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가수 싸이와 인연을 맺어온 지 14년, 그룹 지오디(god)와는 16년. 듣기만 해도 대단한 친분의 소유자 이주선 단장이 이제 자신만의 날개를 펼치려 한다. 싸이의 '말춤'이라는 대국민적인 유행 춤을 만들어냈으며 중국 가수와 각종 광고의 안무를 이끌어온 그가 싱글앨범 '드루와(DRUWA)'를 발매하고 가수 활동에 나섰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가수들의 무대에 올랐지만 오로지 본인만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주선 단장은 각종 음악 방송에서 무대를 꾸미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가수 데뷔 앞두고 그는 어떤 생각을 떠올렸으며 어떤 기분이 들까. 익숙하면서도 낯선 길을 걷는 이주선 단장에게 궁금한 것이 참 많았다.
◆ "준비 기간 2년, 나만의 독특한 것 보여주고파"
이주선 단장은 ‘나의 것’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안무가로서 여러 가수들에게 안무를 만들어주다 보니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아티스트나 기획사의 뜻을 따를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노래도, 랩도 잘하지 못하지만 본인만의 스타일이 담긴 독특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가수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이주선 단장은 앨범 발매 프로세스를 대략적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파고드니 난해한 것이 많다고 했다. 가수라는 직업과 가까운 자리에 위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곡 수정 단계만 1년, 가수를 준비하는 데 꼬박 2년이 걸렸다.
"주변 사람들에게 앨범 발매 소식을 미리 알리려고 했는데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고 타이밍이 잘 안맞아서 앨범이 나올 때쯤 이야기 해줬어요. 싸이는 저보고 신인가수라고 대화를 할 때마다 자꾸 '신인가수'를 강조해요. (웃음) 지오디 멤버 쭈니형(박준형)은 노래 제목을 '에구에구'라고 지으라며… 제 별명이 '에구에구'거든요. 하하. 윤계상은 '형 때문에 내 삶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며 장난을 쳤죠. 자기들에게 안무를 가르쳐주던 사람이 가수로 데뷔하고 뮤직비디오를 찍으니 재미있었나 봐요. 그래도 지오디 멤버들이 인스타그램에 응원 글도 올려줬어요."
◆ "신곡 안무 포인트는 껄렁춤"
사실 안무가로 활동하던 사람이 갑자기 가수로 데뷔를 한다고 그러면 좋지 않은 시선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는 노력했다. 앨범을 발매하기 전 그의 노래 실력은 정말 민망할 정도로 형편없었단다. 게다가 본인의 안무와 다른 가수들의 안무 작업까지 하다 보니 연습을 할 시간도 부족했다. 그래서 그는 출, 퇴근을 하는 동안 매일 차 안에서 노래와 랩 연습을 했다. 신곡 '드루와' 작업에 함께해준 가수 지마스타(G-masta)가 이주선 단장에게 특급 트레이닝(!)을 시켜준 것이다. 덕분에 그는 일렉트로닉 힙합 장르의 '드루와' 녹음에서 노래도, 랩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춤은 어떨까.
"노래 초반부에 '껄렁춤'이라고 포인트 안무가 있어요. 몸을 옆으로 삐딱하게 해서 껄렁껄렁 하듯이 한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죠. 잘 아는 사람이 제대로 살펴보면 어려운 춤이지만 대중들이 얼핏 보기에는 정말 따라 하기 쉬운 춤이에요. 안무를 짤 때 대중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사실 저는 포인트 안무를 빼고 진짜 나만의 스타일로 멋있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대중적인 것들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사람들이 제 퍼포먼스를 보고 '나도 한번 저 춤을 춰볼까'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고요."
◆ "춤은 여자친구 같은 존재"
이주선 단장은 안무를 짜기 위해 노래를 수도 없이 듣고 그와 맞는 스타일을 생각한다. 다만 안무를 먼저 생각하고 구성을 짜는 것이 아니라, 거울 앞에서 이런 저런 동작을 해보다가 좋은 것을 발견하면 그걸로 채워나가는 방식이다. 그가 지금껏 겪어온 춤 인생 20년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정말 춤을 잘 춘다고 생각하는 아이돌은 누구냐'라는 질문에 그룹 빅뱅이라고 답한 그. 그의 말에서 경계와 경쟁심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빠르게 소용돌이 치는 격변의 가요계 속에서 이주선 단장은 조용하면서도 날카롭게, 꾸준히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저에게 '춤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이 물어봐요. 전 춤과 인생을 함께 했기 때문에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에요. 여자친구 같은 존재죠. 춤만이 가지는 매력이 있어요. 수없이 춤을 추면서 좋을 때도 있지만 싫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계속 추게 돼요. 그리고 춤은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답니다. 한 가지 춤을 배운다면 평생 그것만 추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춤들도 계속해서 출 수 있다는 거에요. 선천적으로 타고 나서 원래 춤을 잘 추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저도 앞으로 싱글앨범이든 미니앨범이든 계속 가수활동을 이어가면서 계속해서 발전된 모습, 저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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