두섭, 오종혁, 정동화, 박성훈, 장율, 임강희, 김지현, 이진희, 이원, 양승리가 참석했다.
연극 ‘프라이드’는 1958년과 2017년 현재를 오가며 두 시대를 살아가는 필립, 올리버, 실비아를 통해 성소수자들로 대변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이날 김동연 연출은 세 번째 공연을 올리면서 가장 염두에 둔 점에 대해 “거의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3년 전 이 이야기를 가지고 관객을 만나려고 준비할때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로 들릴까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라며, “하지만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외로움이나 고통이 많았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개인의 아픔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역사,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배우들과 함께 더 심도있게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김동연 연출은 “시대가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지금까지 감췄던건 아니지만 원래 원작자가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도 조금은 더 드러내놓고 얘기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관객에게 소중하게 전달해보자는 심정으로 감정, 포즈, 시선 타이밍, 음향 타이밍 등 아주 작은 미세한 차이들을 만들어냈다. 전체적으로 바뀐건 없지만 관객이 느낄 때 이야기가 좀 더 사회적 메시지와 맞닿아 있구나, 내 개인의 감정이 역사와 끊어질 수 없는 부분들이 있구나를 좀 더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삼연을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이선 작가 또한 “지금 시대의 목소리들이 점점 커지고 있다. 차별과 혐오, 불의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걸 작년 겨울부터 많이 느끼고 있다. 시대가 좋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단걸 실감한다”라며, “3년 사이에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젠더, 소수자, 약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시대에 ‘프라이드’가 어떻게 관객과 만나야될까 생각했다. 역사라는 부분에 대해 강조했다. 앞으로 어떤 역사가 펼쳐진다고 해도 약자, 여성, 소수자, 아이, 가난하기 때문에 배제되거나 차별받거나 혐오받는 세상이 아니라 예외없이 평등한 세상이 오길 기다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올해로 삼연을 맞이하는 ‘프라이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015년에 이어 이번 공연에도 필립 역으로 참여하는 배수빈은 "프라이드’가 성소수자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회의 소수자들을 대변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은 은연 중에, 많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을 나 역시 차별받는 분들에 대한 연기를 하면서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멋모르고 잊혀질 수 있는 부분들을 공연을 하면서 일깨우고 각성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3년 전 초연을 올린 연극 ‘프라이드’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조금씩 힘을 더해왔다. 2017년의 ‘프라이드’는 관객에게 또 어떤 울림을 전할지 궁금해진다. 연극 ‘프라이드’는 오는 7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사진=연극열전, 제니스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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